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 1090호
2018.07.08

지난 호 보기

구독하기

석존성탄절 기념 특별기고 | 미래의 불교, 여러 전통에서 찾다 ③

by 관리자 posted Jun 18, 2018
Extra Form
부제목 박영빈 선생(티벳불교 수행자, 현대불교신문 객원기자)

지상특강(미래의불교).jpg

 

# 자신에게 실천하는 것이 사회적인 실천


  주변에서 공부를 하신다는 분들을 보면 이곳에서 이 것 조금, 저곳에서 저 것 조금씩 배우듯이 배우는 것을 볼 수 있다. 혹은 지나치게 한 텍스트만을 파는 경우도 있다. 전자의 경우 이도 저도 아니게 성취된다. 아는 것은 많으나 깊이가 없어진다. 그러니 다른 사상이나 종교에서 논리적으로 들어오게 되면 쉽게 꺾여버린다. 후자의 경우엔 지나치게 독단적인 판단을 하게 된다. 양자 모두 식자우환이 아닐 수 없다.


  불교의 핵심은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가르친 세 가지(사성제, 팔정도, 연기법)에 있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물론 이들 세부적인 해석과 실천, 이해에 대하여서 경도 팔만사천이고 논도 팔만사천이다. 이 세가지에 대한 명확한 이해가 없고서는 교학의 뿌리가 흔들린다. 그리고 불교 특유의 무아(無我)관에 대한 인식을 갖춘다면 적어도 불자로서 갖추어야할 기본 근간을 지닌 것이다. 사성제와 팔정도에 대해서는 상좌부에서 세밀하게 다루고 있다. 연기와 무아에 대한 해석은 대승 아비달마에서 철저하게 분석한다. 이렇듯 양 전통의 교학체계에서 우리는 서로 배우고, 선택할 수 있는 것이다.


  사회적 실천에 있어서 우리는 너무 광범위하게 생각한다. 흔히 사회복지나 노동, 이웃에 대한 실천을 사회적 실천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그러나 사회적 실천은 멀리 있지 않다. 바로 자기 자신에게 실천하고 행동하는 것이 사회적 실천이 되는 것이다.


  흔히 하루에 한 끼 식사를, 식후 커피 한잔의 가격 등의 이야기로 어필하는 여러 공익광고들을 볼 수 있다. 일상 속에서 행동 하나를 바꾸는 것으로 사회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한다. 여기서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연기법의 한 순환을 볼 수 있다. 불교의 가르침을 따르고, 연기에 틀림이 없는 것을 믿는다면 곧 우리 자신에게 실천하는 것이 사회적인 실천으로 이어 지는 것이다.

 

지상특강(미래의불교).jpg

 

  이렇게 다른 불교 전통들에 대해 존중하고 상호간에서 배우는 것을 익혔다면, 이제는 다른 타 종교전통에 대해서도 눈을 돌려야한다. 필자가 종교나 교파, 상좌부와 대승이라는 말 대신 전통이라는 말을 제목에 둔 큰 이유 중에 하나가 이것이다.


  간혹 타종교에 있어서는 일말의 대화의 가치조차 없다고 폄하하는 분들이 종종 보인다. 그러나 영성의 측면에서, 수행자의 자세에서 과연 그러한가? 그리스도교로 대표되는 타종교의 영성을 살펴보았을 때, 필자가 가장 존경하는 인물은 성 베네딕토 압바스와 성 프란치스코이다. 이 두 성인의 행보는 불교의 옛 스승들이 행했던 행보와 다를 바 없는 고귀한 행위이다. 성 베네딕토는 말했다 “기도하고 일하라(Ora et labora)”지금도 이 금언은 베네딕토 수도회의 핵심으로 모든 베네딕토회의 수도자들은 적어도 한 가지 노동을 하게 되어있다. 어디선가 “하루 일하지 않으면, 하루 먹지 말라”하신 선사의 말씀이 떠오르지 않는가?


  성 프란치스코는 세상의 모든 것에 대한 아름다움을 찬미했다. 물과 불과 같은 무정물마저도 “나의 형제여! 나의 자매여!”라고 사랑했다. 가진 것 없이 오직 자신의 영성을 따라 보인 행동은 이윽고 ‘스러져 가는 교회를 부축해 세우는’ 역할을 하게 되었다. 부처님께서도 말씀하시지 않으셨던가. “나면서부터 고귀한 이는 없다, 오직 고귀한 행만이 있을 뿐이다”라고.


  또한 옛 인도의 박티요가(Bhakti yoga)는 신(神)에 대한 사랑을 노래했다. 지극한 믿음을 통한 영성은 우직하지만 아름다운 꽃을 피워냈다. 비슷하게도 일본의 정토신앙에서도 묘코닌(妙好人: 재가자로 삼독심을 항복받은 자, 거진출진)이라는 불교의 박티요가를 실천하는 이들이 생겨났다.


