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산종사 수필법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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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산종사 수필법설
  • 한울안신문
  • 승인 2001.06.13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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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산 송규 종사 (1900-1962)


(3) 연고 없이 사육(四肉)을 먹지 말며
「사육은 네 발 달린 짐승으로 연고 없이 이러한 짐승을 먹지 말라는 것이니, 연고가 있어서 사육을 먹는 예는 ① 질병 혹은 채독(菜毒)을 제(除)하기 위하여 약용으로 ② 허약한 신체를 보(補)하기 위하여 ③ 손님이 되어 대접을 받을 때 등이니라.
연고 없이 사육을 먹는 예는 구미를 취하기 위하여 먹는 것이니 구미를 취하여 먹는다면 이 사육은 음식에서 제일 가는 물건이기 때문에 한 번 먹으면 자꾸 먹고 싶나니라.
수도인으로서 사육을 먹는다면 ① 수입은 없고 지출만 있게 되어 결국 지출할 돈이 없게 되어 돈 버는데 정신을 빼앗겨 공부를 못 할 것이요 ② 근본 정신인 자비손상(慈悲損傷)이 되나니 사육의 맛을 알고 보면 노루가 뛰어가는 것만을 보아도 고기 생각이 날 것이요, 그러면 살생할 마음이 일어날 것이니라. ③ 축생은 욕정(欲情)으로 된 것이라, 그것이 악살(惡殺)을 당할 때 용기를 품고 죽었을 것이므로 그 고기를 먹고 보면 혹 병이 생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또는 그 기름이 탁하여 정신이 탁해지고 살기가 등등하기 때문에 자비가 소멸될 것이니라. 정신을 수양하는 사람으로서는 차마 못 먹을 것이니라.」

(4) 나태(懶怠)하지 말며
「나태라 하는 것은 매사에 하기 싫은 게으른 마음을 이름인 바 즉시 하여야 할 것을 하지 않는 것을 말함이니라. 그래서 매사에 불성공(不成功)을 가져 오나니라.
직업에 나태한 사람은 생활에 곤란할 것이요, 공부에 나태한 사람은 진보가 없을 것이라, 그러므로 육신의 나태는 빈천의 초보(初步)이며, 정신의 나태는 축생의 초보(初步)이니라.
육신 생활에도 정성이 없으면 불성공이어늘 항차 정신 생활에 태만하여서는 악도에 타락함이 분명한 까닭에 이 계문을 주신 것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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