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호법 동타원 홍지인 누님께
상태바
대호법 동타원 홍지인 누님께
  • 전재만
  • 승인 2001.11.22 22: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홍정진 " 강남교당


대호법 동타원 홍지인 누님께!
익산 성남리 미륵산의 맑고 푸른 정기를 얻어서, 1927년 (음)3월21일 밝은 첫 울음으로 우리들 곁에 오시었나이다. 그리고 어려운 시대에 오롯한 의지로 뜻을 이루시어 의학박사가 되시었고, 평생을 독신으로 살면서 인술을 베푸시는 본분을 다 하시었나이다.
2001년 9월30일 누님께서는 열심히 기도 올리는 가족과 친지들의 흐느낌을 뒤로한 채 이승을 하직 하셨나이다. 그리고 사흘 뒤 고향 미륵산을 바라볼 수 있는 원불교 영모원의 엄숙한 유택으로, 저희들 슬픔을 아시는지 모르시는지 자태를 숨기시었나이다.
출생은 기쁨이요 사별은 슬픔이오이다. 생사거래는 변화이고 자연현상이라 합니다. 누님께서는 깨닫고 있었나이까? 그러나 죽음은 가장 슬픈 현실이오이다. 죽는다는 것은 두렵고, 외롭고 쓸쓸하게 정답고 사랑한 가족과 친지들에게 영원한 작별을 하는 것이나이다.
누님께서는 참기 힘든 마지막 통증 속에서도, 청정심을 챙기는 방법을 간절히 애원하셨나이다. 교무님은 마음을 깨끗이 비우는 것이 바로 청정심이라고 하였나이다.
4년 전 어머님과 사별 하시던 날, 또 3년 전 큰 누님을 저승으로 보내시던 의사 누님의 뜨거운 눈물과 통곡을 보았나이다. 이제 의사 누님께서는, 피안의 세계에서 먼저 가신 부모와 큰 누님을 만나실 것인지요?
뒤돌아보면 생활하시는 동안에 누님 자신을 위한 소비에는 너무도 인색하시었고, 때때로 어리석은 동생은 누님의 검소함을 불평하였나이다. 그러나 이제 우리 가족들은 누님께서 모든 재산을 공익사업에 헌공하신 것을 자랑하고 있나이다.

사랑한 의사 누님이시어!
참기 힘든 통증을 호소하시던 누님께 동생은 아무것도 할 수 없었고, 피골이 상접한 누님의 팔과 몸을 마사지하면서 하룻밤을 꼬박 지켜본 허약한 저는 다음날 종일 누님 곁을 떠났었나이다. 겨우 하루 밤샘을 한 동생에게 누님께서는 미소하시면서 쉬도록 손짓하였나이다. 누님의 임종을 보지 못한 슬픈 가슴을 움켜 쥔 동생을 용서하소서. 이미 차거워진 누님의 손을 부여 잡고 저는 “누님 미안합니다. 정말 죄송합니다”라고 소리치며 기도하였나이다. 조용하고 평화스럽게 잠든 누님의 모습을 보면서, 저는 한없이 후회하고 저 자신을 저주 하였나이다. 누님의 고통을 하루 빨리 끝나게 하여 주시기를 심고 올린 저를 헤아려 주시옵소서.

거룩하신 누님이시어!
종법사님을 비롯하여 많은 도반들께서도 누님의 참 열반을 축복하여 주셨나이다. 인연한 교당에서 49재를 정성 드려 올리면서, 누님의 해탈과 명복을 기원 하였나이다. 그러나 날이 갈수록 저희들은 누님의 열반을 슬퍼하고 있나이다. 다만 어리석은 동생은 머지않아 누님 곁으로 갈 수 있다는 생각으로 마음의 요란함을 참고 있나이다.

과묵하시었으나 뜨거운 가슴을 가진 누님이시어!
중음계에서 잠시 쉬신 후 사람의 몸을 받아 성불하시어 성업을 성취하시도록 거듭 축원 기도 올리옵나이다. 의사 누님께서 염원하셨던 대업은 무엇이었나이까? 현세에서 소망하시던 세계 최고의 명의가 되어 최고의 인술을 베풀려한 뜻을, 영생을 통하여 이루시옵소서.

아쉬움을 남기고 가신 누님이시어!
언제 어느 곳에서 어떤 사람으로 왕생하실 것인지 궁금하오며, 아쉬움을 남기고 가시었으나 빨리 잊으려고 날마다 기도하겠나이다. 누님이 걱정하시던 가족과 동생은, 누님의 뜻을 가슴 깊이 새기면서 건전한 삶을 개척하겠나이다.
의사 홍지인 누님, 부디 안녕히 가시옵소서!
2001년 11월17일 종재식

동타원 홍지인 대호법 약력
1928년 5월5일 (음 3월21일) 전북 익산시 낭산면 성남리에서 부친 홍만표 선생과 모친 소법륜화 여사 사이의 2남 2녀중 차녀로 출생
-고려대학교 의대를 졸업, 내과 전문의와 의학박사 학위를 취득
-고려대학교 내과 외래 조교수 역임
-주택공사 본부 의무실장 역임
-영등포 시립병원 내과 과장 18년 역임
-안성의료원 진료부장 6년 역임
-원불교 교단의 최초 호스피스 의원인 익산 원의원에서 1년 4개월 원장 역임
-원기 63년 5월1일 부타원 김인경 교무의 연원으로 서울교당 입교
-원기 74년 동(東)타원이라는 법호 수증
-서울 교당의 주무와 교도 부회장 역임
-열반 전까지 서울교당 예비교무를 양성, 후원하는 보은회장 역임
-투병 중 결단을 내려 평생 근검 절약으로 마련한 정재를 희사 전무출신을 양성하는 교정원 교육부 산하 ‘지인 장학회’ 설립
-원기 86년 9월30일 아침 2시5분에 자택에서 세수 75세로 열반
-원기 86년 10월5일 121회 임시 수위단회에서 정식 법강항마위로 추존, 대호법 법훈 서훈.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