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울안칼럼 | 8.15해방 ‘해방기념일’과 역사 바로 세우기
상태바
한울안칼럼 | 8.15해방 ‘해방기념일’과 역사 바로 세우기
  • 관리자
  • 승인 2018.08.16 16:0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여진세 교도 (유성교당, 하늘교육 대표)

여진세 교도.jpg

정상적인 사회로 작동하려면 역사바로잡기부터 시작해야 한다

우선 광복절(光復節)의 명칭을 '해방기념일'로 바꾸길 제안하고 싶다. 광복절은 일본이나 중국의 한자표현 방식이다. 일본제국주의의 지배로부터 해방된 날을 기념하며 후대에 길이길이 기억되게 하자는 날이다. 원래 독립기념일로 제정했던 것을 '국권을 회복한 날'의 의미조차 일본식 표현인 광복절로 바꾸었다. 또한 해방을 맞은 지 꼭 3년 후인 1948년 8월 15일, 남쪽에서 단독정부수립을 반대하는 4.3항쟁 속에서도 5.10총선거를 거쳐 정부를 수립한 날이다. 북쪽도 9월 9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수립함으로써 남북이 분단국가로 되었다.


그런데 왜 매년 8.15 해방기념일을 맞을 때면 저마다 억누르고 있던 분노가 터져 나올까? 해방이 되었어도 정상적인 독립국가로 되지 못한 데다 동강난 조국이 거짓과 비열함으로 가득 찬 친일부역자들의 천국이 되었다. 세계 어느 나라에서든 국권회복을 위한 저항운동이나 정신적 지주 역할을 했던 이들이 독립국가의 새로운 지도자가 되었는데 우리는 반역자들이 사회지도층으로 자리를 잡았다. 국가의 정통성, 사회통합과 운영원리, 지도층의 모범, 구성원의 철학과 도덕성 등이 결여되어 있는데 나라가 정상적으로 운영될 리가 만무하다. 반역의 역사에 대한 은폐와 왜곡, 지도층의 부정부패 행위를 덮으려는 폭압정치는 당연히 뒤따르게 된다.


성난 촛불민심과 집회에 대하여 계엄령 발포 등의 내란을 준비한 기무사의 행태를 보자. 이승만 정권 아래 군의 특수조사과에서 시작하여 특무대, 방첩대, 보안대, 기무사로 명칭을 바꾸어 왔다. 4.3항쟁, 여수ㆍ순천사건, 한국전쟁 등에서 공산주의자로 몰아 25,000여 명을 살해ㆍ검거한 공로자로 대전현충원에 안장되어 있는 친일헌병대 출신 김창룡 특무대장, 12.12쿠데타와 5.18광주학살극을 벌인 보안사령관 전두환, 노태우 등이 그 수괴다. 군대 내의 보안, 정보, 수사, 방첩 등의 역할 외에는 민간부문과 정치에 개입하지 못하게 되어 있다.


그러나 독재시대 민간인 사찰, 간첩조작, 정치공작의 산실이었고 서빙고 대공분실과 광역별로 두고 있는 'OO기업사'는 고문이 자행되는 허가받은 공포지대였다. 반역의 무리가 공산주의자들을 처단한다는 미명 아래 민족지사와 통일 및 민주화를 지향하는 선량한 국민들을 마구잡이로 살상하는 일을 저질렀다. 이 시대에 기무사의 국민과 대통령은 누구일까? 기무사령부는 아직도 그 대장들의 사진을 걸어 놓고 언제든지 반역사적 쿠데타를 감행할 수 있다는 태세였다.


우리는 국권회복 후 지배국에 협조한 매국노들을 프랑스, 중국, 베트남, 미얀마, 북쪽(조선) 등의 사례처럼 극형에 다스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정치인과 관료, 법ㆍ검ㆍ군ㆍ경 수뇌부, 교육계 고위인사, 언론인 및 문화예술인, 수탈과 이권에 개입한 경제인들이 그 대상이다. 그러나 이승만이 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 활동마저도 무산시켜 친일행위자 처벌은 끝나게 되었다. 오히려 그들이 미군정에 협조하며 사회 모든 영역에서 다시 기용되어 입지를 굳혔다. 매국노 집단이 친미적 대열에 합류하면 모두 면죄부를 받았다. 그들이 자주적 독립국가를 건설하자는 민족주의계열을 공산주의자로 몰면서 미국의 분단정책을 유지하는데 앞장서온 세력이 된 것이다. 너무나 늦었지만, 참다운 애국자와 정의로운 행위가 올바르게 평가되고 실행되는 정상적인 사회로 작동하려면 역사바로잡기부터 시작해야 한다. 그래야 나라가 바로 선다!


역사의 은폐와 왜곡을 바로잡지 못한 고통이 더 이상 후대에 이어져선 안 된다. 친일반역집단의 정당화 논리가 이제 우리 사회에서 횡행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역사를 바로세울 때 민족정기가 살아나고 정의로운 사회 건설도 가능하다. 특별히 이번 8.15 해방기념일을 맞이하면서는 역사청산이 나라의 정상화만이 아니라 통일을 조속히 이루기 위해서도 으뜸가는 과제임을 각성하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 또한 온 민족이 함께 해방기념일을 경축하며 “8.15에 통일조국을 이루어 민족의 평화ㆍ번영시대가 열리는 날로 만들자!”고 다짐하기를 기대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