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리(性理)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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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리(性理)소식
  • 한울안신문
  • 승인 2003.01.02 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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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연순 교도" 대치교당



반갑습니다!
부끄러운 얘기지만 저는 원불교에 들어 온지가 어언 강산이 두 번도 더 변했습니다.
그러나 그 동안 제가 해 온 공부는 그저 ‘생활 속에서 자신의 마음 흐름을 잘 보고 그 마음 활용을 잘하면서 착하게 살고, 바르게 사는 것이 마음공부이며 종교생활이겠지’하는 생각으로만 살아왔습니다.
그런데 금년 1년이 영원히 잊을 수 없는 한 해였습니다. 1월부터 화요선방 교리공부를 시작했습니다. 1년 동안 선방 공부를 하면서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또 많은 것을 체험을 했습니다. 이제야 종교생활에서 또 원불교 교도로서 눈을 뜨게 해 주시고, 쪽집게 과외선생님처럼 교리공부를 가르쳐 주시고, 그 공부를 좌선과 여러 가지 명상을 통해 체험할 수 있게 해 주신 우리 교무님께 감사의 말씀을 올리고 싶습니다.
금년 년초엔가, 교무님께서 저에게 성리가 무엇이냐고 물으셨습니다. 그때 저는 “공부 열심히 해서 다음에 대답해 드릴께요”했습니다. 저는 오늘 그 대답을 하기 위해서 이 자리에 나왔습니다.
성리란, 자성원리(自性原理)이며 우주의 근본이치(根本理致)다. 자성원리 즉 성품의 본래 그 자리를, 세세 생생 각자 습업으로 길들어진 현실 생활 속에서 그 자리에 눈을 뜨고, 또 그 자리를 찾아갈 수 있도록 체험하게 해 주셨습니다.
늘 교무님께서 같은 문에서 와서 같은 문으로 돌아간다는 그 말씀. 또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 하는 그 말씀.
그 자리가 바로 성품자리인 그 자리. 아무 무게도 느끼지 않고 형상도 없는 진리의 그 자리. 우리가 본래 하나인 그 자리.
바로 그 자리를 떠나지 않은 채 인과보응의 이치 따라 자기가 지은 바에 의해서 이 세상에 거듭 새 몸을 받아 오고 가는 그 이치를... 이제야 조금씩 알아가고, 눈 떠가고, 또 조금씩 귀가 열려 가며 교무님 말씀이 조금씩 들리는 이 기쁨!
저는 화요선방에서 공부하기 전과는 전혀 다른 무어라 말로는 형용할 수 없는 행복감을 느낀답니다. 지금까지 원불교를 다니면서 일원상 서원문을 비롯하여 그 모든 것들을 글로만 외워 왔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고, 지금은 그 모든 것이 구구절절 전율을 타고 가슴 속 깊이 전개되며 느껴집니다.
진리는 우리가 마음에 담고 있는 것도 안다고 했습니다.
우리의 과제는 인도정의의 공정한 법칙 아래, 또 주어진 현실생활 속에서 각자 자신이 온전한 정신으로 시비이해(是非利害)를 운전해 가면서 살아가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저는 제가 얼마만큼 운전을 잘하면서 살아가고 있는가 늘 가슴깊이 되돌아 보곤 합니다. 또 한가지 제가 체험한 것은 그토록 교무님께서 ‘참 나’란 누구인가, 그 ‘참 나’가 해결이 되어야 된다고 하신 말씀이 항상 제 머리 속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연마를 해도 내 생각으로는 ‘나는 내 마음이요, 내 마음은 나요, 나는 박연순’이라는 생각 밖에는 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지난 4월 대각개교절 법잔치 교리특강 때 승산 종사님 법문을 열심히 받드는 중에 승산 종사님께서 설법을 하시다가 땡~ 하고 경종을 치시는 것이었습니다. 그때, 내 육신에 있는 귀를 통해서 내 마음이 일심으로 그 경종소리를 따라가다가 그 땡~하는 소리가 끝나는 그 순간!
‘이 내 마음은 텅 빈 그 자리!!
아 ~! 이 자리가 참 ‘나’인 그 자리구나’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화요선방에서 좌선과 여러 가지 명상시간에 이 육신과 이 마음을 허공에 다 놓고 아무 무게도 형상도 느끼지 않았을 때 ‘아! 이게 성품자리구나! 내가 진리와 하나가 되었구나’라고만 생각을 했던 그 자리가 ‘참 나’란 그 자리인줄을 그때야 알게 되었습니다.
이 ‘참 나’를 알고서, 숙세를 통해 습업으로 길들어져 지금까지 ‘나’라고 생각했던 이 ‘나’를 하나씩 놓아가는 공부, 또 성리를 여의지 않고 사는 공부, 우주 만유를 통하여 무시광겁에 은현자재의 조화를 부리는 이 마음을 활용을 잘 하며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다시 한번 해 봅니다. <대치교당 송년 감상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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