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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애 처음 만나는 명상(29) ㅣ 박대성 교무(본지 편집장, 길용선원 지도교무)

좌선 공부를 위한 당부 | 2. 인내심을가져라. (執忍勇)

by 관리자 posted Mar 14,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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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대성편집장.jpg

 

  앞선 글에 언급한 대로 공부는 머리로 하는 것이 아니라. 엉덩이로 하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이것저것 따지지 말고 일단 5분이라도 방석에 앉는 것으로 바로 본격적인 선공부가 시작되는 것입니다. 수행을 하는 사람이 지속적이고 끈질긴 정진심을 놓치게 된다면 성품을 깨닫을 기약은 점점 멀어지게 됩니다.


  학창시절 한창 좌선에 재미가 나서 방학 때도 시간가는 줄 모르고 정진을 하는데 한 나절이 지나니까 가부좌를 틀은 다리가 어찌나 아픈지 끊어져 나가는 것만 같았습니다. 참을 만큼 참다가 나중에는 온 몸이 떨려 어금니가 딱딱 부딪힐 정도로 아팠습니다.


  나중에는 ‘이러다가 다리가 못쓰게 되면 어떡하지?’라는 생각이 덜컥 들었습니다. 단순한 걱정이 아니라 공포에 가까운 감정이 올라왔습니다. 일종의 마구니 시험이 시작된 것입니다. 사실 공부가 익어 가면 몇 가지 경계가 나타나는데 그중 하나가 극단적인 ‘공포’ 입니다. 에고(ego, 我相)의 입장에서는 자아(自我)가 깨달음을 얻게 된다면 그것만큼 충격적인 사건은 없을 것입니다.


  부처님께서 6년 수행을 하시다가 양극단에 도가 있지 않다는 사실을 발견하시고 극단적인 고행(苦行) 대신에 중도(中道)의 선정에 들게 되었습니다. 이때 천상에 자리 잡은 마왕 파순(波旬, 마라 파피야스(Marapariyas), 우리가 흔히 말하는 마구니의 어원입니다.)의 궁전이 박살나기 일보직전이 되었다고 불전(佛典)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이것은 자성이 밝아지면 저절로 에고가 무너진다는 심리학적 사실에 대한 비유로 읽을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공포가 몰려와서 지도교무님께 상의를 드리게 됐습니다. 그랬더니 웃으시며 “역대 도인들 중에 좌선하다가 다리 불구된 사람 없는데 네가 처음이 된다면 얼마나 영광스러운 일이냐”라고 하시는 것입니다. 그래서 무서운 마음도 내려놓고 다시 편안하게 자리에 앉아 삼매에 들었더니 나중에는 다리도 포기했는지 거짓말처럼 아픔이 사라진 경험을 했습니다. 물론 항상 그런 방식으로 아픔을 이겨낼 필요는 없겠지만 흔들리는 몸과 마음을 붙들기 위해서는 극기(克己)의 정진심이 반드시 요구됩니다.


  대산 종사님께서도 “인내에서 해탈이 이루어진다. 각자의 신앙과 수행에 있어 자기 실천은 얼마만큼 인내력이 있는가 살펴보라.(대산종법사 법문집 3집, 제3편 수행, 105. 대해탈(大解脫))”고 당부하셨습니다. 인내(忍耐)는 한 번에 되지 않습니다. 서둘러서는 성취하지 못합니다. 급하다고 실을 바늘허리에 매어 쓸 수 없습니다. 바늘귀를 바라보며 숨을 가다듬고 정신을 집중해 실을 꿰는 그 순간은 바로 여유에서 시작됩니다.


  선을 시작하던 초심자 시절에 저 역시 누구보다 성질이 급한 사람이고 속히 완성되기를 바라는 낮도깨비 같은 면이 있어 빨리 도를 이루고 싶어 몸살을 내던 시절이 셀 수 없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공부의 성취는 엉뚱하게도 밀어붙일 때가 아니라 침을 한번 꿀꺽 삼키고 한 경계를 넘겨냈을 때 나타났습니다.


  이제 좌선공부를 시작하는 분들은 겨우 씨앗 하나를 심었을 뿐입니다. ‘언제 이것이 자라 아름드리나무가 될꼬?’하는 걱정은 차분히 내려놓으시고 그 그늘 아래 편안하게 삼매에 잠길 시간을 상상해 보십시오. 그 사이에 싹이 트고 뿌리가 자리 잡게 될 것입니다. 공부의 결과는 법신불께 맡기시고 여러분은 그저 한 걸음 한 걸음 인내의 발걸음을 쉬지 않고 걸어나가시길 당부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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