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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울안이 만난사람 …「유라시아 견문」의 저자 이병한 박사 ①

대각개교절 특집┃걸어라 서쪽으로 문명의 달빛을 따라

by 관리자 posted Apr 19,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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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tra_vars1 “일원주의는 대세계주의(정 산종사법어유촉편38장)”라는 법문을 인용하지 않더라도 국 가의 울을 뛰어넘어 전 세계를 대상으로 일원교법을 전해야 하는 일은 모든 원불교 인들의 사명이라고할수있다. 그렇기 에 정신을 차릴 수 없을 속도로 변화하는 남북 관계와 한미 관 계의 정세 속에서 우리의 방향 을 조망하는 일은 무엇보다 중 요하다. 본지는 대각개교절을 맞아 「유라시아견문」의저자인젊은 역사학자 이병한 박사(원광대 학교동북아시아인문사회연구 소)를만나새로운세계관을바 탕으로 유라시아(아시아와 유 럽을 하나의 대륙으로 보는 관 점) 대륙을넘나들며굴리게될 법륜(法輪)을상상해보았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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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대성 편집장(이하 박) : 모 인터넷 매체를 통해 박사님의 글을 즐겁게 읽었다. 마침 최근에 책(「유라시아 견문」)으로도 묶여 나오게 됐는데 어떤 기연으로 교립(敎立) 대학인 원광대학교에 자리를 잡게 됐는가?


  이병한 박사(이하 이) : 2013년에 박사를 마치고 남은 연구를 위해 베트남에 갔다. 거기에서 내가 기존에 알던 동아시아와 많이 다르다는 생각이 들어 3년간 여행을 하게 됐다. 이후 다시 대학에 진입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도 들었고, 한편 대학에 가고 싶지 않다는 생각도 들었다. 전공이 중국근현대사라 학교에서는 그것만 가르쳐야 한다. 그러나 이미 많은 국가와 문명을 접했기 때문에 전공만 공부하고 가르쳐야 한다는 것이 쉽지 않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마침 원광대에 동북아시아인문사회연구소가 생긴다는 소식을 듣게 됐다. 사업 내용도 마음에 들었지만 여행에서 얻은 결과는 앞으로 세상은 일방적인 서구화가 아니라 전통문명의 근대화를 통해 다른 큰 물줄기를 갖게 될 것이라 생각했다. 한반도에서는 1860~1945년 동안 근 백년의 다른 물줄기가 있다고 봤다. 그것은 바로 동학, 증산, 원불교라고 생각한다. 유라시아를 여행하며 모든 문명이 이런 쪽으로 변화한다고 결론 내렸다. 여러 가지로 인연 또는 섭리라고 생각한다.

 

한울안이만난사람(작게삽입).jpg

 

  박 : 유라시아라는 개념이 아직 우리에게는 낯설기만 하다. 일반적인 동아시아라는 범위를 넘어 유라시아까지 사고의 틀을 확장하게 된 이유를 듣고 싶다.


  :‘ 동아시아 냉전사(冷戰史)’를 연구했기에 일본과 오키나와, 남한과 북한, 중국과 대만, 남베트남, 북베트남의 분단을 아울러 바라봐야 동아시아의 냉전사가 한 눈에 보인다고 생각했다. 하노이에서 베트남의 지식인을 만나고 인터뷰를 했다. 그들은 냉전기에 몽골과 카자흐스탄까지 왕래했다. 그러나 나의 동아시아라는 감각은 동북아(일반적으로 한국, 중국, 일본, 몽골)에 머물러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일례로 베트남의 하노이 시내 한복판에는 오페라하우스가 자리 잡고 있다. 베트남 사람들은 새해에 그곳에서 아오자이(베트남 전통의상)를 입고 클래식을 들으며 맞이한다. 베트남은 프랑스 치하에서 100년을 지배당하고, 냉전기에는 소련의 영향력에서 50년을 살았다. 동 · 서유럽의 영향력을 많이 받았다. 마찬가지로 인근의 라오스, 미얀마,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도 영국과 네덜란드의 식민지를 겪어 유럽에 대한 경험이 누적되어 있다. ‘유럽과 아시아를 어떻게 통합해서 볼 것인가’하는 고민 속에서 여행을 시작했다.


  : 이번 사드문제에서도 볼 수 있지만 우리에게는 미국과 중국은 다른 어느 나라보다 역사적으로나 경제적으로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 지금의 세계질서는 1945년 이후에 만들어졌다. 2차 세계대전을 미국과 소련의 승리로 마무리한 후, 양국이 냉전을 거치다가 결국 소련이 붕괴되어 미국중심의 세계질서로 반세기를 지나왔다. 개인적으로 세계의 다른 대안의 질서를 만들어갈 때, 중국이 미국을 대체할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 그래서 ‘G2(Group of two)’라는 단어를 쓰지 않는다. 이 용어는 한국과 일본에서만 쓰는 용어다. 새로운 냉전체계를 만들어 보려는 발상에서 나온 용어이기도 하다. 인도에서는 “왜 중국만?”이라고 생각한다. 이슬람 권(圈)에서도 중국이 미국과 함께 세계질서를 만든다고 보지 않는다. 러시아도 군사력으로는 여전히 자신들이 우위라고 생각한다.

