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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각개교절 특집┃한울안이 만난사람 …「유라시아 견문」의 저자 이병한 박사 ②

대각개교절 특집┃인간과 만물이 연결되는 세상

by 관리자 posted May 02,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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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tra_vars1 “일원주의는 대세계주의(정 산종사법어유촉편38장)”라는 법문을 인용하지 않더라도 국 가의 울을 뛰어넘어 전 세계를 대상으로 일원교법을 전해야 하는 일은 모든 원불교 인들의 사명이라고할수있다. 그렇기에 정신을차릴 수없을 속도로변 화하는 남북 관계와 한미 관계 의 정세 속에서 우리의 방향을 조망하는 일은 무엇보다 중요 하다. 본지는 대각개교절을 맞아 「유라시아견문」의저자인젊은 역사학자 이병한 박사(원광대 학교동북아시아인문사회연구 소)를만나새로운세계관을바 탕으로 유라시아(아시아와 유 럽을 하나의 대륙으로 보는 관 점) 대륙을넘나들며굴리게될 법륜(法輪)을상상해보았다. 편집자 주

한울안이만난사람(이병한).jpg

 

  박대성 교무(이하 박) : 종교가 역사적으로 많은 전쟁의 원인이 됐다. 또한 언론에 의해 덧입혀진 ‘지하드(聖戰)’의 과격한 이미지가 각국에서 일어나는 테러와 전쟁의 배후로 이슬람을 오해받게 하고 있다. 유라시아 대륙에서 종교 간의 공존이 가능 하다고 보는가?


  이병한박사(이하이) : ‘종교전쟁’이라는 말은 유럽의 동쪽(동유럽과 아라비아 반도 등)에서는 상당히 낯선 용어다. 주로 서구권에서 그런 관점으로 역사를 해석해 왔다. 동아시아에서 역사적으로 유교와 불교, 유교와 이슬람, 불교와 이슬람의 전쟁은 없었다.


  : 그렇다. 유교가 불교를 극복하면서 성리학(性理學)으로 창조적 발전을 했고 불교가 중국 땅에 들어와 유교·도교의 개념을 받아들여 격의(格義)불교로 특화했다. 이렇게 물리적 전쟁이 아니라 사상 투쟁으로 오히려 자가(自家)의 입지를 확고하게 굳혔다. 그러나 고정관념으로 자리 잡은 이슬람의 전근대적, 원리주의적인 측면이 마음에 걸린다.


  : 아편전쟁(1840년) 이전의 청나라와 무굴제국에서는 힌두교와 불교, 이슬람교가 치고
박지 않고 공존했다. 페르시아 서쪽의 오스만제국은 다종교 다문명의 찬란한 시기를 누렸다. 그들은 북아프리카와 아라비아반도를 600년이나 다스렸는데 지금처럼 세계의 화약고 역할을 한 적이 없다.
  이는 종교 때문이 아니라고 본다. 종교적인 이념으로 큰 세계를 이루었던 ‘움마(이슬람 공동체)’가 깨치면서 근대적 조직인 국가가 충성의 대상이 됐다.  사실 ‘무슬림(이슬람 교도)’에게는 민족국가라는 개념이 이질적이다. 20세기에 근대화가 되면서 국민국가가 형성되고 민족주의가 등장하면서 국가 간의 갈등이 발생했다. 중동문제의 핵심은 종교문제가 아니다. 이슬람 문명과는 이질적인 국가라는 개념이 원인이라고 본다.


  : 지금의 한국은 반도(半島)가 아닌 작은 섬나라라는 생각이 든다. 남북분단과 서구적 관점에 가로막혀 세계를 바라보지 못하는 우물 안 개구리 같은 배타성을 갖게 된 것은 아닐까?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을 앞둔 최근의 정세를 어떻게 보는가? 또한 북미수교와 비핵화의 가능성에 대한 박사님의 견해가 궁금하다.


  : 북한이 정치적으로 안정되어 있는 것이 동북아 정세에 이롭다고 본다. 그러나 공화당이나 민주당을 포함한 미국의 주류엘리트들은 북미회담에 대해 호의적이지 않다. 북한이 있어 그들이 얻는 이익이 크기 때문이다. 반면에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과는 다른 리그에서 온 예외적인 인물이기 때문에 북미 수교의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그러나 비핵화는 김정은의 입장에서 쉽지 않다고 본다. 미국도 정권이 선거를 통해 정기적으로 교체되는 나라라서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른다. 정권의 주류세력이 얼마나 강고한지 알기에 정상회담 한 번으로 비핵화 단계까지 가는 것은 어렵지 않을까싶다. 장기적인 경제협력 등이 원활해 졌을 때 차근차근 될 것이라고 본다.


  : 남북문제가 해결되면 톱니바퀴처럼 맞물린 동북아의 여러 현안들이 동시에 해결되지 않을까 전망된다. 지난 보수정권 9년의 퇴행적인 상황보다는 지금이 적기가 아닌가싶다. 현 정권의 지지 여부를 떠나 잘 되면 좋겠다는 바램이다. 유라시아를 종횡으로 누비며 다녀본곳 중에 특별히 인상에 남은 곳을 소개해 달라.


  : 인도, 이란, 터키, 러시아를 주목한다. 인구 13억의 규모로 선거를 하는 세계 최대의 민주주의 국가인 인도의 모디 총리는 젊은 층들의 압도적인 지지로 2014년에 집권했다.

