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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천개벽시대의 리더

by 관리자 posted Mar 06,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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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제목 박 교무의 ‘유림산책’ 36

학부시절에 <정전> 수행편의 최초법어를 연마하다가 한 가지 의문이 들었다. 석가모니의 초전법륜(初轉法輪)이나 예수의 산상수훈(山上垂訓)과 비슷한 성격을 지닌 최초법어에서 왜 ‘지도인으로서 준비할 요법’을 말씀하셨을까? <원불교교사>에 따르면 대종사는 시국에 대한 감상과 그에 따른 새 세상 건설의 대책을 최초법어로 발표했다고 한다. 어쩌면 대종사는 처음부터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이 회상에 입문한 모든 사람을 자신의 새 세상 건설의 경륜과 포부를 함께 이루어갈 ‘지도자’로 만들기를 염원했던 것은 아닐까? 지도자라면 적어도 이상의 지식을 가지고, 신용을 잃지 말며, 사리를 취하지 말고, 지행을 대조해야 제생의세의 경륜을 충분히 실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전산종법사의 말씀대로 원불교 교화의 정체성을 ‘교화단법’과 ‘상시훈련’이라고 한다면 지도자는 곧 단장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으며, 단장이야말로 후천개벽시대를 이끌어갈 리더라 할 수 있다. 원불교의 교화단 조직에서는 누구나 단원이면서 동시에 단장이 될 의무와 책임이 부여된다.


어느 날 노(魯)나라 임금인 애공(哀公)이 공자에게 “어떻게 하면 백성의 마음까지 복종하게 할 수 있습니까?”라고 묻자 공자는 다음과 같이 답한다. “곧고 올바른 사람을 등용해서 곧지 않은 사람들 위에 놓으면 백성은 마음까지 복종하지만, 곧지 않은 사람을 등용해서 곧은 사람 위에 놓으면 백성이 진심으로 복종하지 않습니다.”(<논어>‘위정’: 哀公 問曰, 何爲則民服■ 孔子 對曰, 擧直諸枉則民服, 擧枉 諸直則民不服.)


어느 조직에서나 그 성공여부는 사람에 있다. 대종사가 회상 창립의 표준 제자를 내정할 때도 사십여 명 중에서 특히 진실하고 신심 굳은 아홉 사람을 뽑았으며, 제자들의 마음공부 실적을 조사하기 위해 만든 성계명시독(誠誡明示讀)에서는 10일 동안 지낸 마음을 조사해 그 신성(信誠) 진퇴를 대조하게 했다. 이는 대종사가 무엇보다 신성을 중시했음을 의미한다.


곧고 올바른 사람을 좋아하는 것은 인지상정(人之常情)이지만 그 사람이 아니면 그 사람을 모르기 때문인지 곧고 올바른 사람을 알아보고 마땅한 자리에 세우기란 쉽지 않다. 그래서 정산종사는 진정한 지도인을 만나는 날이 특별한 길일이라고까지 말씀하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교화단 조직에서는 곧고 올바른 사람을 어디서 따로 찾아 등용하는 것이 아니라 조직 내에서 훈련을 통해 지도자를 양성하는 것이 특징이다. 전산종법사는 ‘상시훈련 체제’라는 것을 천명했다. 상시훈련 체제란 단법으로 교화단을 구성하고 단장을 선출해서 상시훈련을 하다가 단장훈련을 시키고, 단별로 정기훈련을 나게 하며, 각자는 일상에서 상시훈련을 해나가는 것을 말한다. 이것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현재의 교화단이 반드시 훈련중심의 조직이 돼야 한다. 대종사도 십인 일단(十人一團)의 단 조직방법을 제정하고 이 법은 오직 한 스승의 가르침으로 ‘모든 사람을 고루 훈련할 빠른 방법’이라고 말씀한다.


후천개벽시대의 리더가 갖춰야 할 모습은 이밖에도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신성에 바탕한 주법에 대한 순응이다. 정산종사는 현재의 우리가 구인 당시 같은 정신통일은 기대하기 어렵다 하더라도 대중의 정신이 지도인의 정신에 이탈되지는 않아야 한다고 강조하며, 자주 지도를 청하고 그 지도에 잘 순응하라고 당부한다. 지도인의 말씀이 서지 아니하면 그 단체는 어지러워진다. 대종사의 법통과 종통을 이은 주법의 말씀이 바로 서지 않는다면 원불교의 미래는 또 어디서 찾을 것인가? 원불교를 창립한 대종사와 선진들은 우리에게 말씀한다.
“후천개벽시대의 리더는 우리가 아니라 바로 너희들이다.”


 

박세웅(성호) HK교수 / 원광대 마음인문학연구소

[포맷변환]박세웅 교수.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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