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 1104호
2018.10.28

지난 호 보기

구독하기
최신호 주요기사
최근 많이 본 기사
 
연재

박교무의‘유림산책’儒林散策 (20) | 박세웅(성호) 교무(원광대학교 마음인문학연구소 HK교수)

가장 빠르고 바른 공부길

by 관리자 posted Jun 30, 2018
Extra Form

박 교무의 유림산책.jpg

 

  나는 학부시절에 마음공부의 성취를 빨리 이루고자하는 욕속심(欲速心)이 많았었다. 나름 혼자 열심히 하다보면 금방 대종사와 같은 성인이 될 것이라고 여겼다. 마침 학부 2학년 때 한 선진을 모시고 산책할 기회가 있었다. 용기를 내서 “어떻게 해야 빨리 견성하고 성인이 될 수 있습니까?”물어보았다. 이에 그 분은 자비로운 음성으로 다음과 같이 대답했다. “가장 빠르고, 가장 바른 공부길은 바로 스승을 모시고 하는것이다.”


  어느 날 공자가 태묘에 들어가 매사를 물어보니, 혹자가 이를 보고 “누가 공자를 일러 예를 안다고 하는가? 태묘에 들어가 매사를 물어보는구나.”하고 비아냥거렸다. 공자가 이 말을 듣고 “이것이 바로 예이다.”라고 답한다.(『논어』, 「팔일」) 태묘는 노나라 조상의 사당을 말한다. 공자는 젊어서부터 예를 잘 안다고 소문이 났는데 혹자가 이를 계기로 조롱한 것이다. 주자는 공자가 “이것이 바로 예이다.”라고 말씀한 것은 공경과 삼가 함이 지극한 것이 바로 예를 행하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해석한다. 비록 알더라도 또한 묻는 것이 삼가 함이 지극한 것이며, 그 공경함이 이보다 더 큰 것이 없다는 의미이다.


  그런데 전후 문장은 없고, 다만 “태묘에 들어가 매사를 물어보았다.”는 말씀만「향당」이라는 곳에 재차 나온다. 모든 주석가들은 같은 말씀이 중복해서 나왔다고 하여 이를 해석하지 않고 지나친다. 과연 같은 말씀일까? 그냥 쉽게 지나칠 수 있는 말씀일까? 왜냐하면 그 태묘에는 바로 공자가 평소 존경하고 그리워했던 주공(周公)이 모셔져 있기 때문이다. 대종사를 비롯한 삼세제불제성이 모셔져 있는 영묘전과 같은 곳이기 때문이다.


  「향당」에서 나오는‘공자가 태묘에 들어가 매사를 물어보았다’는 말은 스승에게 평소 자신의 모든 것을 일일이 보고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대종사가 「교당 내왕시 주의사항」에서 ‘상시응용주의사항으로 공부하는 중에 어느 때든지 교당에 오고 보면 그 지낸 일을 일일이 문답하는 데 주의하라. ’는 말씀을 공자는 태묘에 가서 주공에게 했던 것은 아닐까! 주공과 공자 간의 신맥과 법맥이 바로 여기서 이어진다. 어쩌면 공자가 위대한 인류의 스승이 되었던 것은 이처럼 언제나 마음속에 스승을 모시고 살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정산종사는 시자에게 일상의 일 외에는 먼저 자신에게 말하고 처리하라 당부하며, “내가 알고 있어야 기운이 상통하여 그 일이 잘 되어 가나니라.”고 말씀한다. 스승에게 일일이 문답하는 가운데 스승과 한 기운으로 연해져, 자신의 작은 그릇을 벗어나 스승의 큰 경륜을 따라 큰일을 해나갈 수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스승을 안 모시면 아무리 날고 긴다는 인물일지라도 저열한 인물이 된다고 하셨다. 이는 공부와 사업에서 모두 마찬가지이다.


  대산종사는 지자본위(智者本位)를 설명하시며, “진정으로 내 마음에 스승이 있는가를 깊이 생각하여 보라. 나의 모든 것을 직접 고백할 스승이 없다면 그 사람은 일생의 불행이며 영생을 통하여 불행한 사람이다. 사람은 백 살이 되더라도 스승이 있어야 한다. 스승을 모실때에도 한 분만 모시지 말고 되도록 많이 모셔야 한다. 스승이 없을 때에는 스승을 구하여 항상 모시고 배우며 살아야 한다. 우리가 스승을 모시고 배우지 않을 때 어둠과 퇴보와 차별이 기다리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고 당부한다.


