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산종사 수필법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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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산종사 수필법설
  • 한울안
  • 승인 2001.03.27 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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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 간음(姦淫)을 말며 ④ 술을 마시지 말며


정산 송규종사 1900-1962


간음을 말며

「간음이라 하였으되 이 계문을 범하는 형상과 그 부당한 이유를 우리의 상식으로도 능히 판단할 수 있나니, 간단히 말하자면 남녀를 물론하고 정식으로 결혼한 부부가 아닌 사이에 유부녀를 간통하는 것을 이름인 바 이 세상 모든 사람 가운데 제일 하격(下格)인 사람이 범하는 것이니라. 도학을 배우지 아니한 자도 이 계문을 범하고 보면 사람은 사람이되 사람으로 취급받지 못하거늘 어찌 수도인이 이 마음을 낼 것인가. 이생에도 그러하고 내생의 과보를 짐작해 보더라도 사람으로 태어나면 화류계에 태어나고 축생보나 수라보를 받게 되면 비둘기나 오리와 같은 음탕한 생물이 될 것이라, 이러한 까닭에 재래 불교에서는 결혼을 절대 금하였고, 기독교에서는 남녀간에 미색(美色)을 보고 마음만 동하여도 범계(犯戒)로 보았으나, 본회에서는 다만 정식 결혼을 한 부부가 아닌 사이에 관계하는 것을 범계(犯戒)로 보나니라.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비록 이 간음계를 범하지 않는다 할지라도 심계(心戒)에서 조차 범하지 않도록 노력할지니라.」

술을 마시지 말며

「세상 사람들이 “주자(酒者)는 백약지왕(百藥之王)이라.”하여 사회에서 교제하는데 제일 가는 호물(好物)로 여기거늘 그런데 왜 마시지 말라고 하였는가.
이는 일반 사회인에게 마시지 말라는 말이 아니요, 본회 회원으로서 보통급에 가입하여 십계(十戒)를 받은 사람에 한하여 말씀하신 것이라, 이 술을 마시지 않으면 살 수 없는 것이라면 말할 것도 없으나 꼭 마시지 않아도 살 수 있지 않는가. 또한 이것을 마신다고 할 때 한 잔 두 잔만 마시고 그만 두면 좋으련만 술은 술을 청하여 한 두 잔으로부터 한 되 두 되로 마시게 되는 것이 일반의 일이니라.
이 계문 범과의 해점(害点)으로는 ① 금전과 시간을 소모하고 ② 신용이 타락되며 ③ 육신에 병이 생기고 ④ 정신이 어지럽게 되며 ⑤ 가정의 화목을 깨뜨리게 되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사실이니라. 그런데 비공부인들은 시간이 없어서 공부를 못하고 금전이 없어서 사업을 못한다고 하면서 많은 금전과 시간을 써서 가치 없는 일을 하여 신용을 잃고 가정의 평화를 부수며, 소위 수도인으로서 정신 흐리는 일을 하랴. 술의 계문을 범함으로써 내생에는 실진자(失眞者)까지 되고 그 맛에 취하여 분항의 구더기가 될 수도 있나니 그러므로 부득이 연고라 한다면 ① 신병(身病)이 있어서 술을 약용으로 사용할 때이요, ② 외인(外人)과 불가피하게 술로써 교제할 때이며, ③ 식사를 거르고 어쩔 수 없이 기한(飢寒)을 면하고자 할 때 등은 과하게 마시지 않으면 범계가 되지 않나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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