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빼’ 입고 옥토를 일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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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빼’ 입고 옥토를 일군다
  • 한울안신문
  • 승인 2001.07.12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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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대연농활 다녀와서-김현정


비가온다. 예전 같으면 괜히 분위기를 잡고 있을 텐데, 지금 나의 입가에 웃음이 도는 건 왜일까. 바로 농활 때문이리라.
김장 비닐에 목과 팔만 뚫은 엉성한 비옷, 빗물 다 새는 밀짚모자. 빗속을 가르며 트럭을 타고 모내기하러 가는 그 길은 왜 그리도 재밌었는지, 뭐가 재밌다고 그리도 소리를 질렀는지….
서대연 농촌 보은 수련활동. 여름 방학이 길기는 하지만 열흘을 투자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2학년은 집행부라 신입생들을 챙겨야 한다는 맘까지 더해져 부담스러웠던 것도 사실이었다. 그래서 선택했던 꽃무늬 몸빼 바지. 그래! 즐거운 마음으로 시작하자. 모든 것은 맘 먹기 달린 것.
매일 5시30분에 일어나 아침기도하고 서툰 음식 솜씨로 겨우 만든 식사. 그것도 맛있다고 힘찬 공양의 노래와 함께 두 그릇씩 먹어주던 법우들. 집에선 마냥 어린 모습이었던 우리가 자신도 모르게 열심히 땀흘리던 모습. 함께 일군 돌밭이 옥토(?)가 되자 자기 일처럼 좋아하던 모습. 마을분들과 학생들과 어린이들과 함께 했던 시간들을 어떻게 잊을 수 있을까.
묵묵히 일하며 가끔은 엽기적이었던 상대, 연산마을로 시집오겠다던 소빈, 뒤늦게 와준 정호, 너무나 아쉬워하던 도일, 영심이 지영이, 01학번 큰 엄마 정인이, 중간에 먼 제주도로 간 광원이, 마을잔치 분위기를 띄워줬던 홍제, 농활대의 활력소 민기, 은혜의 물줄기를 느꼈다던 기호, 든든한 01기장 현재, 삐∼ 덕규. 이렇게 멋진 01학번들과 생활반장 하느라 애쓴 세진이 성숙함이 느껴졌던 봉규 야무진 소영이. 애 많이 쓴 00학번 동기들과 농활대장님, 은근히 힘 되어 준 세진·인주선배, 서대연을 넘 사랑하는 현미선배, 작업반장 우정 법우님, 길선 법우님. 그리고 평가회 때 와주신 여러 선배님들. 이 모든 분들이 있기에 농활 잘 날 수 있었고 여기서 배운 것들을 활불의 장에서 펼치는 것이 더욱 큰 보람이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사은님의 은혜에 감사하고 보은하는 농활. 걱정 많았던 나의 이번 농활은 정말 후회 없는 최고의 농활이 되었다. 아! 내년 농활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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