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순간이 인생의 클라이맥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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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순간이 인생의 클라이맥스
  • 한울안신문
  • 승인 2009.08.19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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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매주 설거지 하는 ... 양주교당 양성근 봉공회장



지리산 도토리묵 파르르르! / 몸을 떤다 // 남정네 입술 / 닿기도 전에 // 산 사람 소식 끊긴 / 한 甲子 세월 // 귀먹고 눈 먼 아낙 / 너를 갈아 // 지리산 도토리묵 / 너를 판다 / 너를 판다 //




지난 가을 바자회, 양주교당은 도토리묵을 판매하며‘지리산 도토리묵’이라는 시를 낭송한 CD를 틀어 손님들의 시각과 청각을 자극하는 적극적인 판매 전략을 펼쳤다.


구태의연한 판매 방법을 획기적으로 바꿔 봉공회에 큰 이익을 안긴 일등공신은 양주교당 봉공회장 양성근 교도다.


양교도는 바자회의 판매를 촉진하기 위해‘지리산 도토리묵’이라는 시를 지었고, 직접 낭송해 바자회장에서 소비자의 관심을 집중시켰던 것.


“원불교에서 가장 명예로운 감투는 봉공회장이라고 생각해요. 삼대력이 기본이 되어야 가 능한 무아봉공을 실천하는 것. 이것이야 말로 핵심이지요.”


도봉교당에서 4년, 현재 양주교당에서 2년 째, 자진해서 봉공회장을 맡고 있다.


봉공회 일을 가리지 않고 하는 양 교도는 설거지하는 봉공회장으로도 유명하다. 교당에서 매주 공양 후에는 설거지를 맡아 할 뿐만 아니라 훈련을 가서도 식사 후 설거지를 빠뜨리는 법이 없다.


양교도는 자신의 삶이 원불교의 철학에 기준을 두고 있기에‘나는 한 평생이 클라이맥스다’‘내 인생은 성공한 삶이다’고 자신 있게 이야기 한다.


그가 멋진 순간, 순간들을 살 수 있었던 것은 남들이 경험하기 어려운 가난을 일찍 겪었고, 시골에서 성장하여 문학을 하는 데 필요한 풍요로운 감성을 가진 것, 그리고 원불교를 만나 처처불상 사사불공을 실천하며 감사생활을 할 수 있었기에 가능했다.


“골프를 칠 때도, 공을 법신불로 여기고 쳐야 만족할 만한 결과가 나옵니다. 내가 하는 일 그리고 만나는 사람들과 하나 되어 사사불공 하다보면 안 되는 일이 없지요.”


모든 대상을 부처로 여기며 최선을 다하기에 테니스, 검도, 수영, 골프 등 운동에서도 신기록을 보유하고 있고, 국회의원 선거대책본부장을 네 번 역임하여 국회의원을 네 명이나 배출하기도 했다.


20년 전 그에겐, 인생의 전환기가 찾아왔다. 45세 늦은 나이에 문학을 시작하게 된 것.


양 교도는 문학공부 10년 만에 등단을 했고, 첫 시집 ‘우리 시대의 연장론’을 낸 시인이다.


현재 서울원불교문인협회의 편집위원장과 이사를 맡고 있고, 원불교 100주년 기념사업회 기획단 기획위원으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교리를 문화 예술에 담아 교화에 활용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찾고 있는 양 교도.


새 시집에 대한 계획을 물으니, 시‘나도바람꽃’으로 화답한다.




시인이 될라고 시를 짓는 시절이 있었다 / 詩가 되고파서 제 삶을 삯바느질 하는 하루하루가 있었다 // 아서라 / 험헌 세상 태어나 왼갖 잡놈이었다가 / 코뚜레 없는 풀소 되어 눈이 오거나 비바람 치거나 / 이제는 되새김질도 그만 둘란다 // 천길이고 만길이고 워낭소리 울리며 / 들으며 / 그저 나설란다 // 누구 누구랄것도 없이 그냥 만나서 / 털썩 주저앉아 / 풀이랑 장난질 치는 바람개비랑 함께 살란다 // 늦은 아침 게으리게 마냥 게으리게 / 실실 웃어쌌는 / 햇살년한테 키들키들 간지럼 타는 / 나도바람꽃이나 될란다 //


박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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