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 1107호
2018.11.18

지난 호 보기

구독하기
최신호 주요기사
최근 많이 본 기사
 
연재

「고마워요, 유행가」 ㅣ 조휴정(수현, 강남교당) KBS1 라디오 ‘박종훈의 경제쇼’연출

낯선 여행길에서 듣는 짜릿한 올드 팝

by 관리자 posted Nov 27, 2018
Extra Form

이글스(Eagles) 호텔 캘리포니아(Hotel California)

 

유행가.jpg

 

  가을엔 여행을 떠나야죠. 모르는 여자만 아름다운 게 아니라 낯선 곳 어디라도 다 아름다운 게 가을이니까요. 멀리 갈 필요도 없습니다. 자가용 없이 산지 6개월, 저는 요즘 서울을 여행하는 중입니다.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에서만 50년 넘게 살았는데 젊어서는 소중함을 몰라서, 나이 들어서는 자동차 창밖이 허락하는 풍경만 봐오다가 뚜벅이가 되고서야 서울의 곳곳을 종합적으로 느끼고 있습니다.


  참 많이 변했더군요. 정말 넓더군요. 물론 아쉬운 점도 많이 보였습니다. 획일적인 건물, 단순하고 우울한 도시의 색감, 과도하게 큰 간판이 특히 거슬렸습니다. 자연이야 우리가 유럽에 뒤질게 뭐있습니까. 외국인들이 한결 같이 감탄하는 한강과 그 멋진 산들이 조화로운 이 서울을 이렇게밖에 가꾸지 못한 우리의 책임을 통감합니다. 그런데 가을엔 이런 아쉬움조차 거의 다 사라집니다. 비현실적으로 아름다운 가을하늘과 화려한 단풍, 가을 특유의 쌉싸름하고 청량한 공기가 모든 단점을 가리고도 남으니까요.


  그래서 가을엔 어디든 떠나야합니다. 낯선 곳에서 ‘Hotel California(1976, Eagles)’를 들을 수 있다면 그 여행은 바로 영화가 되는 거죠.


  ‘Hotel California’, 전주만 들어도 살짝 소름이 돋을 만큼 섹시하고 드라마틱한 올드팝입니다. 선곡할 때마다 실패가 없는 곡이죠. 저는 가사에 목숨 거는 스타일이지만 영어 울렁증이 있어서 여기에 올리는 건 생략합니다. 우리가, 뭐, 가사를 알아서 팝송을 좋아하나요. 게다가 이 곡은 진짜 좀 난해합니다. 그렇지만 여행과 관련이 있습니다. 어두운 사막 위 고속도로를 달리다가 우연하게 들른 ‘Hotel California’. 이곳이 천국이냐 지옥이냐 잠시 생각했고 이곳은 포근하고 끝내주는 곳이다 뭐 그런 내용인데요. 미국문화를 몰라도, 어두운 사막 위 고속도로를 생전 달려본 적이 없어도 이 노래를 들으면 어렴풋이 어떤 분위기일지 와닿습니다.


  우리 세대는 사실, 팝송을 더 많이 듣고 자랐죠. 엘비스 프레슬리(Elvis Preseley) 비지스( Bee Gees), 아바(ABBA), 스콜피온스(Scorpions), 엘튼 존(Elton John), 퀸(Queen), 올리비아 뉴튼존(Olivia Newton John), 산타나(Santana), 앤 머레이(Anne Muray), 카팬터스(Carpenters), 비틀즈(Beatles)...


  일일이 다 쓸 수 없을 만큼 귀에 익은 올드팝은 지금도 제 정서의 7할을 차지합니다. 우열을 가릴 수 없을 만큼 많은 올드팝을 좋아했지만 지금은 ‘Hotel California’를 들을 때입니다. 특히 이 곡은 라이브버전을 꼭 추천합니다. 전주만 2분이 넘는데요, 그 부분이 아주 사람 심장을 쫄깃하게 합니다. 기타 선율이 뚝뚝뚝 끊기듯 시작하는데 이때부터 서서히 감동의 열기가 차오르죠.


  녹음 본에는 없는 묵직한 타악기에 얹어져 그 유명한 기타 전주가 시작되면 수많은 관중들의 환호가 쏟아지는데요, 그 순간엔 나도 그 현장에 있는 것처럼 머리끝까지 짜릿해집니다. 수백 번도 더 들었을 ‘Hotel California’를 브라질 아파네마 해변에서 무명가수 연주로 들었던 추억도 잊을 수 없습니다. Eagles는 남성적 매력이 차고 넘치는 밴드지만 잔잔한 데스페라도(Desperado)를 비롯해 테이킷이지(take it easy), 뉴키즈인타운(new kid in town), 린아이즈(Lyin’eyes), 아이캔텔유와이(I can’t tell you why)에서도 충분히 매력적입니다.


