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울안칼럼 | 교정원 개성(開城) 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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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울안칼럼 | 교정원 개성(開城) 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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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09.28 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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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담현 교도 (마포교당, 원불교인권위원회 운영위원,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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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대종사님의 말씀을 접하여 우리를 찾아올 것

남과 북이 평양에서 만났다. 이미 지난번 판문점 정상회담에서 확인된 것처럼 이제 남과 북의 새로운 시대가 열리고 있다. 앞으로 종전선언, 평화체제의 확립까지 쉽지 않은 장애가 남아있지만 한반도에서 냉전이 종식되고 새로운 시대가 열릴 것은 분명해 보인다. 이와 같은 분위기를 반영해 문산, 철원일대의 부동산 가격은 지난번 정상회담을 기점으로 꽤 많이 올랐다고 한다.


새로운 시대는 어떤 시대가 될까. 남북한 교류가 활성화되면 될수록 우리는 새로운 현실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남한은 인구절벽, 생산가능인구의 감소, 지방공동화 등의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지만 만일 남북한 협력이 활발해지고 교류가 활발해진다면 이는 더 이상 문제가 되지 못할 것이다. 북한을 배제한 지금의 통계자료나 수치는 모두 무의미해지고 새롭게 해야할 것이다.


대신 또 다른 문제에 봉착할 것이다. 간단히 서로 다른 체제에서 50년 이상 살아온 사람들이 서로를 이해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다. 실제 많은 탈북자들이 언어소통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지만 남한사회에서 적응하는데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교류가 활발해지고 서로체제를 맞추어 가면 갈수록 그 갈등은 심해질 것이다. 예를 들어 대학입시만해도 남과 북이 너무나도 다르다. 탈북청소년들의 경우 북한에서 아무리 공부를 잘했었다고 해도 북한은 영어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에 탈북청소년들이 남한 청소년들과의 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북한식으로 입시 제도를 개편한다는 것은 남한 입장에서는 상상하기 어렵다.


이러한 남·북한간의 갈등을 해결하고 화합할 수 있는 역할을 해야하는 것이 종교라고 생각한다. 특히 우리 원불교는 이러한 갈등의 해결에 많은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서로 차이를 찾기 보다는 그 공통점을 찾아 협력을 모색하는 삼동윤리로 대동화합할 것을 주창하신 정산종사님의 말씀을 실천강조해온 것이 우리 원불교이기 때문이다.


지난주 새로운 수위단원들이 선정되었고 새로운 종법사가 탄생하였다. 교단에서도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고 그 방향도 이전과는 다를 것이다. 새로운 종법사의 체제하에서도 당연히 이러한 남·북한교류에 맞춘 교화, 교정의 방향이 이루어질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변화에 대하여 보다 큰 전략과 대응이 이루어졌으면 한다. 남·북한관계 개선에 맞추어 교단의 방향을 정하기보다는 교단이 먼저 화합과 그 이후의 협력을 이끄는 모습을 보여주었으면 한다.


예를 들어 한창 논의되었던 교정원 서울이전의 문제를 더 큰 틀에서 개성이전계획으로 수립하고 이의 추진단을 구성해 남북한 관계개선 및 통일시대에 앞서 나가는 모습을 보여주었으면 한다. 현재 남한사회에서 교화는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교단에서는 이런 저런 노력들을 많이
한다. 하지만 남한의 현실을 볼 때 그 성과가 크지 않을 것이다.


남북한의 교류에 보다 앞서 나가고 갈등의 치유에 앞장선다면 이러한 성과가 남과 북의 모든 주민들에게 알려지게 될 것이고 이들이 모두 대종사님의 말씀을 접하여 우리를 찾아올 것이다. 한반도에서 냉전을 넘어서 남과 북의 갈등을 치유하고 낙원세계를 건설하기 위해 우리 원불교가 나서야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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