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차 부실의 근원은 바로 탐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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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차 부실의 근원은 바로 탐진치
  • 한울안
  • 승인 2001.03.28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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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차, 질책과 동정을 넘어


동아일보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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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광일 교수

한양대학교 산업공학과
중곡교당 부회장

경인 고속도로를 막고 데모를 벌이고 있는 대우 자동차의 해고 근로자와 가족을 보면서 가슴 답답함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오죽 답답하면 고속도로에서 죽음을 무릅쓰고 데모를 하겠느냐, 내가 그런 입장이 되어도 별수 없었을 것”이라는 동정론과 “아무리 답답해도 고속도로를 점거하고 일반인의 통행을 막은 것은 너무하지 않았느냐”는 질책론이 같이 한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대우차 문제는 GM에 매각할 수밖에 대안이 없다고 팔짱을 끼고 바라보는 당국에 대한 국민의 시각은 더욱 매섭다. 대우차 문제가 발생한 시점에서부터 당국의 태도는 국민의 비난을 받아 마땅하다. 매각하겠다고 국제 입찰을 붙여 놓고 포드차 하나만을 선정했다가 무산되는 바람에 완전히 대우차 매각을 그르친 일을 제외하고도 그 동안 대우차를 매각한답시고 해온 행태는 시세말로 땜방식 처방에 그쳐왔기 때문이다. 대종사님이 말씀하여 주신 「정전 제8장 참회문」의 계문에서 나타나는 것과 같이 대우차 문제가 발생한 근원적 문제에 접근하지 못하고 임기응변식의 소극적 대처에 급급했던 것이다.
대우자동차 부실의 근원적 잘못은 무엇인가? 그것은 말할 것도 없이 탐진치 바로 그것이었다. 기업의 계속되는 적자 속에서도 노사 분규를 통해서 임금을 올리려고 했던 지난날의 대우 종업원들의 탐심, 그리고 고속도로를 점거하고 벌이는 분노의 진심, 그리고 계속되는 적자를 분식결산이라는 이름으로 사태의 심각성을 오도했던 우(치심)가 만들어낸 합작품이라는 것이다.
기업에는 생존 부등식이라는 것이 있다. 제품의 원가 < 제품의 판매가격 < 제품의 가치를 나타내는 부등식이다. 즉, 제품의 원가보다는 제품의 가격이 높아야 한다. 그래야 기업은 적자를 보지 않는다. 그런데 종업원들이 그들의 생산성보다 더 많은 임금을 요구하면(탐심) 결과적으로 기업은 도산을 면할 수 없는 것이다.
또한 여기서 종업원의 생존 부등식이 나오게 되는 것이다. 즉, 가계비 < 임금 < 생산성을 나타내는 부등식이다. 물론 임금은 가계비보다 높아야 한다. 그러나 임금이 생산성 보다 높으면 기업이 펑크가 나게 되어 있는 것이다.
종업원은 자기의 생산성 범위에서 임금을 요구 해야 한다. 그리고 분노를 억제하고 투명한 경영 속에서 사태의 심각성을 공유하면서 노사가 협력하여 문제해결에 원류관리로 접근하는 것이다.
여기서 우리는 대우차의 문제해결에 대한 탐진치를 전부 제거한 상태에서 사참과 이참을 통한 원류관리적 측면의 대응을 제안하는 것이다. 제품의 원가를 제품의 판매가 보다 낮추는 저원가 실현의 문제, 제품의 가치를 제품의 판매가 보다 높이는 가치경영의 문제, 임금보다 본인의 생산성을 높이는 종업원의 생산성 문제 그리고 가계비를 임금 보다 낮추는 가계비 절약의 문제 등 선진 자동차 기업의 원류관리의 개념을 대우차 경영에 토착화시켜야 하겠다. 모든 것을 제로 베이스로 돌리고 기업의 생존 부등식과 종업원의 생존 부등식을 검토해야 한다.
또다시 찬물 몇 사발을 끊는 물에 부어서 사태를 해결하려 하지 말고 불길을 근원적으로 잡는 원류관리를 시도해야 한다. 쉬운 길이 자칫하면 스스로 함정을 파는 결과를 초래할지도 모른다는 경각심이 필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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