  옛날 것이 다 좋았다고 말하는 걸 경계해야하는 나이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팝송은 올드팝입니다. 가을은 이렇게 골고루 멋을 좀 부려도 좋은 계절입니다. 선글라스는 가을 햇살에 더욱 멋스럽고 커피 향은 가을에 더 부드럽죠. 가죽 자켓도 가을을 위해 탄생했고 칼라 깃을 한껏 올려도 가을엔 용서가 됩니다. 오래전, 종로의 어느 카페에서 비엔나커피 한 잔과 신청곡으로 들었던 올드팝들 그리고 그때 함께 했던 사람들 가을은 사람, 참, 미치게 하네요.


  1. [1106호]  행복의조건 | 197. 신심(신성)

    글.그림 이수현

    Date2018.12.11 Category만평 Views2
    Read More
  2. [1105호]  행복의조건 | 196. 법있는 사랑

    글.그림 이수현

    Date2018.12.04 Category만평 Views39
    Read More
  3. [1105호]  법성(法城)의 성주(城主)

    박교무의 ‘유림산책’儒林散策 (28) | 박세웅(성호) 교무(원광대학교 마음인문학연구소 HK교수)

    최근 안시성전투를 내용으로 한 영화를 보았다. 645년 당 태종 이세민이 직접 이끄는 대군이 고구려 영토인 요동 지역의 안시성을 공격한다. 하지만 안시성의 고구려 병사 및 백성들은 적의 위세에 전혀 동요하지 않...
    Date2018.11.29 Category연재 Views10
    Read More
  4. [1105호]  염불과 자성

    길튼교무의 정전산책 (127) ㅣ 방길튼 교무(나주교당)

    『정전』「염불법의 요지」에서 “대범, 염불이라 함은 천만 가지로 흩어진 정신을 일념으로 만들기 위한 공부법이요, 순역(順逆) 경계에 흔들리는 마음을 안정시키는 공부법”이라 정의하고 있습니다. 그...
    Date2018.11.29 Category연재 Views7
    Read More
  5. [1105호]  wonglish | 대종경 서품 제16장中

    권상은 교도(영등포교당)

    “소수인의 불교를 대중의 불교로, 편벽된 수행을 원만한 수행으로 돌리자는 것이니라” “The Buddhism of the few becomes a Buddhism of the many and this partial practice becomes a well-roun...
    Date2018.11.28 Views7
    Read More
  6. [1104호]  행복의조건 | 195. 내 원리

    글.그림 이수현

    Date2018.11.27 Category만평 Views1
    Read More
  7. [1104호]  우주의 가을시대로 돌아간다 - 원시반본 (原始返本)

    사진으로 만나는 한국 토착 사상 기행 - 24 | 천지은 교도 (원불교출판사 편집장, 남중교당)

    한국토착사상 기행 세 번째 인물로 나는 증산(甑山) 강일순(姜一淳, 1871~1909)을 만났다. 강증산은 전라북도 정읍시 덕천면 연월리 신송마을에서 태어났다. 옛 지명으로는 고부군이다. 어려서부터 비범한 일화가 많...
    Date2018.11.27 Category연재 Views1
    Read More
  8. [1104호]  낯선 여행길에서 듣는 짜릿한 올드 팝

    「고마워요, 유행가」 ㅣ 조휴정(수현, 강남교당) KBS1 라디오 ‘박종훈의 경제쇼’연출

    이글스(Eagles) 호텔 캘리포니아(Hotel California) 가을엔 여행을 떠나야죠. 모르는 여자만 아름다운 게 아니라 낯선 곳 어디라도 다 아름다운 게 가을이니까요. 멀리 갈 필요도 없습니다. 자가용 없이 산지 6개월, ...
    Date2018.11.27 Category연재 Views19
    Read More
  9. [1104호]  wonglish | 대종경 서품 제15장中

    권상은 교도(영등포교당)

    “오늘에 있어서 아직 증명하지 못할 나의 말일지라도 허무하다 생각하지 말고, 모든 도에 의하여 차차 지내가면 /멀지 않은 장래에 가히 그 실지를 보게 되리라” “Do not be discouraged that my ...
    Date2018.11.13 Category연재 Views12
    Read More
  10. [1103호]  행복의조건 | 194. 경계에 반응하는 태도

    글.그림 이수현

    Date2018.11.13 Category만평 Views6
    Read More
  11. [1103호]  도문(道門)의 마스터키(Master key)

