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무님을 보내며 - 이도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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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무님을 보내며 - 이도봉
  • 한울안신문
  • 승인 2006.01.05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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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교당
철타원 최강연 교무님!
‘감사생활만 하는 이는 늘 사은의 도움을 받을 것이요, 원망생활만 하는 이는 늘 미물곤충에서도 해독을 입으리라’는 정산종사 법어를 인용하시며, “저는 여의도교당을 감사로 열어가겠습니다”라고 취임인사를 하셨던 것이 바로 엊그제 같은데 벌써 6년이 흘렀다니 참으로 세월의 무상함에 망연자실할 따름입니다.
중앙총부의 주요 핵심기관인 중앙중도훈련원의 그 큰살림을 거의 도맡아 운영하시다가, 재무상태도 별로 보잘 것 없으면서 기대만 커 많은 부담을 갖고 취임하셨을 교감님께 오신 그 날부터 오늘까지 저희는 죄스러운 마음뿐이었습니다.
6년 동안 교감님이 몸소 보여 주신 열정과 강력한 추진력, 수십 명 아니 때로는 수백 명의 기도인 이름을 전부 호명하시면서 들이신 기도의 정성. 어느 누구도 교감님을 따라갈 자는 없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교도 여러분! 아마 아무도 잊지 않으셨을 겁니다. 6년 전 하얀 종이에 불이묘광(不二妙光)이라는 네 글자를 높이 치켜들고 우리의 화합 단결을 역설하셨던 그 모습을. 둘이 아닌 하나 됨을 통해서 현묘한 빛을 발할 수 있다는 대법설로 우리 여의도교당 교도님들의 가슴 가슴에 깊이 각인시켜 주셨습니다. 그렇게 재가와 출가가 하나 되고 그 하나 됨 속에 공부와 사업으로 모범이 될 교당으로 성장시키기 위해 밤낮으로 고생하시다가 이젠 당신 몸마저도 허약해서 휴양을 하신다니, 그 죄송함을 말로 다 할 수가 없습니다.
그렇지만 교감님! 장주가 잠깐 낮잠 속에서 꾼 나비꿈(胡蝶夢)을 통해서 나비와 내가 둘이 아니며 결국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은 둘이 없는 집 즉 무이당(無二堂)이란 깨달음을 얻은 것 처럼 6년 전의 오심도 오늘 가심도 또한 둘이 아닙니다. 오늘 가심은 눈에 보이는 현상계이지만 그 보다 훨씬 더 중한 우리의 정신계 속에는 당신의 열정과 당신의 정성이 고스란히 남아 있어 오히려 날이 갈수록 새록새록 더 커져만 갈 것입니다.
존경하는 철타원 교감님!
이제 이 못난 저희들 때문에 마음 고생하시던 일들일랑 모두 떨쳐버리시고 오직 교화만을 생각하시며 못 주무신 잠 이젠 모두 놓으시고 편히 주무시며, 저희들 모두의 마음 고향인 중앙총부에서 스승님의 훈증 속에 그간에 쌓인 병고 모두 훌훌 털고 쾌차하시어 일체중생을 위해 밝은 가르침 전하여 주실 대법사님으로 되돌아 오시기를 마음 모아 기원합니다.
아울러 세분 교무님들 중에 어느 한 분이라도 남아 계신다면 저희들 마음이 조금은 덜 시리고 덜 아플텐데 모두 함께 가신다니 저희는 마치 망망대해에서 노를 잃어버린 심정입니다. 항상 유머스러운 경상도 사나이의 음성으로 법회를 이끌어 주신 하성래 교무님. 침체돼 있던 청년회를 눈부시게 발전시켰고 서울 원음방송에서 수개월간 ‘이야기 대종경’방송을 음악을 겸한 드라마 형태로 설교를 이끌어 가신 노력은 때론 진부할 수 있는 종교 방송에 한 획을 긋는 획기적인 일임을 들어 그동안의 노고에 높은 찬사를 보냅니다. 또한 언제 봐도 푸근한 미소로 어린 새싹들의 교화에 전력하신 안경효 부교무님. 전혀 고생을 모르고 자랐을 평온하고 유복한 가정의 규수의 모습인데 여러 가지로 유약한 저희 교당에 오셔서 고생 많이 하셨습니다.
오늘 저희들은 교감님과 두 분 교무님을 모두 함께 보내드리지만 교무님들이 보여주신 그 크신 사랑은 저희들 마음속에 영원히 기억 될 것이며 또한 새로 부임하시는 교무님들을 잘 받들어 모시고, 교감님의 불이묘광 정신을 깊이 새겨 하나 된 모습 속에 원불교 여의도교당의 일원이라는 자긍심으로 똘똘 뭉친 대 여의도교당을 만들어 나갈 것을 약속드리며 아쉬운 작별의 말씀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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