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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의 소리┃그날이 오면

by 관리자 posted Aug 07,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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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제목 강현욱 교무(원불교시민사회네트워크)

특별기고(강현욱).jpg

 

 

  여기 강자들에 의해 하루아침에 평범했던 일상이 전쟁터가 되어버린 이들이 있다. 그 전쟁터에서 희망이 끊겨 목숨을 잃은 이가 지난 6월 27일 故김주중 영가를 비롯하여 벌써 서른 명 째다.


  2009년 쌍용자동차는 회계조작을 통해 2696명의 노동자를 정리 해고 했다. 김주중 영가는 동료들과 가족을 위해 회사의 부당한 해고에 맞서 가장 앞에 서서 싸웠다. 77일간의 옥쇄파업동안 경찰에 의해 토끼몰이 식 살인진압을 겪었고, 이후 보호를 받아야할 국가로부터 평생 본적도 없는 14억 원의 손해배상금을 부과 받았다. 양승태 대법원장의 사법농단으로 고등법원의 부당 해고 판결은 대법원에서 뒤집어 졌다. 어떻게 해서든 삶을 이어가려 취직을 하려 해도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라는 이유로 제대로 된 취직도 할 수 없었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고 싸운 결과 2015년 사측으로부터 남은 120명의 해고자 전원복직을 약속받았다. 그리고 1700만 촛불과 함께 새로운 정권도 탄생 시켰다. 실낱같은 희망이었다. 그러나 희망고문이라는 말과 같이 현실이 되지 못하는 희망이란 고통 받는 이에게 오히려 독이 되어 버린 것일까. 그 희망들이 벌써 30번째 끊어져 버렸다.


  대종사님께서 대각을 하시고 처음 하신일은 식민지라는 전쟁터에서 자신의 삶을 강제로 박탈당하여 희망이 끊어진 이들에게 희망을 불어 넣어 주신 것이다. 일제와 지주들에게 내 삶의 주권을 빼앗긴 이들이 스스로 땅을 개척하여 내 삶의 주인이 ‘나’라는 것을 다시금 깨닫게 해주는 것이었다. 그리고 내 삶의 주인이 된 이들이 사·농·공·상 각자의 자리에서 활동을 하고 그 소득으로 천만 물질을 서로 교환할 때, 자리이타가 되어 서로가 서로에게 은혜를 나투는 부처가 된다.


  사회와 국가가 할 일은 구성원들의 삶을 지키는 것이다. 구성원들의 삶은 자리이타라는 부처님들의 순환고리 속에서 건강하게 유지 될 수 있다. 때문에 강자가 힘으로 순환의 고리를 지배하는 배은자가 되지 않도록 하고, 약자도 각자의 자리에서 자신의 삶의 주인역할을 하여 희망을 끊지 않게 하는 것이 이 사회와 국가가 할 일이다.


  또한 동포은이라는 신앙의 대상을 가지고 있는 원불교인이라면 이 자리이타의 순환 고리를 지키는 일, 배은자의 장난으로 약자가 희생되는 일을 막는 것이 곧 신앙행위다. 그러나 보은행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너무도 늦은 천도재로써 故김주중 영가와 남겨진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들을 위로하는 것이 너무도 죄송할 뿐이다.


  2012년 4월 세상을 떠난 22명의 해고노동자를 위한 분향소가 세워졌던 그곳이다. 그 정면 서울 시청엔 ‘기대하세요’라는 말이 걸려 있다. 현재 영가의 동지들은 수구단체의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설을 들으며 영가가 살아생전 염원했던 ‘그날이 오면’이라는 추모의 노래를 천도재에서 불렀다.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민중이라는 부처님들은 언제나 그날을 맞이 해왔다. 그러나 그날은 새벽과 같이 오는 것이 아니라. 먼저 깨친 이들이 두들겨 열어왔다.


  총탄이 날아다녀야만 전쟁이 아니다. 사람이 자신의 삶을 강제로 박탈당한 다면 그곳이 바로 전쟁터이다. 내 삶을 강제 리모델링 당하면 그곳이 바로 전쟁터이다. 인과를 안다면 내 삶의 주인이 된다. 인과를 안다는 것은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알게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내 삶을 그릴 수 있게 된다. 그렇게 사람은 삶에 안정감을 얻게 된다. 전쟁이 잔인한 이유는 모든 이들의 삶을 예측 불가능 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언제 다시 밥을 먹을 수 있을지 언제 가족을 잃어버릴지 언제 죽을지 당장 1분 뒤의 내 삶을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잔인한 것이다.


  폴리스라인 너머에서 들리는 수구단체의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설들 보다 시청 앞에 걸린 ‘기대하세요’라는 문구가 더 아프게 들리는 영가의 분향소에서 영가의 해탈천도와 처처불상 사사불공의 새 세상을 염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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