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 1112호
2018.12.30

지난 호 보기

구독하기
최신호 주요기사
최근 많이 본 기사
 
연재

사진으로 만나는 한국 토착 사상 기행 - 23 | 천지은 교도 (원불교출판사 편집장, 남중교당)

어쩌면 후천시대는 오는게 아니라 만들어야 하는 시대인지도 모르겠다

by 관리자 posted Oct 23, 2018
Extra Form

사상기행.jpg

 

  화창한 가을날 일부 김항의 묘소에 다녀왔다. 1898년 73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난 일부는 충남 논산시 양촌면 남산리 산 41-1에 전형적인 유학자의 무덤 양식으로 자리를 잡았다. 묘 입구에는 현재 후손이 살고 있다는 건물이 있고, 묘 아래 왼쪽에 어울리지 않는 비닐하우스 한 채가 있다. 일행이 묘소 주변을 기웃거리자 어떤 사람이 와서 비닐하우스로 안내했다. 일부의 기념관이라는 비닐하우스 안에는 너무 젊어서 어색한 일부 선생의 초상화와 컴퓨터 글씨체로 제작한 조잡한 팔괘도, 그리고 한시가 적힌 싸구려 액자가 즐비하게 걸려 있었다. 이곳이 후천개벽의 사상체계를 ‘정역(正易)’으로 완성한 성지라고 하기에는 너무 초라했고 조잡하기 짝이 없었다.


  인터넷에서 접할 수 있는 일부의 전기(傳記)는 학산 이정호 선생과 유사종교에서 전해오는 내용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이를 두고 원광대 임병학 교수는 “일부 선생의 행적에 대한 정확한 규명 없이 와전되거나 왜곡된 내용을 그대로 서술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심지어 신비적으로 묘사하고 있다는 것이다. 아직까지도 우리사회에서 정역을 인식하는 정도가 이렇다 보니 불교도 아니고 그렇다고 유교 서원도 아닌 일부의 유적은 사람들 관심 밖에 놓여 도와주는 사람도 없어보였다.

 

  나는 지난 호에 ‘후천개벽시대가 되면 지구의 자전축이 바로 서게 된다는 말이 있다’고 적었다. 그런데, 정역과 관련한 책 「일부 전기와 정역 철학(류남상, 임병학 공저)」을 살피다가 ‘정역’에는 그런 말이 없으며, 일부 선생이 그런 표현을 한 적도 없다는 이런 내용을 발견했다. 정역을 단순히 우주원리의 물리적 현상으로만 보았던 그동안의 나의 인식을 바꾸는 계기가 되었다. 철학적 의미까지 정역을 확장해 보아야 제대로 이해하게 될 텐데 나는 아직 그럴만한 실력을 갖추지 못했다. 나는 연구자나 학자가 아니라 사진을 찍는 사람에 불과하다. 어쨌든 정역에서 말하고자 하는 후천시대는 음양이 조화로운 세계라는 것인데, 그 조화가 어떻게 드러나고 있는지 살펴보면 아득하기만 하다. 후천시대는 아직 오지 않은 세상인 것이다. 어쩌면 후천시대는 오는 게 아니라 만들어야 하는 시대인지도 모르겠다.


  묘소의 안내석에 이런 글이 있는데 철학적 의미를 뒷받침하는내용으로보였다.“ (중략) 양은 떠받들고 음은 억누르는 억음존양(抑陰尊陽)의 피라미드 구조의 사회상에서 앞으로는 모든 사람이 조화를 이루는 원형구조의 사회상을 주장하며 기존 중국의 주역과는 패러다임이 다른 조양율음(調陽律陰)의 사상으로 호호무량(好好无量)의 이상향을 제시했다.(하략)”


  일부 김항의 ‘정역’사상에 대해서 함부로 말하기란 매우 조심스럽다. 일단 너무 복잡해서 어설프게 아는 척했다가는 망신당하기에 십상이다. 또 주역을 비롯해 유학, 도학 등 여러 사상이 얽혀 있어서 섣불리 이야기를 꺼냈다가 끝도 없는 논쟁에 휘말릴 수 있다. 나는 다만 텍스트로서의 정역에 관심을 기울이기보다는 사상의 거처와 풍경을 사진에 담는 사람일 뿐이다.


