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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애 처음 만나는 명상(36) ㅣ 박대성 교무(본지 편집장, 길용선원 지도교무)

명상의 STAR 공식(2)

by 관리자 posted Jul 05,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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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대성 편집장.jpg

 

  두 번째의 ‘T’는 ‘전환(transformation)’입니다. 수행은 분별을 멈추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변화가 시작됩니다. 좌선이나 명상을 하는 순간, 부담으로 다가왔던 폭포수와 같은 생각의 물결을 하나하나 있는 그대로 바라볼 수 있게 됩니다. 달리 표현하자면 태도의‘변화’라고 말할 수도 있습니다. 분별과 주착이 멈추게 되면 이제껏 명상 도중, 마음의 장(場)에서 벌어졌던 온갖 번잡하고 혼란한 현상들이 수행을 돕는 도반으로 전환됩니다.


  그래서 옛말에‘악장제거무비초(惡將除去無非草) 호시간래총시화(好視看來摠是花)’라고 했습니다. 밉게 보아 뿌리 뽑으려 하면 잡초 아닌 것이 없고 보기 좋아 돌아보면 꽃 아님이 없다는 말이죠. 하나 더 보태서 옛 사람의 말을 인용한다면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게 되면 보이나니, 그때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않으리라”라는 말씀입니다. 이 말은 조선 정조 때의 문장가 유한준이 남긴 명언입니다. 유홍준 교수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의 1권에 소개된 구절로 제가 20여년을 넘게 좋아하는 문장입니다.


  원문은 “지즉위진애 애즉위진간 간즉축지이비도축야(知則爲眞愛愛則爲眞看看則畜之而非徒畜也)”로 의미는 “알면 곧 참으로 사랑하게 되고, 사랑하면 참으로 보게 되고, 볼 줄 알게 되면 모으게 되니 그것은 한갓 쌓는 것이 아니다”입니다. 미술적 안목에 대한 글로 주로 소개가 되지만 저는 이를“분별을 멈추게 되면 오욕칠정을 간직한 자신의 마음마저도 있는 그대로 사랑하게 되는 엄청난 변형(transformation)이 일어나고, 그렇게 되면 저절로 참나(無我)가 드러나게 된다”고 수행적 측면으로 풀어보게 됩니다. 이처럼 판단을 멈추면 명상과 일상생활에서의 마음의 상태가 180도 전환됩니다. 이쯤 되면 진정한 수행의 큰 길에 들어섰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 다음의 ‘A’는 ‘수용(Acceptance)’하는 것입니다. 명상을 하려고 앉는 순간 천 가지 만 잎사귀로 생각이 뻗어나가기 시작합니다. 이것을 제어하겠다고 나서는 순간 어긋나고 맙니다. 수행을 지도하다 보면 많은 초심자가 좌선을 하려고 앉으면 생각이 폭포처럼 쏟아지는 현상을 느낀다고 하소연 하는데 대개 이 경우는 기존의 의식이 정화(淨化)되는 단계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한 생각의 천만 변화를 그저 주시(注視)하고 받아들이는 자가 되어야합니다. 어떠한 현상이 일어나더라도 ‘나의것, 나의 생각, 나의 느낌’이라는 에고(ego, 我相)를 배제하고 철저하게 제3자의 객관적 시각으로 모든 것을 관찰하고 수용해야합니다. 그 생각(客)과 나 자신(主)을 철저하게 분리해야 합니다. 마음의 세계에서 벌어지는 모든 상황과 탈동일시(脫同一視)를 유지해야 합니다. 생각은 생각일 뿐입니다. 100% 수용하면 100% 흘러갑니다.


  여기에서 수용(受容)하라는 것은 ‘무비판적’으로 수용하라는 것입니다. 혹자는 무비판적이라는 단어에 걸려서 ‘그렇다면 아무 것이나 전부 수용하고 잡념을 끓이던, 졸음에 빠지던 마음대로 하라는 것이냐’라고 반문할 수 있습니다. 당연히 그것은 아닙니다. 졸더라도 조는 놈을 지켜보는 ‘그것’과 망상에 빠진 놈을 바라보는 ‘그것’이 또렷하게 남아 있다면 초심자의 수행으로써는 훌륭한 경지입니다.


  하나 덧붙이자면 좌선이나 명상을 하는 동안 마음의 장(場)에서 일어난 모든 현상 중에 걸러 내고 말고 할 것이 따로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면 ‘멈춤(S)’과 ‘전환(T)’이 잘 이루어진 것은 아닙니다. 이 두 가지가 순숙되면 마음에서 일어난 모든 현상은 뽑아야할 잡초가 아니라 길러야할 약초로 ‘수용(A)’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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