  이렇듯 타종교에서도 불교가 가진 신앙, 혹은 수행체계와 비슷한 일면을 찾아 볼 수 있다. 그러나 그 무게중심이 다르다는 점에서 하나로 융합되지는 않는다. 그렇기에 우리는 여기서 대화가 가능한 것이고, 새로운 것을 배울 수 있다.


(다음호에 계속)


  1. [1090호]  한울안 오피니언 | 정전협정을 평화조약으로 평화, 새로운 시작

    평화는 시민들의 참여 민주주의 힘이 필요 2018년 한반도는 많은 변화와 격동의 시기였다. 평창 올림픽을 계기로 남과 북이 다시 손을 마주잡고 한반도 평화의 길을 걸어갔다. 남북 정상회담의 4.27 판문점 선언에 ...
    Date2018.07.05 Views6
    Read More
  2. [1090호]  감각감상┃합창의 즐거움! 도락(道樂)을 맛보다

    이번 합창제의 주제가 ‘합창의 즐거움! 도락(道樂)을 맛보다’였습니다. 도(道)와 낙(樂)을 즐기는 합창이 되게 하고 원불교 경남교구 출·재가 교도가 함께하는 축제가 되게 하자는 기획 방향에 ...
    Date2018.07.05 Views4
    Read More
  3. [1090호]  한울안칼럼 | 북한에 부는 시장경제 바람과 원불교

    일원의 진리가 북한 전역에 크게 뻗어나가기를 얼마 전 분당교당 교도훈련을 삼동원에서 했다. 삼동원에서 잠시 보여 주던 동영상은 두 편이었는데, 2018 남북정상회담 때 판문점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
    Date2018.07.05 Views8
    Read More
  4. [1088호]  한울안칼럼 | 교무 박청수

    아직도 남성과 여성은 동등하지 않다는 사회적 인식 지난 6월 10일 익산 원광대학교에서 박청수 교무님의 이야기를 그린 다큐영화를 보았다. 교무님이 우리나라를 넘어 히말라야, 캄보디아에 교법정신을 실천한 이야...
    Date2018.06.23 Views7
    Read More
  5. [1087호]  한울안 오피니언 | 국회의원의 보수

    국회의원의 보수는 얼마가 적당할까요? 몇 달 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국회의원에게 최저임금으로 계산한 시간당 7,530원을 지급해야 한다는 국민청원이 올라왔는데, 한 달 사이에 무려 27만여 명이 동참하였...
    Date2018.06.22 Views3
    Read More
  6. [1087호]  요즘 청년 | 어찌아니다행인가!

    ‘나 정도면 뭐 크게 속 안 썩이고 열심히 사는 나쁘지 않은 딸’이라는 것은 나만의 큰 착각이었다. 지난 달 마지막 밤, 상시일기 결산을 냈다. 나의 유무념 중 ‘가족에게 매일 전화하기’가 ...
    Date2018.06.22 Views7
    Read More
  7. [1087호]  석존성탄절 기념 특별기고 | 미래의 불교, 여러 전통에서 찾다 ④

    # 원불교의 개혁적이고 새로운 관점 이러한 수행적인 면뿐만 아니라 교학(敎學)의 수학에 있어서도 참조할 점이 많다. 대표적으로 가톨릭의 경우 세례를 받기 전에 의무적으로 일정기간 교리교육을 받게 한다. 뿐만 ...
    Date2018.06.22 Views2
    Read More
  8. [1087호]  한울안칼럼 | 6.12 북미회담과 우리민족의 대변화

    인류의 평화를 위한 위대한 진보 어떤 사회집단의 역사에도 흥망성쇠의 인과법칙이 작용한다. 우리민족과 나라가 통일·번영을 이루기 위한 큰 기회를 맞이했다. 분단의 원인은 자타(自他)의 부정적 요인에 의...
    Date2018.06.21 Views5
    Read More
  9. [1086호]  석존성탄절 기념 특별기고 | 미래의 불교, 여러 전통에서 찾다 ③

    # 자신에게 실천하는 것이 사회적인 실천 주변에서 공부를 하신다는 분들을 보면 이곳에서 이 것 조금, 저곳에서 저 것 조금씩 배우듯이 배우는 것을 볼 수 있다. 혹은 지나치게 한 텍스트만을 파는 경우도 있다. 전...
    Date2018.06.18 Views6
    Read More
  10. [1086호]  한울안 오피니언 | 내가 생각하는 통일의 이유 3가지②

    # to. 내 친구 윤선에게 2. 탈(脫) 분단이 절실한 이유 -2 분단이라는것은, ‘아군vs 적군’, ‘도 아니면 모’, ‘흑과 백’같은 이분법적인 사고방식을 끊임없이 재생산 해내는데, ...
    Date2018.06.18 Views7
    Read More
  11. [1086호]  한울안칼럼 | 행복의 파랑새는 어디에 있는가?

