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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울안신문·원광대학교 마음인문학 연구소 유럽탐방 동행취재 _ 박대성 교무의 유럽 명상센터 견문록 (4)

이곳에서는 모두가 하나

by 관리자 posted Aug 26,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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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면-유럽답사.jpg

 

# 별유천지비인간 (別有天地非人間)

  다뉴브 강과 멀지 않은 바이에른 숲 기슭, 레겐스부르크와 슈트라우빙 사이에 풍부한 종의 다년생 풀로 둘러싸인 공원에 네팔의 불교사원을 중심으로 각국의 불교 예술품이 펼쳐지는 매혹적인 곳이 바로 ‘네팔 히말라야 파빌리온(Nepal-Himalaya-Pavillon)’이다.


  올 봄에 원광대학교에서 명예 철학박사 학위를 받은 바 있는 독실한 불자(佛子)인 ‘세계를 위한 물재단’의 이사장 헤리베르트 비르트(Heribert Wirth) 씨가 일생을 걸쳐 조성한 곳으로 불교를 테마로 해 히말라야 식물 3,500여 종과 아시아 14개국의 꽃과 나무 1,500여 종을 비롯해 갖가지 불상 및 불탑으로 꾸며진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큰 개인 소유의 야외 정원이다.(사진 1)


  지난 2000년 하노버 박람회에 선보인 네팔 전시관을 당시 500만 유로를 주고 사들인 뒤 자신 소유 2만 4000평 부지로 옮겨와 이곳을 꾸몄다. 일본 선불교의 정원과 중국 사찰의 다리, 네팔의 사원이 재현돼 있는 이곳에 헤리베르트 이사장은 원법우·이윤덕 교무와 함께 유럽 최초로 ‘평화의 소녀상’을 작년(2017년) 3월 8일에 세우도록 했다. 원·이 교무는 네팔 히말라야 파빌리온을 간접교화의 장으로 삼아 정기적인 선(禪) 법회를 열기도 하고, 독일어로 번역된 교서(사진 2)를 판매하고 있다.


  여유 있게 산책을 하다보면 어느덧 새가 지저귀고, 물고기가 헤엄치는 광경이 펼쳐지는 ‘인간세상이 아닌 딴 세상(別有天地非人間)’이란 문장이 저절로 떠오르는 선화(禪畵)의 한 장면 같은 곳이 바로 이곳이었다.

 

# 하나도힘들지않아
  레겐스부르크 시내에서 숲 속으로 뻗은 도로를 따라 두 시간 정도를 달리면 나타나는 ‘노르트발트 젠도’, 우리의 선방(禪房)을 의미하는 일본식 발음인 ‘젠도(禪堂)’가 이름으로 쓰이는 이곳은 놀랍게도 예수회 사제이자 물리학 박사인 스테판 바우버거 신부가(사진 3) 독일사회에 참선 수행을 전파하는 공간이다. 이 같은 일이 어떻게 가능한지 이해가 되지 않을 수도 있지만 그가 속한 예수회에서는 오히려 그에게 나가서 선을 가르치라고 허락했단다.


  외부의 지원 없이 비영리로 운영되는 이곳은 종교와 관계없이 누구라도 선을 체험할 수 있는 이곳에서 스테판 신부와 그의 제자들은 한 팀이 되어 정기 프로그램으로 하루 7시간의 침묵 명상을 짧게는 2~3일, 길게는 일주일 정도 젠도에 머무르며 체험할 수 있도록 진행하고있다. 이외에도 명상과 예수회의 창시자인 이냐시오 로욜라의 영신수련(Spiritual Exercises)을 결합한 프로그램과 요가와 채식, 태극권과 기공 수업 등을 상시로 운영하고 있다.


  깊은 숲속에 자리한 오래된 독일식 가정집을 개조한(사진4) 천혜의 도량인 이곳의 아담한 선실에서 일행들은 자리를 잡고 고요히 정(定)에 들었다. 그럼에도 여전히 진리가 하나임을 믿지 못하고 분별하는 나를 비웃기라도 하는 듯 붓다와 예수, 힌두의 신들이 오롯하게 하나가 된 그 순간, 스테판 신부에게 “센터를 운영하면서 종교적 편견 같은 것으로 힘든 점은 없는가?”라고 물으니 “하나도 힘들지 않아요”라며 아기처럼 웃는다.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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