  그래도 굳이 이 글을 쓰는 이유는 원불교 교당 활동 외에 후천개벽사상의 길을 열심히 따라가는 것도 소태산 대종사의 길을 잇는 아주 중요한 방법의 하나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또 분명 소태산 대종사는 후천개벽 시대에 상식적인 종교의 형식으로만 마음공부를 못 박아 놓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1. [1112호]  행복의조건 | 203. 성인의 욕심

    글.그림 이수현

    Date2019.01.14 Category만평 Views1
    Read More
  2. [1112호]  12월의 끝자락에서

    박교무의 ‘유림산책’儒林散策 (30) | 박세웅(성호) 교무(원광대학교 마음인문학연구소 HK교수)

    2018년 한 해도 얼마 남지 않았다. 이때가 되면, 한 해를 잘 마무리 하고, 새해의 계획을 잘 세우고자 하는 마음이 누구에게나 들 것이다. 특히 마음공부에 뜻을 둔 사람은 ‘서원’과 ‘참회’...
    Date2019.01.14 Category연재 Views0
    Read More
  3. [1112호]  일원상과 삼학

    길튼교무의 정전산책 (完) ㅣ 방길튼 교무(나주교당)

    <정전> ‘교법의 총설’을 보면 “법신불 일원상을 수행의 표본으로 모시고 수양·연구·취사의 삼학을 수행의 강령으로 정한다.”는 대목이 나옵니다. ‘일원상’은 수...
    Date2019.01.14 Category연재 Views0
    Read More
  4. [1111호]  행복의조건 | 202. 안녕, 2018년!

    글.그림 이수현

    Date2019.01.07 Category만평 Views7
    Read More
  5. [1111호]  낡은 사상으로는 새 세상을 만들 수 없다

    사진으로 만나는 한국 토착 사상 기행 - 28 | 천지은 교도 (원불교출판사 편집장, 남중교당)

    산 정상에 어미가 아이를 안고 있는 듯한 바위가 있어, 이름이 모악(母岳)인 산 아래에 저수지가 하나 있다. 금평저수지인데 김제시 금산면 금산리와 청도리에 걸쳐 있으며 1961년에 축조되었다. 모악산 근처의 여러...
    Date2019.01.07 Category연재 Views4
    Read More
  6. [1111호]  설레는 마음으로 2019년을 기다리며

    「고마워요, 시네마」 ㅣ 조휴정(수현, 강남교당) KBS1 라디오 ‘박종훈의 경제쇼’연출

    프랭크 시나트라 ‘마이웨이’ 모든 것에는 끝이 있죠. 지겹고 힘들었던 직장생활, 죽고 못 살았던 사랑, 계속 될 것만 같았던 삶도 결국 끝이 납니다. 그걸 알면서도 하루하루 충만하게 살기가 쉽지 않습...
    Date2019.01.07 Category연재 Views1
    Read More
  7. [1111호]  신간 | 스타트업 버티고 9+1

    ‘실패를 줄이는 선배 CEO들의 리얼한 창업 분투기’

    「스타트업 버티고 9+1」은 창업인들에게 실패를 줄일 수 있도록 선배 CEO들의 리얼한 창업 분투기를 풀어낸 인터뷰집이다. 20여 년 컨설턴트와 전문 멘토로 활동하며 다양한 기업인들의 애로사항을 들어온 저자 김...
    Date2019.01.07 Views2
    Read More
  8. [1111호]  wonglish | 대종경 서품 제18장中

    권상은 교도(영등포교당)

    “우리는 재가와 출가에 대하여 주객의 차별이 없이 공부와 사업의 등위만 따를 것이며” “we will be concerned only with the rank of practice and work without discriminating between laity a...
    Date2019.01.04 Category연재 Views8
    Read More
  9. [1110호]  행복의조건 | 201. 다른 걱정

    글.그림 이수현

    Date2019.01.04 Category만평 Views0
    Read More
  10. [1110호]  증산의 큰 뜻은 대중화되었을까?

    사진으로 만나는 한국 토착 사상 기행 - 27 | 천지은 교도 (원불교출판사 편집장, 남중교당)

    어떤 종교적인 건축물 안으로 들어가면 그 종교의 신자가 아님에도 옷깃을 여미게 되고, 평소 감지하지 못했던 숙연한 감정을 느낄 때가 있다. 나에겐 모악산 금산사에서 보냈던 시간들이 그랬다. 심리적으로 위안을...
    Date2019.01.04 Category연재 Views4
    Read More
  11. [1110호]  나는 어디로 가게 될까?