    박교무의 ‘유림산책’儒林散策 (27) | 박세웅(성호) 교무(원광대학교 마음인문학연구소 HK교수)

    어릴 적 우리 집에는 서로 다른 6가구가 모여 살았다. 누군가 혹 열쇠를 안에 넣고 방문을 잠그거나 열쇠를 잃어버리는 상황이 생기면, 그들은 어머니를 찾아왔다. 어머니는 그 집의 주인으로서 6가구의 모든 방문을...
    Date2018.11.08 Category연재 Views12
    Read More
  12. [1103호]  묵상심고의 방법

    길튼교무의 정전산책 (126) ㅣ 방길튼 교무(나주교당)

    『정전』「심고와 기도」의 장에 ‘심고와 기도’의 종류가 제시되어 있습니다. 하나는 묵상심고이고 또 하나는 실지기도와 설명기도입니다. 심고와 기도에 있어서 “상대처가 있는 경우에는 묵상 심...
    Date2018.10.29 Category연재 Views37
    Read More
  13. [1103호]  wonglish | 대종경 서품 제13장中

    권상은 교도(영등포교당)

    “마음이 한 번 전일하여 조금도 사가 없게 되면 곧 천지로 더불어 그 덕을 합하여 모든 일이 다 그 마음을 따라 성공이 될 것이니” “If your mind is concentrated and completely devoid of self...
    Date2018.10.23 Category연재 Views14
    Read More
  14. [1102호]  행복의조건 | 193. 두 개의 눈

    글.그림 이수현

    Date2018.10.23 Category만평 Views8
    Read More
  15. [1102호]  어쩌면 후천시대는 오는게 아니라 만들어야 하는 시대인지도 모르겠다

    사진으로 만나는 한국 토착 사상 기행 - 23 | 천지은 교도 (원불교출판사 편집장, 남중교당)

    화창한 가을날 일부 김항의 묘소에 다녀왔다. 1898년 73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난 일부는 충남 논산시 양촌면 남산리 산 41-1에 전형적인 유학자의 무덤 양식으로 자리를 잡았다. 묘 입구에는 현재 후손이 살고 있다...
    Date2018.10.23 Category연재 Views8
    Read More
  16. [1102호]  세월이주는가장큰선물, 공감과용서

    「고마워요, 유행가」 ㅣ 조휴정(수현, 강남교당) KBS1 라디오 ‘박종훈의 경제쇼’연출

    김종찬 ‘당신도 울고 있네요’ 가을은 울기도 좋은 계절입니다. 원래도 눈물이 많긴 했지만, 가을에는 더 자주, 시도 때도 없이 눈물이 납니다. 뉴스를 보다가도 눈물이 나고 아장아장 걷는 귀여운 아기를...
    Date2018.10.23 Category연재 Views11
    Read More
  17. [1102호]  신간 | ‘설화, 욕망을 품다’

    이경식(혜화) 교도의 신간

    신실한 신앙인이자, 문학도인 이경식(혜화) 교도가 신간 『설화, 욕망을 품다』를 출간했다. 민속과 문학의 접점에서 구비문학을 발견하고 오랜 세월 설화를 연구한 이 교도는 결과물로 용 설화를 다룬『미르』에 이...
    Date2018.10.23 Views8
    Read More
  18. [1102호]  배움의 네 단계

    내 생애 처음 만나는 명상(41) ㅣ 박대성 교무(본지 편집장, 길용선원 지도교무)

    우리가 무엇(그것이 학습을 통한 지식이든, 명상을 통한 지혜이든)을 배우기 위해서 거쳐야하는 네 가지의 단계가 있습니다. 그것을 ‘의식의 네 단계’라고 부르기로 하겠습니다. 그 중에 첫번째 단계는 ...
    Date2018.10.23 Category연재 Views9
    Read More
  19. [1102호]  wonglish | 대종경 서품 9장中

    권상은 교도(영등포교당)

    “그대들은 자타의 관념을 초월하고 오직 공중을 위하는 본의로만 부지런히 힘쓴다면 일은 자연 바른 대로 해결되리라” “If you transcend the conception of self and others and diligently work...
    Date2018.10.18 Category연재 Views23
    Read More
  20. [1101호]  신간 | 이용제 교무의 전통매듭수첩

    매듭이란 끈을 사용해서 엮고 맺고 조이는 방법으로 여러 가지 모양을 만드는 수법이나 그 만들어진 형태를 말한다. 최초의 매듭은 선사시대 사람들이 식물의 줄기나 나무껍질, 동물의 가죽, 털 등을 도구에 묶거나 ...
    Date2018.10.08 Views48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148 Next
/ 148

로그인

회원가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