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정신행 종사전 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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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정신행 종사전 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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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4.08.12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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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한 획을 그으시고 꿈같이 가신 어머니
어머님 영전에!
어머님의 영전에 마지막 글을 올리는 일이 언젠가는 다가올 엄연한 현실이었건만 언제나 단아하신 건강한 모습에 저의 바람대로 오래오래 사시리라고만 굳게 믿었습니다. 하지만 저희들 모두의 믿음을 뒤로하고 한평생 간직하셨던 깨끗하심 그대로 그렇게 홀연히 가셨습니다. 한 세대를 마감하시고 역사의 한 획을 그으시고는 그렇게 꿈같이 가셨습니다. 어머님 스스로를 위한 작은 욕심보다는 남들을 위한 사없는 큰 욕심으로 사시다가 그렇게 가셨습니다. 낮으로는 어머님 한 몸 아낄줄 모르고 일하시다, 밤으로 겨우 반쪽 얇은 이부자리, 그나마도 새벽같이 일어나시며 그리도 부지런히 사시더니 그렇게 가셨습니다.
일을 시작도 하기전에 여러 궁리에 쓸데없는 낭비를 하기보다는 작은것부터 시작하여 큰것을 만들어 놓으시더니 그렇게 가셨습니다. 남의 탓을, 남의 실수를 불평하기 보다는 당신께서 스스로의 솔선수범으로 뜻있는 사업을 일으키고 키우시더니 그렇게 가셨습니다. 어머님을 위한 입에 단 음식과 값비싼 옷가지들에는 공연한 죄책감을 느끼시고, 여럿이 함께 할 수 있는 음식과 손수지어 입는 옷에 오히려 편안함을 느끼시더니 그렇게 가셨습니다. 어머님의 큰뜻을, 수양심으로 내린 판단을 아무도 몰라줌을 답답해 하시기 보다는 오직 정성으로 많은 사업을 이루시더니 그렇게 가셨습니다. 우리 친 자녀들 만을 품으시기에는 너무 넓은 마음을 이제야 겨우 이해할수 있는데 그렇게 가셨습니다.
돌아보면 어머니의 자비로움이 곳곳에 배어 있습니다. 저희는 그 자비로움의 샘이 언제나 마르지 않고 주변을 포근이 적시도록 모든 노력을 다 할 것이오니 어머니께서도 굽어 살펴 주세요.
남을 위한 큰일 이루시고 돌이켜 후회없는 생을 사시고 미련없이 떠나시는 길에 의연한 마음으로 곧 다시 만날 날을 기약함이 마땅하오나 다만 다시 그모습 그대로, 그인연 그대로 뵈옵기는 기약할 수 없아오니 저희들의 섭섭한 마음은 그리 의연할 수는 없습니다. 이제 겨우 가족들과의 오붓한 시간을 즐기실 줄 알게 되셨는데 떠나시는 어머님을 그리 담담히 보내 드릴 수만은 없습니다. 다만 한가지 정성을 다하여 바라오니 모쪼록 잠시 편히 쉬셨다가 좋은 인연으로 다시 곧 만나기를 간절히 빕니다.
둘쨋딸 강지전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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