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산성지를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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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산성지를 가다
  • 한울안신문
  • 승인 2009.10.15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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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감각감상 / 이정우 , (화곡교당)

첫 번째 방문지인 원불교 창립관에 도착해 초기 교당의 모습을 보며 다시한번 원불교 창립정신과 대종사님의 정법을 가슴에 새겨 봅니다.


두 번째 방문지는 대각을 이루셨다는 노루목대각터를 오솔길을 따라 가면서 순간순간 감회에 젖습니다. 1916. 4. 28 이른 새벽, ‘만유가 한 체성이며 만법이 한 근원이로다. 이 가운데 생멸 없는 도와 인과보응되는 이치가 서로 바탕하여 한 두렷한 기틀을 지었도다’하시며 대각일성을 한 곳이지요. 많은 인고의 시간과 세월, 고통을 참으시면서 풀리지 않는 의문에 얼마나 신음을 하셨을까? 를 생각하니 숙연해집니다.


다음 순례지는 귀에 많이 익은 삼밭제 마당바위, 처음 가는 곳이지만 왠지 낯설지가 않고 설레입니다. 초입부터 가시 덩쿨이 검문을 하듯 방해하는 듯하지만, 대종사님의 혼을 받으러 가기에 단단히 마음을 챙기고 가라는 신호인 듯합니다.


산길을 따라 가면서 여러 감회에 젖어 봅니다. 대종사님은 가시면서 무슨 생각을 하셨을까? 여기 핀 꽃도 보셨을까? 아니 앞만 보시면서 가셨을까? 몇 번이나 쉬셨을까? 무섭지는 않으셨는지? 하면서.


드디어 정상에 도착하니 듣던데로 약간 기울어진 삼밭제 마당바위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11세부터 15세까지 5년간 매일 하루도 빠짐없이 산과를 차려 산신령을 만나기 위해 일심으로 기도하셨지만 끝내 산신령을 만나지 못하셨다지요. 하지만 눈이 오나 비가 오나 바위 위에서 지극정성으로 올린 기도는 대종사님의 심력을 굳건히 하는 원동력이 되었을 것입니다. 저는 느낍니다. 만약 대종사님께서 우리 원불교의 탄생과 대각을 이루지 않으셨다 해도 그 정성과 집념과 열정으로 반드시 세상에 큰 업적을 이루었을 것을 확신합니다.


구수산 중턱에 자리잡은 마당바위는 숲으로 둘러쌓여 있어도 정말 시원하고 신령스러운 기운을 느꼈습니다. 금방이라도 대종사님께서 나타나시어 어디서 왔느냐? 니들이 고생이 많다 하시면서 손을 잡아 주실 것만 같습니다.


마지막 정관평으로 발길을 향합니다. 이소성대, 일심합력, 무아봉공, 근검저축 등 우리 회상의 창립정신으로 뭉쳐진 정관평에는 누렇게 익은 황금 들녁이 장관처럼 펼쳐졌습니다. 지금처럼 농기계도 없고 오직 삽, 괭이, 지게로만 그 많은 간척지를 옥토를 만드는 작업은 그야말로 힘들고 상상을 뛰어 넘는 고생이셨겠지요.


마지막 연잎차 한잔을 교도님들과 함께하면서 오늘 대종사님의 정신을 받들고 피로를 풀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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