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대학선방 특집 요즘 청년 | 놓치지 않고 계속

by 관리자 posted Aug 12, 2018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Extra Form
부제목 최은식 교도(서신교당)

요즘청년(최은식).jpg

 

  7월 29일 밤, 완도에서 돌아온 날 밤이었다. 집에 돌아온 나는 짐을 바로 풀지 못했다. 짐까지 풀면 대학선방이 끝났다는 사실이 완전 실감될 거라는 생각이었고, 들어가자마자 씻고 바로 잤다. 아침에도 사뭇 아쉬운 감정이 남아 있던 차에 감상담을 써달라는 연락을 받았다. ‘어떻게 써야 하지’ ‘내가 잘 쓸 수 있을까?’그저 막막한 기분이었고, 무척 심란했던 출발 전을 떠올렸다.


  앞선 두 번의 선방은 별생각 없이 마냥 좋다고 갔었지만, 이번에는 아니었다. 가고 싶고 가야 한다는 마음과 이를 실현시켜줄 따끈따끈한 5일의 특별휴가와는 반대로 주민자치 프로그램의 재수강 기간이자 인사이동을 바로 앞둔 시점이라 주민센터가 바쁘고 어수선하다는 점이 훈련원에서의 첫날밤까지도 계속 고민하게 했다.


  내려놓지 못한 체 잠자리에 들어서일까? 결국 중간에 잠에서 깼고, 계속 뒤척이다가 혹여나 다른 도반들에게 폐가 될까 싶어 문밖으로 나갔고, 소남훈련원의 밤에 안겼다. 낮의 더위는 물러가고 선선하게 부는 바람, 짙은 어둠이 내려앉은 하늘과 흔들리는 동백나무. 아직도 눈앞에 선한 그 좋은 풍경을 묵묵히 바라보았다. 그 덕분인지 다음 날부터는 더 이상 걱정없이 온전히 훈련에 마음을 둘 수 있었다.


  훈련원장이신 관산 우세관 교무님의 진짜를 찾는 자전(自傳)적인 이야기부터 원불교에 대해 새로이 알고 재확인 했던 안성오 교무님의 교리강연, 우산 홍성훈 교무님의 마음일기 쓰는 방법, 9인 선진님들에 대해 알 수 있었던 심전계발, 훈산 전도연 교무님의 좌선법에서 시작한 무시선을 포함한 선에 대한 전반적인 개요, 항상 함께하는 박대성 교무님의 트라우마 선(禪) 치료, 문현석 교무님의 심심(心心)톡, 4단 단원들의 생각을 엿봤던 단별회화, 108배를 하고 스스로 원하는 바를 다짐하던 서원정진기도, 여러 교우님들이 열심히 준비했던 강연과 선극, 한옥마을 ‘휘성’ 김성곤 교무님의 열정적인 무대들, 훈련원을 산책하고, 함께 노래하고 춤추고, 명사십리에 갔던 일, 뙤약볕 아래의 사상선 등등에 이르기까지 크고 작은 것에 상관 없이 함께했던 모든 순간이 유익한 시간이었고, 하나같이 오래 기억에 남을 시간이다.


  사실 쉼표, 일상에서의 탈출, 살아가기 위해 한 번 재충전하는 시간을 가지려는 이유에서 왔던 선방이었다. 그러나 그렇게 들끓던 일상의 스트레스는 입선과 함께 허망이 사그라졌다. 생각 외로 쉽게 내려앉는 모습을 보며 그동안 내가 붙잡고 괴로워하던 것이 과연 무엇이었는지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더 나아가 ‘나를 찾는 마음공부, 나를 놓는 마음공부’라는 훈련 주제에 따라 하루에도 몇번씩 했던 좌선을 통해 자신을 들여다보고 찾고 배워왔던 시간이었다. 놓는 공부까지 나아가지는 못했지만, 현생에 치여 산다는 변명으로 외면하던 나에 대한 여러 단상들. 근원부터 내가 서 있는 자리, 쌓인 고민에 대한 여러 실마리, 가지고 있는 주착심, 잊었던 생각과 꿈들 그런 것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어렴풋이 생각났다. 다음 겨울선방에 와야 할, 그리고 그사이에 스스로 정진해나갈 일들이 많아졌다.


  이번 선방에서 안정과 참 나를 찾는 소중한 시간을 가진 나는 앞으로 일상생활 속에서도 선방에서 배우고 깨달은것을 놓치지 않고 계속하고, 아침좌선과 저녁심고를 열심히 챙겨야겠다는 다짐을 하였다. 사랑하는 4단 단원 분들과 동포 2호 방원 분들, 애써주셨던 안성오 지도교무님과 원대연 임원들, 아름답고 찬란하게 빛나던 법연 분들, 정말 감사하고 많이 배웠습니다. 만나서 반가웠고 활불의 장에 돌아가 원하는바 이루고 기쁘게 다시 만납시다.


Articles

1 2 3 4 5 6 7 8 9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