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의 위력은 진리에 따르는 것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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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의 위력은 진리에 따르는 것일 뿐
  • 한울안신문
  • 승인 2008.02.13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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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100일 기도로 마음의 힘 얻은 ... 장충교당 김명성 교도



박자가 맞지 않는 목탁소리, 생경하게 들리는 자신의 독경하는 목소리. 잠시 딴 생각이 끼어들기라도 하면 소리, 장단, 박자들이 중심을 잃고 제 멋대로 뛰어다니곤 했다. 차츰 그 소리들에 집중할 무렵, 아니 집중하고 아무 생각이 들지 않을 무렵, 무더운 여름에 시작해 새벽 추운 겨울까지 이어졌던 김명성 교도(장충교당)의 100일 기도가 끝이 났다.




# 정성과 노력만큼


그의 100일 기도는 아이가 진학시험에 합격하기를 기원하기 위해서였다. ‘아이가 외고시험을 준비하는데 나는 아빠로서 무엇을 도와주지! 100일 동안의 기도? 출장이 많아서 어렵겠지만 그래서 더 의미가 있지 않을까. 그래 아이를 위해 한 번 해보자.’ 처음 시작은 그러했다.


어떤 이들은 ‘~해주시고, ~해주시고’ 식의 개인적인 바람을 위한 기도라 얘기 했지만, 그의 기도에는 ‘딸아이가 애 쓰는 만큼, 저희가 정성을 드리는 만큼’ 딱 그 만큼의 결과를 얻기를 바라는 기도가 들어있었다. 거짓된 심고와 기도는 도리어 사은의 위력으로써 죄벌을 받을 수 있다는 생각에 노력은 하지 않고 열매만 얻기를 바라는 욕심은 결코 단 한 번도 낸 적 없었다. 또한 개인적인 바람은 다른 사람의 기회를 뺏는 결과가 된다는 원리에 충실하고 집중했다. 그렇게 그는 100일 동안 자신의 기도가 단순한 소원을 이루는 기도가 아닌 진리의 반응을 느낄 수 있도록 정성 그 자체에 몰두했다.


그리고 “아침 일찍 왠 기도”라고 궁금해 하는 두 아이에게도 “너를 합격시키거나 네가 공부를 잘 하게 만들려는 것이 아니라, 네가 준비하는데 힘이 되어 줄 수 있도록 아빠가 마음으로 정성을 다 한다는 뜻”이라 말했다. 또한 “세상에 보이지 않는 힘이 그 정성에 관심과 마음을 갖고 우리에게 힘을 준다는 믿음”이라 했다. 아직 교당에 내왕하지 않는 두 아이도 그의 뜻을 알고 100일 기도 한 달, 석 달, 해제기도 날에는 다 같이 참석해 그의 기도의식에 따랐다. 그것 또한 고마운 일이라고 그는 말한다.




# 자타력이 만나 큰 깨우침으로


그의 100일 기도, 정확히 155일의 기도는 적은 날이 아니었다. 그랬기에 7월부터 12월까지 출장길에도 마다하지 않고 ‘지극한 원’을 세운 그의 기도는 “아빠 붙었어요”라는 합격소식보다 더 큰 깨우침을 그에게 선사했다. 사심 없는 기도, 마음자리를 보는 기도가 모든 기도의 회향이라는 확신, 그리고 어쩌면 기도를 결심한 순간, 그의 마음에 자리 잡았을 ‘마음의 힘’. 처음 작은 점에서 시작한 이런 느낌들은 기도를 올리면서 점차 어떤 확신을, 그리고 그 작은 느낌들은 무엇이든 할 수 있고 어떤 경계 속에서도 의연하게 인내할 수 있다는 큰 믿음을 가져다 주었다. 기도를 드리고 난 아침 지하철 출근 시간에도 마음은 경쾌하고 진지했으며, 숱하게 스쳐 지나는 많은 사람들 속에서도 미소 지을 수 있었다.


155일 동안 정성 그 자체에 몰두했던 그 이기에 말할 수 있다. 기도는 사무친 마음이 있어 정성을 다한 대서원의 기도이어야 한다는 것, 그리고 기도 끝에 얻는 위력이나 효과는 진리에 따르는 것일 뿐이라는 생각.


김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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