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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울안 논단 | 21세기 원불교의 젠더문제(Ⅱ)

by 관리자 posted Oct 23,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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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제목 김혜월(성순) 교도(화정교당, 서울대학교 종교문화연구소)

김성순(사진교체).jpg

 

 

# 여자교무들의 결혼관
  원불교 교무 중에서 평생 결혼을 하지 않고 교화를 전업으로 하는 남녀를 정남·정녀라 한다. 또한 원불교 교화사업의 서원을 세우고 출가하여 교무가 되는 것을‘전무출신(專務出身)’이라 한다. 교조인 소태산은 전무출신의 결혼결정여부에 대해서 본인의 자유의지에 맡겼다. 초기에는 결혼을 하고서도 전무출신을 할 수도 있고, 일생을 독신으로 지내는 정남·정녀로도 전무출신에 임할 수도 있게 했던 것이다. 실제로 초기교단의 전무출신 가운데 결혼여부의 빈도분포는 기혼 52.9%와 미혼 47.1%로서 큰 차이가 없다. (김선명, 「원불교 초기교역자 집단의 사회·인구학적 배경연구」, 원광대학교 교육대학원 석사학위논문, 1998, p.42)


  초기에 공부를 위주로 하는 출가 회원의 개념이 점차 전무출신으로 변모되는 과정에서 평생을 독신으로 공헌하는 ‘정남(貞男)·정녀(貞女)’가『원불교 교헌』에 새롭게 명기된 것이다. (고시용, 「원불교 전무출신에 대한 연구」 『원불교사상과 종교문화』제48집, 원불교 사상연구원, 2011, p.61) 교단에서는 표면적으로는 정남·정녀를 장려하는 것이 결혼을 구속하는 것으로 이해할까 염려된다고 말하고 있지만(『회보』제4호, 광고란, 1933년(원기8) 12월, 49~50)교단사를 들여다보면 전무출신 미혼자에 대한 기대와 위상의 부여가 확고했다고 볼 수 있다.


  문제는 현재 남자 전무출신들에게는 결혼을 허락하지만 여자 전무출신에게는 출가와 동시에 정녀서원을 함께 하고 있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결혼이 금지되어 있다는 점이다. 이처럼 교단 내에서 여자 교역자는 결혼을 하고는 교역에 임할 수 없는 관례가 일종의 전통처럼 되어 있는 문제는 그동안 제도적 차원에서 진지하게 검토 보완할 것이 요청되어 왔다. (서경전, 「원불교 교화사(敎化史)에서 본 여자교무의 역할」 『원불교사상』제12집, 원불교사상연구원, 1988, p.206)


  먼저 인터뷰에 참여한 남자교무들 중에는 단 한 명도 여자교무의 결혼에 대해 부정적인 의사를 표시한 이가 거의 없었다. 또한 그동안 남자교무들에게만 결혼이 허락되어 있었던 것에 대해 상당한 정신적 부담을 갖고 있었던 것이 드러나기도 한다. 적극적으로 찬성한다는 의견 외에 유보적인 내용이나, 염려되는 사항들을 덧붙인 의견 중에 주목해볼만 한 것들을 소개해보기로 하겠다.

 

한울안논단(배경그림).jpg


  첫째, 성생활이 전제되는 여성교무의 결혼생활은 의식집례자로서 결격이라는 교도의 무의식적인 선입견을 불러올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여자교도 중에 여자교무의 결혼이 가능하게 되면 ‘미묘한’느낌이 들 것 같다고 말하는 이도 있었다. 대놓고 말하지는 않지만 여자교무의 결혼생활을 반기지 않는 이들도 분명히 존재한다. 여자교무 중에도 결혼 관련 규정을 개정하기 위해서는 교단 지도층의 의식도 문제지만 반대하는 교도들을 설득하는 것도 힘들것이라고 말하는 이들이 있었다. 이와는 정반대로 여자교무들이 결혼생활을 함으로써 교도들의 고민에도 공감하기 쉽고, 교화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는 이들도 있었다.


  둘째, 출산과 육아를 겪으면서 아이와 가정에 대한 과도한 애착관계 형성 또는 가정의 경제적 어려움에 대한 과제가 정상적인 교역생활을 방해할 개연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 부분은 현재 결혼한 남성교무가 겪고 있는 문제로서, 교역자와 그 가정에 대한 처우가 개선 된다면 해결될 수 있다는 유보조건을 달고 있었다.


  두 번째 제기된 문제에 대해서 다른 남자교무, 남자교도, 여자교무 중에서 ‘휴역제도’를 활용하는 것을 대안으로 제시하는 이들이 많았다. 아이가 놀이방 내지 유치원에 들어갈 때까지 여자교무가 휴역하고 육아에 전념하다가 다시 복직하는 방안이 있기 때문에 그 부분이 제도개선에 큰 걸림돌이 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먼저 원불교의 교법이나 규정을 개정하고, 평생을 교역자로 살게 되는 ‘전무출신’의 개념을 바꿀 것을 제안하는 이도 있었다. 출산과 육아의 기간에는 자유롭게 휴역을 했다가 일을 할 수 있는 시기가 되면 다시 복역을 하여 교화를 하는 형태로 하자는 주장이다.


  그렇다면 도대체 왜 원불교 교단의 지도부에서는 내외부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여자교무의 결혼을 막고 있는 것일까? 이 근본적인 질문의 답을 아래의 사례에서 찾아볼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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