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고마워요, 시네마 ㅣ 조휴정(수현, 강남교당) KBS1 라디오 ‘박종훈의 경제쇼’ 연출

대한민국 축구를 열렬히 응원하며

by 관리자 posted Jul 07,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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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al!(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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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소에는 잘 읽지도 않으면서 간절한 일이 생기면 교전부터 찾게 됩니다. 이번 일만 도와주시면, 이뤄주시면 정말 착하게 살겠습니다, 스스로에게 다짐하면서 온갖 맹세를 다하게 되는데 사실, 좀 낯간지럽죠. 내가 그토록 간절히 원 할 만큼 최선을 다했는가, 자격이 있는지 자꾸 스스로에게 묻게 되고 ‘다시는’ ‘절대’ ‘영원히’이런 거창한 수식을 붙이는 것도 조심스럽습니다.


  하지만 제가 정말 순도 100% 간절한 기도를 한 적이 있는데요, 바로 2002년 월드컵 때 이탈리아 전을 보면서입니다. 1대1, 연장전까지 갔을 때, 정말 미치겠는 겁니다. ‘법신불사은이시여 제발 우리 선수들에게 용기를 주소서’, 경기 내내 교전을 가슴에 품고 초 집중 기도를 했는데도 승리가 우리에게 오지 않았을때, 저도 모르게 이런 말이 튀어나왔습니다.


  “법신불사은이시여, 이 경기를 이기게 해주시면 향후 10년간, 그 어떤 것도 원하지 않겠습니다!”아니, 내가 뭐라고, 축구와 아무 인연도 없고 잘 알지도 못하면서, 왜 그런 맹세가 터져 나왔는지 어이없지만 그때는 정말 절실했습니다. 그리고 몇 분 후, 안정환 선수의 골든골이 터졌습니다! 이건, 완전 실화입니다. 와, 그때의 소름 돋는 환희는 지금도 생생합니다.


  그리고 저는 10년이 훨씬 넘어서까지 무엇을 이뤄달라는 기도는 하지 않았습니다. 오랜만에 축구 영화 <골!>(2005년작)을 보면서 그때 생각도 나고 독일전에서 멋진 승리를 안겨준 우리 국가대표 선수들도 떠올라 마음이 뭉클했습니다.


  멕시코의 가난한 소년 산티아고는 아버지의 손을 잡고 미국으로 밀입국할 때도 축구공을 놓치지 않을만큼 축구를 사랑합니다. 불법체류자로서 힘겹게 살아가지만 축구라는 인생의 목표가 있기에 산티아고는 건강하고 밝게 자라죠. 그런 산티아고를 전직 축구에이전시인 글렌이 알아봅니다. 인생은 누구를 만나느냐에 따라 완전히 달라지죠. 산티아고가 글렌을 만나지 않았다면 산티아고는 그저 축구 잘하는 멕시코 청년으로 남았을 겁니다. 산티아고의 정신적 지주인 할머니는 평생 모은 돈으로 산 영국행 비행기표를 쥐어주며 말합니다. “꿈을 잃지 마라!”


  아… 이 단순하고 평범하고 흔한 말이 산티아고를 지켜주는 주문이 됩니다. 정말 절실한 꿈이 있다면 우리는 순간순간 넘어지고 탈선하고 비틀거려도 다시 제자리로 돌아올 힘이 생기고 앞으로 나아갈 에너지가 생깁니다. 산티아고는 결국 영국의 뉴캐슬팀 연습선수가 됩니다. 하지만, 재능이 뛰어난 사람은 늘 그만큼의 장애와 고난이 따르죠. 축구선수로써 치명적 질병인 천식을 앓고 있는 산티아고는 설상가상, 동료들의 엄청난 텃세도 견뎌내야 합니다. 그러나 산티아고에게 축구는 종교였기에, 무엇보다 선한 마음이 있었기에 이 모든 어려움을 이겨냅니다. 그리고 그토록 서고 싶었던 경기에 출전하는 산티아고! 이제는 패스도 잘하고 팀을 먼저 생각하는 선수로 성장한 산티아고에게 관중들은 열렬한 환호를 보내줍니다.


  우리나라 대표팀의 선수 한 명 한 명도 산티아고만큼의 눈물겨운 스토리가 있을 겁니다. 운이 좋아서 그 자리에 간 선수는 단 한명도 없을 테니까요. 가족들은 또 얼마나 힘들었을까요. 차라리 내가 뛰고 말지, 슬럼프와 부상, 국민의 비난을 받는 선수를 둔 가족들의 마음고생, 상상하기 힘듭니다. 영화에서 뉴캐슬 팀의 감독이 산티아고에게 말하죠. “유니폼 앞의 이름이 뒤의 이름보다 중요하다!”그만큼 국가대표의 무게는 엄중합니다. 이번 월드컵에 나섰던 우리 선수들, 정말 고생 많았습니다. 그리고 고마웠어요. 아쉬운 점도 있었지만, 어느 경기에서도 무너지지 않았으며 독일전에서 보여준 그대들의 모습은 온 국민에게 엄청난 자부심과 행복을 선물해줬습니다. 대한민국 축구, “꿈을 잃지 마세요, 우리가 있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