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아름다운 사람 -고봉훈련을 마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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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아름다운 사람 -고봉훈련을 마치고-
  • 한울안신문
  • 승인 2002.08.22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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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광대 원불교학과 3학년 강법진


원광대 원불교학과3


「철커덩! 탁!」 참 묘한 느낌을 주는 문소리다. 그 문안에서 300여명의 아이들이 다양한 배움을 통해 자신을 만들어 가고 있었다. 하지만 방학을 기회로 4개 종교(원불교, 기독교, 천주교, 불교 )가 수련회를 갖게 된다. 어떤 종교에 참여할지는 그들의 신앙심도 있지만 많은 수가 상급학생에 의해 이끌려가거나 봉사자들과 간식을 보고 온다고 한다. 그 중 수가 제일 적은 원불교반 아이들은 참 대단하다. 대부분 원불교에 대해 생소하고 간식이라하여도 늘상 라면뿐인데 꾸준히 나오는 학생들이 많다. 물론 상급 아이들의 권유(?)도 있지만 내가 짧은 시간동안 느낀 것은 ‘아~ 그들에게는 종교 활동이 마음의 안식처이구나!’하는 것이다. 되도록 쉽게 알려주고 그들의 입장에서 충분히 이해하려하지만 불의에 절대 굴복하려하지 않으시는 교무님과 어딜가나 무아봉공(無我奉公)으로 교단의 활력소가 되어주는 서울 대학생연합회 학생들이 있기에 아이들이 매주 찾아와 주는 것 같았다. 특히 이번 훈련은 「하나로 만들어 가자」는 주제아래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왜 우리가 하나이며 어떻게 하나가 될 수 있는가를 스스로에게 물으며 스스로 해결하도록 잘 짜여졌다. 무엇보다 ‘우리 우리 은혜 속에’란 주제가를 율동과 함께 여러 번 부르다보니 훈련하는 그들에게 은혜라는 것에 대해 한번 더 생각하게 되고 평소와는 달리 옆 동지들과 더욱 화하는 걸 볼 수 있었다. 또한 나는 그들을 통해 일반 어린이나 학생훈련에서 쉽게 볼 수 없었던 아름다운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곳의 특성상 상하구별은 물론이고 옆 친구와도 쉽게 정을 주고 마음을 열기 힘든 아이들이다. 하지만 하루가 지나고 이틀이 지나면서 점점 서로 그들끼리 친숙해지고 또 교무님과 봉사자들과도 자신의 솔직담백한 이야기를 하며 함께 어울리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3일째 되는 날은 신리선생님을 모시고 평화캠프를 갖게 되었다. ‘모두 아름다운 사람이다’란 주제로 자기라는 상(相)을 버리고 서로를 신뢰하게 한 다음 자신을 맘껏 내보이게 하였다. 그리고 하나라는 것을 간단한 게임을 통해 느끼게 하였다. 선생님이 워낙 열성적으로 분위기를 이끌어내자 학생들은 상급-하급이라는 개념과 너-나라는 생각을 버리고 둥그렇게 앉아 하나의 우리를 만들게 되었다. 그리고 그들의 마음에서 나오는 말이 너무 순수하여 옆에 있던 우리가 오히려 감사하고 기뻐했던 시간이었다. 체육대회도 우리의 미숙한 준비에도 그들은 열심히 뛰어주었고 성심껏 참여해 모두 즐겁고 유익하게 마무리됐다. 마지막 날 봉공회 교도님들의 도움으로 김밥과 화채 만드는 것을 실습해보았는데 한 학생에게 소감을 물으니 “집에서는 어머니가 해준 것만 먹었는데 내가 만들어보니 이제야 그 감사함을 알 것 같다”고 하는 것이었다. 해제식 때 학생들의 감상담은 울컥 눈물이 나오게 하였다. 몇 번 만나지 않은 아이들이지만 서로 많은 이야기를 나누지 못했지만 그들 마음을 볼 수 있었다. 표현하지 않을 때는 내가 만든 상으로 그들을 보았지만, ‘그들의 솔직하고 순박한 표현과 우리의 열린 마음이 만나면 그냥 모두가 아름다운 사람이구나’하고 느끼게 되는 것 같다. 「철커덩! 탁!」 비록 가슴에 좋지 않은 메아리로 들리지만 그만큼의 고통을 이겨내고 새롭게 변화하여 다같이 소중하고 아름다운 사람임을 알아 다시 나올 때는 밝은 희망을 갖고 살아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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