  사람은 백 살이 되더라도 스승이 있어야 한다는 말씀이 가슴에 남는다. 대산종사는 실제로 16세에 출가하여 그저 16세시 대종사님을 모시고 살던 16세의 소자(小子)요, 소제(小弟), 소동(小童)이라는 생각만 가지고 살지 무엇을 했다는 생각이 하나도 없이 생을 살았다. 그래서 그는 위대한 스승이 되었고, 우리는 그를 마음속에 모시며 다짐한다.


  “큰 스승을 모시고 영원한 소자(小子)요, 소제(小弟)요, 소동(小童)으로”

Atachment
첨부 '1'
  • 박 교무의 유림산책.jpg,

  1. [1104호]  wonglish | 대종경 서품 제15장中

    권상은 교도(영등포교당)

    “오늘에 있어서 아직 증명하지 못할 나의 말일지라도 허무하다 생각하지 말고, 모든 도에 의하여 차차 지내가면 /멀지 않은 장래에 가히 그 실지를 보게 되리라” “Do not be discouraged that my ...
    Date2018.11.13 Category연재 Views4
    Read More
  2. [1103호]  행복의조건 | 194. 경계에 반응하는 태도

    글.그림 이수현

    Date2018.11.13 Category만평 Views2
    Read More
  3. [1103호]  도문(道門)의 마스터키(Master key)

    박교무의 ‘유림산책’儒林散策 (27) | 박세웅(성호) 교무(원광대학교 마음인문학연구소 HK교수)

    어릴 적 우리 집에는 서로 다른 6가구가 모여 살았다. 누군가 혹 열쇠를 안에 넣고 방문을 잠그거나 열쇠를 잃어버리는 상황이 생기면, 그들은 어머니를 찾아왔다. 어머니는 그 집의 주인으로서 6가구의 모든 방문을...
    Date2018.11.08 Category연재 Views9
    Read More
  4. [1103호]  묵상심고의 방법

    길튼교무의 정전산책 (126) ㅣ 방길튼 교무(나주교당)

    『정전』「심고와 기도」의 장에 ‘심고와 기도’의 종류가 제시되어 있습니다. 하나는 묵상심고이고 또 하나는 실지기도와 설명기도입니다. 심고와 기도에 있어서 “상대처가 있는 경우에는 묵상 심...
    Date2018.10.29 Category연재 Views34
    Read More
  5. [1103호]  wonglish | 대종경 서품 제13장中

    권상은 교도(영등포교당)

    “마음이 한 번 전일하여 조금도 사가 없게 되면 곧 천지로 더불어 그 덕을 합하여 모든 일이 다 그 마음을 따라 성공이 될 것이니” “If your mind is concentrated and completely devoid of self...
    Date2018.10.23 Category연재 Views11
    Read More
  6. [1102호]  행복의조건 | 193. 두 개의 눈

    글.그림 이수현

    Date2018.10.23 Category만평 Views5
    Read More
  7. [1102호]  어쩌면 후천시대는 오는게 아니라 만들어야 하는 시대인지도 모르겠다

    사진으로 만나는 한국 토착 사상 기행 - 23 | 천지은 교도 (원불교출판사 편집장, 남중교당)

    화창한 가을날 일부 김항의 묘소에 다녀왔다. 1898년 73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난 일부는 충남 논산시 양촌면 남산리 산 41-1에 전형적인 유학자의 무덤 양식으로 자리를 잡았다. 묘 입구에는 현재 후손이 살고 있다...
    Date2018.10.23 Category연재 Views5
    Read More
  8. [1102호]  세월이주는가장큰선물, 공감과용서

    「고마워요, 유행가」 ㅣ 조휴정(수현, 강남교당) KBS1 라디오 ‘박종훈의 경제쇼’연출

    김종찬 ‘당신도 울고 있네요’ 가을은 울기도 좋은 계절입니다. 원래도 눈물이 많긴 했지만, 가을에는 더 자주, 시도 때도 없이 눈물이 납니다. 뉴스를 보다가도 눈물이 나고 아장아장 걷는 귀여운 아기를...
    Date2018.10.23 Category연재 Views8
    Read More
  9. [1102호]  신간 | ‘설화, 욕망을 품다’

    이경식(혜화) 교도의 신간

    신실한 신앙인이자, 문학도인 이경식(혜화) 교도가 신간 『설화, 욕망을 품다』를 출간했다. 민속과 문학의 접점에서 구비문학을 발견하고 오랜 세월 설화를 연구한 이 교도는 결과물로 용 설화를 다룬『미르』에 이...
    Date2018.10.23 Views5
    Read More
  10. [1102호]  배움의 네 단계

    내 생애 처음 만나는 명상(41) ㅣ 박대성 교무(본지 편집장, 길용선원 지도교무)

