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원 건축문화 태동을 위해
상태바
일원 건축문화 태동을 위해
  • 한울안신문
  • 승인 2001.06.07 07: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박도정(찬정)"강동교당"(주)그룹.원 대표이사



작금에 이르러 원불교의 정체성 확립의 노력이 각 분야에서 활발히 논의되고 있는 것 같다.
정체성이란 독자성, 차별성, 개별성 등으로도 볼 수 있으나, 그것은 차별이나 구분만이 아니라 오히려 그를 통한 공동성의 발견과 함께 그 풍부함의 맛을 깨달을 때 참다운 의미가 있을 것이다. 다름을 앎으로서 오히려 공유됨을 알게 되는 것이며, 다름을 진정으로 수용할 때 더 큰 하나로 나아가는 이치이다. 우리의 수행도 개별성(나, 다름의 개체)을 통한 공동성으로의 진행과정이 아닌가 한다. 따라서 원불교 문화라는 것도 곧 그 공동성의 발견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우리가 서로 공유하고 공감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건축에는 그 시대의 정신과 삶의 행태가 반영되어 왔고 소 환경으로 인간과 직접적 영향을 주고받아 왔다. 기독교 문화의 독특한 복음주의와 그 전파 방식은 아직 그 획일적 건축 규범을 고수하고 있는 듯하고, 불교도 그 본질적 내용과 규범을 유지하면서 그 관념론적 도식성이나 화려함, 엄격한 형식과 형태는 각 지역적 전통과 융합되어 나타나곤 했다. 종교와 정치, 사회가 일체화된 이슬람 문화는 일상적 생활 종교답게 특별한 형식이 없이 세속적 도시 구조에 순응하고 일상 건축물의 질서에 편승하고 있는 모습이다. 성리학의 태극 미학은 기의 흐름을 중시하는 개념에 맞게 형식보다는 조화를 중시하고 자연과의 결합이나 정서적 감각을 중시하는 소박한 맛을 추구하였다.
과거 종교는 지난 시대의 구법이나 기술, 시대 상황을 바탕으로 하여 오랫동안 유지해온 양태를 지니고 있다. 문화란 단시간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상당한 시간적 경과와 노력을 필요로 한다. 새시대 종교임을 표방하고 있는 원불교는 그 교리나 현시대적 상황에 걸맞는 꾸준한 문화적 정체성 확립이 요청된다. 그러나 원불교 발생의 역사를 볼 때, 어떠한 번역적 모델이나 적응 모델이 없이 그 본질을 이루는 요소 -환경, 기술, 땅, 새로운 이념 등- 들의 상호 관계적 결합을 통한 창조적 단계를 이루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또한, 지금까지는 교법을 건축적 기준에 적용하려는 노력이 있었는지의 여부도 확실치 않은 것 같다. 그러나 원불교의 기본 교리를 바탕하여 건축 계획적 기준의 몇 가지 특징적 요소를 추출해본다.

<교당 건축 프로그램의 공통 분모가 되어야 할 것>

내·외향에 편착되지 않는 내·외 소통의 건축 (통합성, 균형중시)
오브제적 성격이 강한 건물 중심이 아닌 상호 관계를 중시한 건축 (유기성, 조화중시)
개별적이기 보다는 전체적 구성주의 건축 (전체성, 정합성)
수용적이며 다의적 공간 추구 (다기능성, 복합성)
타율적 공부 공간에서 자율적 공간(토론, 문답, 훈련 등)으로 (고효율성, 미래지향성)
영역 확대가 가능한 열린 건축 (수용성, 개방성)
전생태적 하나주의에서 보는 건축 (친환경성)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