    지속 가능한 행복을 추구하자 우리 인간은 모두 행복하기를 원하고 행복을 추구하는 삶을 살려고 하지만 주변에 행복하다고 느끼는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은 것 같다. 행복이란 무엇일까? 행복은 지극히 주관적인 것...
    Date2018.06.16 Views9
    Read More
  12. [1085호]  한울안 오피니언 | 내가 생각하는 통일의 이유 3가지①

    이분법적인 세상에서 벗어나서 다양성을 상상할 수 있는 세상 # to. 내 친구 윤선에게 한민족이기 때문에 통일을 해야 한다. 경제적으로 발전할 수 있기 때문에 통일을 해야 한다. 등등 사람들은 저마다 통일을 해야...
    Date2018.06.05 Views15
    Read More
  13. [1085호]  요즘 청년 | 치아 교정을 통해 본 마음공부

    3주 전 치과에 방문했다. 6개월 마다 실시하는 정기 검진으로 교정에 이상이 없는지 봐주신다. 약 2년 전 교정 장치를 제거하고 유지기(고정 유지 철사)를 잘 때 착용한다. 하지만 뺐다 꼈다 할 수 있는 유지기가 조...
    Date2018.06.05 Views12
    Read More
  14. [1085호]  석존성탄절 기념 특별기고 | 미래의 불교, 여러 전통에서 찾다 ②

    # 가장 중요한 것은 지계(持戒) ‘불교라는 가르침이 옳다. 이 외의 가르침이 없다’라고 생각하는 것은 신앙인으로서는 극히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이러한 생각이 강해서 타 전통과 종교에 까지 부정하...
    Date2018.06.05 Views6
    Read More
  15. [1085호]  한울안칼럼 | 화담和談, 평화 숲이 되다

    그 끊어짐과 아름다운 이음 이따금 파주에 있는 추모 공원을 다녀온다. 매해 돌아오는 기일에 얽매이지 않고 가고 싶을 때 간다. 그리움이라는 것이 정해진 날에만 찾아오는 것은 아니지 않는가. 도심에서 흔히 느끼...
    Date2018.06.02 Views20
    Read More
  16. [1084호]  한울안 오피니언 | 네팔에서 꽃피는 삼동의 향기

    사회복지법인 삼동회·삼동인터내셔널 이사장 정덕균 교무는 네팔행 비행기에 오르면서 네팔 현지에서 근무하는 전무출신들을 위해 손수 만든 반찬과 발로 뛰어 다니며 후원받은 옷가지들로 짐을 꾸린다. 이번...
    Date2018.05.26 Views44
    Read More
  17. [1084호]  석존성탄절 기념 특별기고 | 미래의 불교, 여러 전통에서 찾다 ①

    # 불교가 종교로서의 기능을 하고 있는가?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정각을 이루시고 불교가 세상에 탄생한지 2600여년이 다되어 간다. 그간의 불교의 역사는 수많은 철학적 사유와 수행적 경험이 쌓여 다양한 모습으로 ...
    Date2018.05.26 Views15
    Read More
  18. [1084호]  한울안칼럼 | 평화의친구들 이사장 1년

    평화의친구들의 왕성한 활동을 기대해도 좋다 사단법인 평화의친구들 이사장에 취임한 지 1년이 되었다. 만족스러운 1년은 아니었다. 우선취임후 1년동안 가장 큰 걱정거리는 단 한명 뿐인 상근 실무자를 찾는 일이...
    Date2018.05.24 Views17
    Read More
  19. [1083호]  한울안칼럼 | 북미정상회담과 한반도의 평화체제

    한반도에는 평화번영의 시대, 환희에 찬 통일시대가 활짝 열리게 된다 몇 주 안에 북미 정상이 세기적 담판을 벌인다.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전쟁불사론으로 세계를 들썩이던 두 정상이다. 회담을 앞두고 트럼프 대...
    Date2018.05.19 Views20
    Read More
  20. [1082호]  특별기고 | 새 역사 쓴 두 지도자의 창조성

    분단체제를 통일체제로 전환시키기 위해서는 지도자들의 결단과 창조성이 반드시 필요 “정말 마음에 설렘이 그치지 않고요. 이렇게 역사적인 장소에서 만나니까, 또 대통령께서 이런 분계선까지 나와서 맞이해...
    Date2018.05.03 Views38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169 Next
/ 169

로그인

회원가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