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정진 대적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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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정진 대적공
  • 한울안신문
  • 승인 2009.02.19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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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안암교당 겨울정기훈련을 다녀와서



내가 원불교를 만나게 된 것은 안암교당의 요가교실을 통해서다. 대학원에 붙은 요가교실 홍보전단을 통해 교당에 찾아갔는데, 평소 원불교에 관심을 가져온 터라 요가를 수련한지 3개월만인 1월 19일에 입교하게 되었다. 입교한지 한 달쯤 지났는데 단장님이 훈련을 가라고 하신다. 그래서 지난 13일부터 15일까지 우이동 봉도수련원으로 훈련을 다녀왔다.


학창시절 MT로 두어 번 우이동에 와본 적은 있지만 이렇게 훈련을 위해 온 것은 처음이었다. 결제식 후 레크리에이션 시간인 ‘즐겁게 하나되기’가 있었다. 입교한지 얼마 되지 않아 대부분이 낯선 얼굴이었지만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금세 편안한 기분이 되었다. 그리고는 바로 염불과 좌선시간, 염불과 좌선을 하는 동안 창밖으로 시원한 물소리가 들려왔고 맑은 공기가 콧속으로 전해졌다. 이러한 느낌들은 자연과 함께 있는 훈련원에서만 느낄 수 있는 특별한 체험이었던 것 같다.


다음날 오전에 좌선과 염불로 아침을 열고 뒤이어 수련원 주변의 낙엽청소를 한 뒤 오후에는 ‘내가 내 마음을 즐겁게 만드는 법’이라는 제목의 특강을 듣게 되었다. 강사님은 정신과 교수로 저명하신 이근후 선생님이셨다. 강의를 들으면서 내가 지금 존재하는 이 곳, 그리고 지금 이 순간을 인식하고 그 순간을 소중히 하라는 말씀이 인상 깊었다. 교당에서나 훈련을 와서나 끊임없이 좌선과 염불 그리고 헌배를 하면서 궁극적으로 찾아야 하는 것이 바로 지금의 나를 찾는 과정이었다는 점에서 참 나를 인식하는 것은 다른 무엇보다도 중요한 문제였기 때문이다. 단별 회화 시간에는 특강에서의 내용을 토대로 각자가 생각한 바를 자유롭게 토론을 하였다.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의 의견을 들으면서 또 다른 새로운 생각들을 접할 수 있어서 좋았다.


다음 날 아침 기도를 끝내고 아침 공양을 한 뒤 훈련을 시작할 때 뽑은 강연주제를 가지고 각자 본인의 생각을 말하는 6분 강연 시간이 있었다. 내가 하게 된 주제는 ‘혼나고 무시받고 감정이 상할 때 마음 공부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라는 제목이었다. 나는 불조요경 - 사십이장경 8장(佛言-惡人이 害賢者는 猶仰天而唾라 唾不汚天하고 還汚己身이니라)의 예를 들어 남이 나를 아프게 하는 경우에 앞서 혹시 내가 남을 아프게 한 적은 없을지에 대해서도 항상 유념해야겠다고 발표했다.


점심공양을 한 뒤 단별 회화 및 청소를 끝내고 예정에는 없었던 장기자랑이 시작되었다. 이름하여 깔깔대소회! 단별로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은 불과 이십분! 단별로 모여서 아이디어를 짜내어 5분간의 공연을 만들어야 하는 절체절명의 순간에서도 모든 단원들이 기지를 발휘, 이십분이라는 준비시간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훌륭한 공연들이 이어졌다. 공연이 끝나고 시상식 시간! 크게 기대를 갖지 않고 있었는데 이게 왠일! 우리 헌배단이 무려 2등을 한 것이었다. 뜻밖의 소식에 단원들 모두 기쁜 기색이 역력했다.


해제식을 하고 훈련에 참여한 사람들의 소득발표가 있었다. 소득발표 시간은 2박 3일 동안 서로 느꼈던 생각들을 들을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었다. 저녁공양을 끝으로 공식적인 훈련 일정이 끝나고 집으로 향하면서 문득 이제부터 진정한 훈련의 시작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매일매일 내가 살아가는 그 순간순간 마다 자신의 몸과 마음에 집중해야 하는 것, 이것이 바로 내가 이번 겨울 정기훈련을 통해 배운 것이고 이러한 배움을 생활 속에서 실천하는 것이 본격적인 마음공부의 시작이라고 느꼈기 때문이다.


홍중각, 안암교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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