쏴~~ 처얼썩 쏴~~ 처얼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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쏴~~ 처얼썩 쏴~~ 처얼썩
  • 한울안신문
  • 승인 2002.11.0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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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종 중구교당


10월24일 출발시간 훨씬 전에 가득찬 좌석을 보니 감사함과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이렇게 좋아하시는 것을...’
회원들과 즐거운 시간을 갖으려다가도 ‘놀면 뭐 하냐 그 시간에 봉사하자’. 또 회원간에 밥 한번 먹으려 하다가도 ‘밥 안 먹으면 어때 그 돈으로 00도와주자’ 하신 분들이 아니신가. 이렇게 좋아하시는데 이렇게 즐거워하시는데.. 가슴이 뭉클하였다. 교구에서도 도움 줄 곳이 많기에 늘 마음으로만 감사하고 있었는데...
그동안의 노고를 조금이라도 보답해 드리기 위하여 김덕수 교무님과 회장님을 비롯하여 우리 임원들도 얼마나 기다리던 날인가. 불편함이 없어야 할 텐데. 어떻게 해 드리면 즐거워하실까. 오늘 하루는 봉공도, 가정도, 교당도, 나까지도 자연에 맡기는 날이 되면 좋을 텐데. 각 교당 봉공임원들을 모시는 교구임원의 마음은 조심스럽고 소중한 날이였다.
천천히 차가 움직이자 이야기 소리는 더욱 즐거워졌다. 구불구불 국도로 가는 차창 밖으로 보이는 울긋불긋한 아름다운 단풍산과 들. 높고 푸른 하늘과 어우러져 탄성을 자아내게 하였다. 대자연의 흐름. 계절의 정취. 함께 생활하면서도 잊을 때가 많지 않았던가.
새삼 자연의 소중함과 감사함에 머리 숙이며 마음의 탐 진 치심을 맑은 기운으로 청소하고 순리대로 욕심없이 베풀어 주는 마르지 않는 대자연의 사랑을 닮고 싶어진다. 한계령 정상에서 ‘나 여기 왔노라’고 발도장을 찍고, 멋스러운 바위산들을 잊지 않기 위하여 눈도장을 찍으며 귀를 즐겁게하는 생음악과 함께 하다 보니 어느 덧 양양시내 사거리에 위치한 큰 건물 4층에 자리한 양양교당이 눈에 띄었다. 법당은 깨끗하고 정갈하였으며, 구석구석 김정륜 교무님의 손길이 닿아있었다.
함께 불전 헌배를 하고 김정륜 교무님, 양양교도님들과 큰 인사를 나누었다.
교무님께선 바쁘신 중에도 오늘의 안내를 맡아 주셨다.
아직은 어려운, 교도수도 작은 교당에서 그동안 애쓴 각 교당 봉공회장단들에게 점심을 대접하여 주시겠다는 교무님과 교도님들의 따뜻한 말씀을 거역할 수 없어서 94명의 봉공회 식구들이 너무나 훌륭한 대접을 받았다. 아침에 바다에서 잡은 아주 맛있는 오징어회 무침과 묵. 그리고 김치를 비롯한 갖가지 반찬과 국, 식혜. 정성이 가득 담긴 마음까지.
교구봉공회에서도 헌공금과 양양교당봉공회의 종자돈과 배1상자와 사과 귤. 그리고 생협에서 김 2박스와 함께 은혜마트에서 고른 옷 몇 박스를 정성스레 준비하여 갔다.
쏴~~ 처얼썩, 쏴~~ 처얼썩. 수평선과 하늘이 맞닿은 낙산사 앞바다. 몸과 마음 그리고 눈의 시원함. 어디에 비할 수 있을까?
쏴--하는 파도소리에 업장하나를 떨어뜨리고, 돌아오는 파도소리에 또 업장하나 떨어뜨리고 가슴 시원해지는 소리에 그렇게 원을 한번 해 보았다. 올라오는 파도따라 같이 올라오고 내려가는 파도 쫓아가는 봉공회원들의 즐거운 모습은 동화책 속의 그림 같다.
수평선 끝자락 하늘과 닿는 곳에서 새벽을 가르며 조금씩 조금씩 떠 오르는 밝은 해를 상상하며 우리 봉공회원님들, 모든 교도님들, 종법사님을 비롯한 교무님들의 안녕과 세계적인 원불교, 전 인류의 행복을 빌어보았다.
의상대사가 정진했던 해돋는 모습이 으뜸인 의상대, 관음보살이 살던 절벽위의 동굴 홍련암과 관음보살의 계시를 받고 지었다는 대웅전을 둘러보고 주전골로 향했다.
주전골은 큰 골 가운데 가장 수려한 계곡으로 계곡미와 가을 단풍이 유명한 곳이다. 기암괴석과 폭포가 이어져 있어 풍광이 빼어난 곳. 구비 구비 계곡엔 아직도 많이 남아있는 단풍 그리고 맑은 물.
바닥이 훤히 보이는 맑은 물은 손으로 뜨면 뜨여질까 하는 의심이 들 정도이다.
우리네 마음도 저렇게 맑아 질 수 있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몸과 마음의 탁한 기운을 맑고 청청한 기운으로 바꾸어 가듯이 일원대도 회상에 온통 맡기고 신과 분과 의와 성으로써 불신과 탐욕과 나와 우를 제거한 삼학으로 길들어진, 삼학공부로 생활하는 그런 선종이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양양교당 교도의 식당에서 설악산의 나물 산채비빔밥과 맛있는 동치미, 후식으로 감까지 맛나게 먹고 우리들은 서울로 향했다. 돌아오는 차에서도 마음을 열고 화기애애한 분위기와 즐거운 음악과 함께 심신 단련하는 행복한 시간들이였다. 김밥, 떡, 음료수를 비롯하여 많은 분들께서 스스로 희사를 해 주셔서 정말 감사드린다. 교구에서도 큰 도움이 되었다.
마음 같아서는 몇 곳에 후원을 부탁하여, 사실은 소문을 내어서 후원이 들어오기를 내심 기대했지만 ‘교도님들께 부담주지 말고 조용히 다녀오자’는 회장님의 간곡한 당부로 참석인에게 한 아름 선물 드리지 못한 아쉬움이 남긴 한다.
“봉공회 여러분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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