  인도의 대표적 정당은 국민회의로 간디와 네루 가문이 이끌어왔다. 모디는 그 명문가 정당을 깨뜨리고 바닥에서 올라왔다. 독실한 힌두교 인으로 힌두문명으로 새로운 국가를 만들자는 기치로 압승을 했다. 자신의 트위터에 힌두경전을 많이 인용해 정치적 메시지를 보낸다. 모디의 “우리는 현대화를 원하지만 서구화를 원하지 않는다. 우리의 문명을 업그레이드해 새 문명을 만들겠다”고 한 것에 20~30대 인도 젊은이들이 열광했다.

  이란도 ‘시아파(이슬람의 종파 중 하나)’이슬람과 페르시아 문명에 바탕한 현대적 이슬람 공화국을 만들겠다고 한다. 이슬람 고전문명에 공화국이라는 현대적 정치체제를 도입하겠다는 것이다. 여기에 터키도 ‘신 오스만주의(Neo-Ottomanism)’를 통해 오스만제국의 영광을 재현 하겠다는 에르도안이 집권했다. 러시아 또한 푸틴이 정교회(正敎會)를 중심으로 러시아문명을 다시 일으키려고 한다.

  심지어 독일을 16년째 다스리고 있는 메르켈 총리도 동독 출신 기독교 목사의 딸로 아침에 일어나면 기도로 하루를 시작한다. 서유럽의 기층문명인 기독교를 바탕으로 민주주의 정치(기독교민주연합 소속)를 하고 있다.

  이것이 고대 기층문명과 현대 민주주의를 결합하는 유라시아의 흐름이다. 사실 중국도 중화문명의 위대한 부흥을 표방하고 있다. 그들 모두가 19세기 이전에 유라시아를 이끌어온 대청제국, 무굴제국, 페르시아제국, 오스만제국, 러시아제국의 후예들이다. 그들이 집합적으로 일어서고 있다. 단순히 미국과 중국이 싸우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동북아 지도만 놓고 있어서 잘못된 시공간 의식을 갖고 있다. 잘못된 경쟁구도에 빨려 들어가고 있다. 전체지도를 보면 각자의 전통문명들이 현대화 되고 있는 것이 분명하게 보인다.

  여기에서 ‘우리 땅에서는 그런 흐름이 무엇일까?’라는 고민을 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한국 근현대사를 보통 ‘개화파’와 ‘척사파’의 대립구도로 본다. 문명개화를 추진하는 세력과 옛 것을 지키려는 세력이다. 척사파는 유학자들로 중국 중심의 사고에 물들어 있었고, 개화파는 일본과 서구에 맹목적으로 기울었다. 이것과는 또 다른 흐름의 중요한 세력으로 ‘개벽파’가 있었다고 본다. 이들이 아래에서부터 역사를 바꾸려고 몸부림 친 것이 동학혁명, 삼일운동이고 그 이후에 동학, 증산, 원불교가 독립운동의 핵심이 됐다고 본다. 이는 독립운동을 넘어서 ‘다른근대화’, ‘다른문명화’를 해보려는 것이 아니었을까?

  또 하나 집고 넘어갈 것은 바로 러시아이다. 동아시아 근현대사의 분기점으로 아편전쟁을 강조하는 것도 중국 중심적인 시각이다. 그 당시 사람들은 홍콩이 영국의 땅이 된 것보다 만주의 동쪽 연해주라는 광활한 지역이 러시아의 땅이 됐다는 것에 더 큰 충격을 받았다. 이를 보고 기겁한 일본도 홋카이도(북해도)를 자신의 영토로 편입했다.

  작년에 블라디보스토크의 극동연방대학에서 머무른 적이 있었는데 그 가운데 당시 러시아 사람들이 거제도를 러시아의 홍콩으로 만들려고 했다는 자료를 보게 됐다. 러일전쟁에서 러시아가 승리했으면 가능했을 것이다. 사실 이후 소련이 한국전쟁으로 북한에 영향을 미치게 된 것으로 그들은 절반의 성공을 거둔 것이다. 우리는 러시아의 저력을 너무 모른다. 분단으로 인해 고작 동북아에 머무르고 만 시각을 유라시아로 돌릴 필요가 있다.


  : 유라시아를 관통하는 거대한 정신문명이 깨어나기 위해 꿈틀대고 있다는 것을 느끼는 요즘이다. 특정 종교라는 외피를 넘어 미래시대의 화두가 될 ‘공부’는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


  : 4차 산업혁명으로 자동차(automobile)가 자율로 운행 중이다. 이제 자동을 지나 자율(Autonomous)로 가는 것이다. 앞으로 냉장고가 알아서 식자재를 주문한다고 한다. 한 가정에서 평균적으로 일주일에 계란을 몇 개씩 먹는지 파악해서 주문할 때가 되면 알아서 하게 된다. 광물(鑛物)이 유사의식을 갖는 활물(活物)이 된다. 멀지 않은 시기에 사람, 식물, 동물, 광물 등 만물이서로 연결될 것이다. 이는 종교적인 상상이 아니라 실제가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인간 개개인이 엄청난 영향력을 발휘하게 된다.


  과거 유교정치에서 정치인을 성인(內聖外王)으로 만들어 태평성대를 열려고 한 것은 한 국가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군주를 교화해야 이 파장이 크게 미친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그러나 앞으로는 만물과 연결된 인간이 과거의 왕 만큼의 영향력을 갖게 된다. 현대의 주권자들이 과거의 왕과 같이 되는 것이다. 이제 우리가 양심적으로 사느냐, 욕심으로 사느냐에 따라 그 영향력이 실시간에 전 지구적으로 만물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그때가 되면 공부의 핵심은 바로 저 일원상으로 정신을 개벽하자는 것이 아닐까?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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