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욕봉사를 다녀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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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욕봉사를 다녀와서
  • 한울안신문
  • 승인 2008.03.19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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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이도연(마포교당)

매주 화요일은 무조건 봉사 가는 날로 정해진 날이지만, 오늘은 너무도 많이 내리는 눈비로 따스한 이불 속에서 일어나기가 무척이나 싫었다.


엊그제 시골에 다녀 온 터라 몸살기도 좀 있었지만 박차고 일어나 대충 준비를 하고 나섰다. 남들은 먼 산에 등산도 가고 일부러 눈 구경도 간다는데 나는 내 손길을 기다리는 할머니들이 눈에 선해, 버스를 2시간 이상 타고 시립 요양원으로 향했다.


시립 요양원 올라가는 길이 오늘 따라 한적하고 이처럼 멋있을까. 온 산천이 눈꽃이 만발했고 가끔 들리는 까치소리는 배가 고파 우는 듯 들렸다.


나 자신이 하고 싶어 하는 봉사지만, 나를 기다리는 할머니들이 아니 계심 나이 들어서 이런 공부를 어디서 하겠는가. 만일, 걱정스러운 마음으로 집에 있었다면 하루 종일 무슨 일로 이처럼 보람 된 하루를 보냈을까. 흰 눈이 뒤덮인 수락산을 어이 보았으며 서로 먼저 손을 잡으려고 하시는 할머니들은 어이 만났겠는가. 이런 복된 일들을 만났을 때 일거 양덕이라 하겠지. 눈을 맞으며 내려오는 오솔길, 시인이라면 아주 좋은 글도 쓸 수 있으련만.


항상 날 좋아하는 할머니, 오늘은 몸이 편안해 보이니 나 자신도 더욱 즐거운 마음으로 열심히 깨끗하게 씻어드렸다.


법신불 사은님 욕심없이 이생에 살고 계시는 노인 부처님들, 가시는 날까지 건강히 계시다가 괴로움 없이 가시도록 염원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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