  중국이 세계 패권을 쥐는 것은 아니겠지만 또 다른 세계질서를 만드는 것에는 앞서간다고 본다. 유럽도 미국의 영향을 받지 않겠다는 움직임이 있다. 독일은 메르켈 총리가 미국 중심의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North Atlantic Treaty Organization)에서 벗어나고자 한다. 프랑스와 독일 중심의 유럽군(軍)을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나토가 리비아 내전에 개입해 무수한 난민이 유럽에 들어와 혼란에 빠지며 미국을 따르면 안된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런 움직임이 유라시아 전체에서 일어날 때는 정치적으로만 되는 것이 아니라 대안적 경제질서를 만들어야 한다. 중국은 ‘일대일로(一帶一路; 중국이 유라시아 국가로 진출을 위해 시진핑 주석이 제시한 국가정책, 육지기반의 실크로드 경제벨트 계획과 해상기반의 21세기 해상실크로드 계획)’를 통해 상당부분 추진 중이다. 그러나 19세기의 영국과 20세기의 미국과 같은 패권국이 될 거라고는 보지 않는다.


  : 최근에 오키나와를 가보니 미국의 영향력은 여전히 강대하다고 느껴졌다. 유라시아에서 미국의 영향력은 어떻게 될것으로 보는가? 또한 중국에 대해 대만이 독립선언을 할 것으로 보는가?

 

  이 : 영향력이라는 것이 여러 가지가있다. 미국은 말의 힘이 상당히 떨어졌다. 돈의 힘도 예전 같지 않다. 한국도 이미 무역구조가 중국으로 기울었다. 다만 미국의 비대칭적인 무력(武力)은 압도적이다. 그것이 문제다. 시간이 갈수록 역사의 축은 중국이나 아시아로 넘어온다는 사실을 미국의 핵심엘리트들도 잘 안다. 이를 멈출 수 있는 방법은 패권이 넘어갈 때까지 기다리지 않는 것이다. 미국은 여전히 막을 수 있는 힘이 있다. 그것이 문제다.


  대만은 독립선언을 하지 못할 것으로본다. 지금도 대륙과 교류가 활발하고 경제적으로 탄탄한 중산층의 정치적 지지를 얻지 못한 상태에서 차이잉원 정권은 독립선언을 할 수 없다. 독립선언은 곧 전쟁선언이며, 양안(兩岸; 중국과 대만)전쟁이 아니라 세계전쟁이 될 것이다.


  : 동아시아 분단의 역사는 미국의 책임도 있지만 중국의 책임도 크다고 본다. 최근에 ‘일대일로’, ‘화평굴기(和平屈起, 평화롭게 일어선다는 의미의 후진타오 前주석의 정책)’등의 정책을 펴기도 하지만 혹자는 반인권적인 전근대적인 중국보다는 글로벌 스탠다드를 지닌 미국이 세계 패권을 계속 유지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의견도 있다.


  : 정치제도나 인간관계에서 자기 생각이 강한 사람은 위험하다. 또한 나에게 좋은 것이 남에게 좋지 않은 경우가 많다. 서구식 문명화의 병폐가 거기에 있다. 우리에게 좋은 것을 남에게 강요하는 것이다. 종교적으로 개종(改宗)을 강권하는 것, 정치적으로는 무력에 의한 체제 변화(regime change, 정권 교체)가 그렇다. 서구식 제도는 좋은 것이니 군사력을 동원해서라도 전파하겠다고 노력 했다. 그리고 나서는 민주주의와 인권을 위한 일이라고 강변한다. 그러나 중국은 자기들의 제도를 강요하지 않는 전통이 있다. 중화문명에 대한 자부심이 있지만 한반도나 베트남 등에 유교를 강요하지 않았다. 중국은 확산의 문명이 아니라 자족의 문명을 가졌다. (미·중의) ‘어떤 식의 패권이 유연한 접근인가?’하는 것은 생각해 봐야한다.
  그러나 미국에서 벗어나자는 것이 아니라 국가와 국가 사이에 대등하고 바람직한 모습으로 관계를 변화시켜야 한다. 미국과 손을 끊고 중국과 손을 잡아야 한다는 것이 아니다.


  : 박사님의 글을 읽다보면 행간에서 사회학과 역사학을 전공한 학자답지 않게 영성(靈性)적인 느낌을 많이 받는다. 이에 관한 소신이 있는지?


  : 인도도 상당히 종교적인 나라이고, 이슬람도 마찬가지다. 하루에 다섯 번씩 ‘아잔(adhan, 이슬람에서 행하는 하루 다섯 번의 예배를 행하기 전에 내는 일종의 독경)’소리에 맞춰 기도를 한다. 그리스 아토스 섬에 갔을 때는 정교회(正敎會) 수도사를 따라서 수행을 해보기도 했다. 몸과 마음을 닦는 것이 전통적 공부의 핵심이다. 그러나 지금의 공부는 산업사회에 필요한 직업인을 키우기 위한 수단이다. 여행 중에 이세돌과 알파고의 대결 소식을 듣고, 앞으로의 교육은 점점 무의미해지겠다고 생각했다. 기자, 변호사, 의사 등도 인공지능이 대체할 수 있다. 그렇다면 지금과는 다른 교육으로 진화해야 한다. 사람을 사람답게, 마음을 다스리고 몸을 닦는 수양의 공부가 점점 더 중요해 질 것이다.


(다음 호에 계속)

 

* 이병한 박사 : 연세대학교 학부에서 사회학을, 대학원에서 역사학을 전공했다. <중화세계의 재편과 동아시아 냉전 : 1945~1991>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중국 상하이 자오퉁(交通)대학교 국제학대학원, UCLA 한국학연구소, 베트남 하노이 사회과학원, 인도 네루대학교 동아시아연구소 등에서 공부하고 연구했다. 월간《말》편집위원, 창비 인문사회 기획위원, 세교연구소 상근연구원 등을 지냈다. 2015년 부터 2018년까지 <프레시안> 기획위원으로 3년 여정의 ‘유라시아 견문’을 진행했으며, ‘한반도의 통일’과 ‘동방 문명의 중흥’을 견인하는 ‘Digital-東學’운동을 궁리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반전의 시대》(2016, 서해문집)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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