    박교무의 ‘유림산책’儒林散策 (30) | 박세웅(성호) 교무(원광대학교 마음인문학연구소 HK교수)

    교단에서는 교정원이 새롭게 구성됨에 따라 곧 전무출신들의 대대적인 정기인사가 단행될 예정이다. 인사는 ‘전무출신인사임면규정’과 ‘전무출신인사임면시행규칙’을 기준으로 진행되며 지...
    Date2019.01.04 Category연재 Views2
    Read More
  12. [1110호]  신간 | 한국근대의탄생, 개화에서개벽으로

    원광대 원불교사상연구원 조성환 책임연구원, 신간 출판

    원광대학교(총장 김도종) 원불교사상연구원 책임연구원 조성환 박사가 ‘한국 근대의 탄생: 개화에서 개벽으로(모시는사람들, 2018년)’를 출간했다. ‘한국 근대의 탄생: 개화에서 개벽으로’...
    Date2019.01.04 Views0
    Read More
  13. [1110호]  심신작용 처리건과 시비이해

    길튼교무의 정전산책 (128) ㅣ 방길튼 교무(나주교당)

    『정전』수행편 제6장「일기법」중 ‘정기일기법’의 한 조목으로 ‘심신작용의 처리건’이 등장합니다. 심신작용의 처리건은 학원이나 선원에서 훈련을 받는 공부인이 정기로 기재하는 일기 방...
    Date2019.01.04 Category연재 Views3
    Read More
  14. [1110호]  wonglish | 대종경 서품 제17장中

    권상은 교도(영등포교당)

    “부처님께서는 우주 만유가 다 부처님의 소유요, 시방 세계가 다 부처님의 집이요 일체중생이 다 부처님의 권속이라 하였으니” “the Buddha called all things in the universe his possessions, ...
    Date2019.01.04 Category연재 Views1
    Read More
  15. [1109호]  행복의조건 | 200. 진정한 힘

    글.그림 이수현

    Date2018.12.27 Category만평 Views15
    Read More
  16. [1109호]  등이 휠 것 같은 삶의 무게를 진 그대에게

    「고마워요, 유행가」 ㅣ 조휴정(수현, 강남교당) KBS1 라디오 ‘박종훈의 경제쇼’연출

    임희숙‘내 하나의 사람은 가고’ 가난은 참 무섭습니다. 날이 흐리면 도지는 신경통처럼 가난의 트라우마는 불쑥불쑥 몸과 마음을 찔러댑니다. 천진난만하고 귀여워야할 어린 시절이 없었던 것도 가난 때...
    Date2018.12.27 Category연재 Views12
    Read More
  17. [1109호]  신간 | 이경식 교도의 「소태산 평전」

    평생에 걸쳐 원각성존 소태산 대종사에 관한 자료를 모으고 글을 써온 저자 이경식 교도(일산교당, 본명 혜화)가 신간 「소태산 평전」을 출간했다. 그동안「소태산 박중빈의 문학세계」,「 원불교의 문학세계」,「 ...
    Date2018.12.27 Views11
    Read More
  18. [1109호]  원불교 선(禪)은 ‘사실적 도덕’의 훈련이다 (Ⅱ)

    내 생애 처음 만나는 명상(43) ㅣ 박대성 교무(본지 편집장, 길용선원 지도교무)

    원불교의 사실기반 영성훈련은 다음의 세 가지에 주목해야 합니다. 그 첫 번째는 ‘몸(身)’입니다. ‘몸은 곧 공부와 사업을 하는 데에 없지 못할 자본(대종경 신성품 17장)’입니다. 몸이 열...
    Date2018.12.27 Category연재 Views9
    Read More
  19. [1109호]  wonglish | 대종경 서품 제17장中

    권상은 교도(영등포교당)

    “우리는탐심이나진심이나치심에끌려서잘못하는일 이많이있는데, 부처님께서는탐·진·치에끌리는바가 없으시며” “We often commit wrongful actions under the influence of our own ...
    Date2018.12.24 Category연재 Views17
    Read More
  20. [1108호]  행복의조건 | 199. 수행의 도량

    글.그림 이수현

    Date2018.12.24 Category만평 Views2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150 Next
/ 150

로그인

회원가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