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품이 있는 곳에 풍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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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품이 있는 곳에 풍요가 있다.
  • 전재만
  • 승인 2001.05.26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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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광일 교수" 한양대 교수


미국 사업가 데니스 티토는 4월28일 소유즈·TM32 우주선에 탑승, 1주일간 우주 여행길에 올랐다. 인류 최초 우주 여행을 한다는 것만으로 전 언론이 대서 특필됐지만 우주여행을 위해 2천만불(260억원)을 지불했다는 사실은 우리를 당혹하게 한다.
전 세계 인구 60억 명 중 약12억 명이 하루 1달러도 채 안 되는 돈으로 살아야하는 절대빈
곤과 해마다 어린이 1천만명이 만5세도 안돼 대부분 예방 가능한 질병으로 죽는다. 에티오
피아, 부룬디, 시에라리온과 같은 세계 최빈국들은 연간 1인당 평균소득이 130달러 이하인
데 반해 미국은 7일 여행에 2천만불씩 쓰는 데도 나라가 망하지 않는 것은 과연 인과 응보
라는 것이 있는지, 강한 회의가 느껴지는 대목이다. 이러한 미국의 저력이 어디서 오는지에
확실한 해답을 제공하는 것이 바로 잠실 야구 개막 전에서 보여준 시구 장면이었다.
4월5일 프로야구 잠실 개막 전에는 미국에 입양된 장애아 애덤 킹(9세. 한국명 오인호)군이
초청돼 시구했다. 킹은 마운드를 향해 힘껏 공을 던졌다. 중증 장애인 킹이 던진 공은 경기
장에 초청된 2백명의 장애인에게 희망을 주면서 미국의 저력이 어디에 있는지 확실하게 보
여준 반면 우리를 부끄럽게 하는 장면이었다. 왜냐면 킹 뒤에는 친자식을 세 명이나 두고도
전 세계 장애 아동을 입양해 키우는 미국인 찰스 로버트 킹(48세. 컴퓨터 엔지니어)과 도나
(48)부부의 ‘베품의 삶’이 있기 때문이다. 애덤 킹 은 선천적으로 뼈가 굳고 다리가 썩는
희귀 질병에 양 손 손가락이 붙은 채 태어난 중증 장애아다. 태어나 한국 부모에게서 버림
받고 아동보호기관에 넘겨진 킹은 이들에게 입양돼 갖은 보살핌으로 오늘의 애덤 킹이 됐
다.
찰스 로버트 킹은 1984년, 신경장애를 앓고 있는 사라(17)를 인도에서 처음 입양했다. 입양
아 가운데 애덤을 포함해 데이비드(14), 레베카(11), 피터(8)는 한국 출신이다. 찰스 로버트
킹 부부와 같은 베품이 있기에 마르지 않는 샘처럼 풍요가 넘치고, 세계 경제의 중심으로
영원 불멸할 것 같은 미국의 저력이 유지되는 것이다.
우주여행에 천문학적인 돈을 쓰는 미국인이 몰지각한 것같지만 실제로는 소수에 불과하고
대부분 미국인은 조용하게 그러나 진지하게 로버트 킹 같은 베품의 삶을 살고 있는 것이다.
호리도 틀림없이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나는 인과의 이치를 다시 한번 깨닫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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