한울안칼럼 | 평화의친구들 이사장 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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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울안칼럼 | 평화의친구들 이사장 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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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05.25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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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담현 교도 (마포교당 원불교인권위원회 운영위원,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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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의친구들의 왕성한 활동을 기대해도 좋다

사단법인 평화의친구들 이사장에 취임한 지 1년이 되었다. 만족스러운 1년은 아니었다. 우선취임후 1년동안 가장 큰 걱정거리는 단 한명 뿐인 상근 실무자를 찾는 일이었다. 수개월동안 공석이기도 하였고 지난 1년간 4번이나 실무자가 바뀌었다. 평화의친구들과 같은 교단내 NGO단체의 경우 그 규모가 작아 실제적으로 상근 실무자가 몇 안된다. 이런 상황에서 실무자가 계속 바뀌니 평화의친구들이 지난 1년간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이러한 일이 평화의친구들에게만 해당 되는 것이 아니다. 교단내에는 많은 단체와 조직이 있는데 직원을 제대로 구하지 못해 애를 먹고있는 경우가 많다.


또한 새로 평화의친구들 이사장에 취임하여 평화의친구들이 할 수 있는 사업을 찾는 과정에서 사업의 중복성에 대한 지적 때문에 마음고생이 심했다. 평화의친구들은 청년들의 국내외 평화활동을 지원하고 이를 통해 교법상의 평화정신을 실천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단체이다. 이를 위해 설립초기부터 캄보디아, 네팔 등의 국제구호활동에 참여하였고, 통일운동 활동을 하였다. 이들 사업을 새로 의욕적으로 추진하려고 하니 주변에서 꼭 그 일을 평화의친구들에서 해야 하는지 의문을 제기하였다. 국제구호활동의 경우 세계봉공재단 산하에 유사한 역할을 하는 단체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통일운동의 경우 역시 최근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 때문인지 여러 단체 및 기관별로 각자 나름대로의 통일에 관한 활동을 하고 있다.


위 두 가지 문제점은 교단내 조직개편을 통해 사업을 일원화하고 조직을 통폐합하여 각 조직의 역량을 강화하여 해결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규모가 크면 직원 급여도 많이 줄 수 있고 여러명의 직원을 고용하여 직원간 업무분담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단일 사업규모를 크게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이의 전제는 기존의 각 조직이 하던 활동을 새로운 조직이 모두 담당할 수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1+1=2 또는 3 그 이상 되는 결과를 기대하는 것이다.


하지만 실제 그렇게 될까. 외형적으로 규모가 커졌기 때문에 단일 사업의 규모 자체는 커질 수 있지만 커진 규모로 인하여 실무진이 늘기보다는 조직관리를 위한 별도의 인원이 늘어나고 계층적 의사결정구조로 인하여 의사결정이 더디게 이루어지고 형평성에 대한 시비 때문에 어떤 하나의 활동이나 지역에 집중하기 어려울 것이다. 새로운 시도나 아이디어를 시도하기도 쉽지 않을 것이다. 간단히 말해 관료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세계적인 기업 구글(google)의 경우 어떤 아이디어나 아이템이 있으면 이를 전체 직원이 볼 수 있도록 게시한 후 참여하고 싶은 직원이 여기에 참여하는 형태로 업무가 진행되며 회사는 이의 가능성과 성과를 보면서 지원을 한다고 한다. 교단도 교단이 직접 a부터 z까지 모든 사업을 기존의 틀로 업무를 분할한 뒤 이를 통제하려고 하기 보다는 각 개별단위들이 자발적으로 열심히 활동할 수 있는 환경 자체를 조성해주었으면 한다.


우후죽순처럼 보이는 조직들을 비효율적이나 낭비라고 보지 말고 왕성한 활동으로 보았으면 한다. 그리고 그 개별 조직들이 큰 아름드리나무로 성장할 수 있도록 토양을 조성해주었으면 한다. 그런 면에서 교단에서는 교단내의 소규모 조직이나 단체들이 하고 있는 활동내용 그 자체를 지원하기보다는 소규모 조직으로서 겪고 있는 어려움이 무엇인지 파악하여 이 부분을 교단 차원에서 지원해 줄 수 있는 방법이 무언인지 고민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끝으로 지난 1년간 평화의친구들이 어려움을 겪는 과정에도 많은 격려와 지원을 해주신 교도님들에게 감사드리며 앞으로는 평화의친구들의 왕성한 활동을 기대해도 좋다는 약속을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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