    우리가 무엇(그것이 학습을 통한 지식이든, 명상을 통한 지혜이든)을 배우기 위해서 거쳐야하는 네 가지의 단계가 있습니다. 그것을 ‘의식의 네 단계’라고 부르기로 하겠습니다. 그 중에 첫번째 단계는 ...
    Date2018.10.23 Category연재 Views4
    Read More
  11. [1102호]  wonglish | 대종경 서품 9장中

    권상은 교도(영등포교당)

    “그대들은 자타의 관념을 초월하고 오직 공중을 위하는 본의로만 부지런히 힘쓴다면 일은 자연 바른 대로 해결되리라” “If you transcend the conception of self and others and diligently work...
    Date2018.10.18 Category연재 Views18
    Read More
  12. [1101호]  신간 | 이용제 교무의 전통매듭수첩

    매듭이란 끈을 사용해서 엮고 맺고 조이는 방법으로 여러 가지 모양을 만드는 수법이나 그 만들어진 형태를 말한다. 최초의 매듭은 선사시대 사람들이 식물의 줄기나 나무껍질, 동물의 가죽, 털 등을 도구에 묶거나 ...
    Date2018.10.08 Views33
    Read More
  13. [1101호]  행복의조건 | 192. 꽃가루(화분)

    글.그림 이수현

    Date2018.10.08 Category만평 Views12
    Read More
  14. [1101호]  가을 하늘에서 온 메시지

    박교무의 ‘유림산책’儒林散策 (26) | 박세웅(성호) 교무(원광대학교 마음인문학연구소 HK교수)

    요즘 가을 하늘이 참 좋다. 높고 푸름이 절정을 이루어서 그 동안 미세먼지로 고통 받았던 일상들이 치유되는 기분이다. 가을은 베란다에 들어오는 햇살을 등 뒤로 하고 좋은 책 한권을 읽는 여유로도 좋고, 선선한 ...
    Date2018.10.08 Category연재 Views10
    Read More
  15. [1101호]  좌선과 그 공덕

    길튼교무의 정전산책 (125) ㅣ 방길튼 교무(나주교당)

    좌선은 마음에 있어 망념을 쉬고 진성(진여의 본성)을 나타내는 공부이며, 몸에 있어 화기를 내리게 하고 청정한 수기를 오르게 하는 방법입니다. 망념은 눈앞의 경계에 끌려 다니는 잡념 상태라면 진성(眞性)은 단...
    Date2018.10.08 Category연재 Views11
    Read More
  16. [1101호]  wonglish | 대종경 서품 4장(개교표어)

    권상은 교도(영등포교당)

    “물질이 개벽(開闢)되니 정신을 개벽하자” “With this Great Opening of matter, let there be a Great Opening of spirit” * Great Opening : 개벽(開闢) 크게 열린다는 뜻입니다. ‘...
    Date2018.10.04 Category연재 Views12
    Read More
  17. [1100호]  신간 | 김효신 교도의『장자 - 내편』

    커뮤니케이션을 전공한 김정탁(법명 효신, 원남교당) 성균관대학교 교수가 새로운 시각으로 재해석한 「장자 - 내편」을 출간했다. 이 책을 통해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소통의 사상가인 장자를 만날 수 있다. 동...
    Date2018.10.01 Views12
    Read More
  18. [1100호]  행복의조건 | 191. 나의 범위

    글.그림 이수현

    Date2018.10.01 Category만평 Views8
    Read More
  19. [1100호]  “왜 일부는 정역을 만들고 전하려고 했을까?”

    사진으로 만나는 한국 토착 사상 기행 - 22 | 천지은 교도 (원불교출판사 편집장, 남중교당)

    ‘주역’은 공자가 가죽끈이 세번이나 끊어질 정도로 읽었다는 동양고전의 으뜸이다. 세종대왕이 훈민정음을 만든 원리가 ‘역’의 음양오행에 따른 것이라는 게 1940년에 발견된 해례본에 설명...
    Date2018.10.01 Category연재 Views8
    Read More
  20. [1100호]  초라하면 초라한 대로 찌질하면 찌질한대로 소중한 내 식구

    「고마워요, 시네마」 ㅣ 조휴정(수현, 강남교당) KBS1 라디오 ‘박종훈의 경제쇼’연출

    ‘고령화 가족’ 곧 추석입니다. 언젠가 저희 방송에 출연했던 외국인이 ‘명절을 이렇게 싫어하는 나라는 처음 봤다’고 할 만큼 벌써부터 ‘남자는 남자대로 여자는 여자대로 스트레스 ...
    Date2018.10.01 Category연재 Views13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148 Next
/ 148

로그인

회원가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