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의 세 가지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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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의 세 가지 선물
  • 한울안신문
  • 승인 2009.11.12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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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곳곳이 공부스승 ... 서울교당 황중환 교도



# 감사합니다, 교무님


교무님과 시골길을 걸으며 순교했던 추억이 믿음의 초석이 되었다는 황중환 교도. 20여년도 더 된 일이지만, 4.8km되는 시골길을 이집 저집 걸으며 심익순 교무님이 들려주던 원불교 교리들, 우화들, 인생의 당부들은 교당에 젖어 들만큼 따듯했단다.


“집안이 어려워 종교는 사치라 생각할 때 ‘길 안내를 해달라, 같이 이 일을 해보지 않겠냐’며 많이 불러 주셨어요. 원불교 안에서 제 쓰임새를 찾아주시려 노력하셨지요.”


지금 생각하면 자신이 할 수 있는 일로 자신감을 채워주시려 했던 것 같다는 황 교도, 교무님의 인정교화 덕분에 서울로 이사하고 나서도, 배고프고 춥던 시절도 교당 끈을 놓지 않을 수 있었다고 말한다.




# 둘도 없는 법 동지


“남들은 시타원님 심통제자라는 말도 하지만, 그 말을 들을 때 많이 죄스러웠습니다.”


법이 좋다는 것만 알았지 그 때까지 무엇이 좋은지 왜 그런지 깊이 공부하지는 못했다는 그, 교무님에게 누를 끼칠까 걱정도 됐지만 몸이 선뜻 움직이지 않았단다.


“그러다 교무님과 교도 두 분이 대화를 하시는데 낄 수가 없는 거예요. 내가 너무나 무지하다는 데 충격을 받았지요.”


맛있는 음식을 먹고도 맛을 못 느끼는 미맹, 딱 그 느낌이었다는 황 교도. 그 때부터 공부에 매달렸다.


“다행스럽게도 저에게 법 동지가 한 명 있었어요. 그 친구와 함께 시간 장소 정해 놓지 않고 좌선에 들며 공부했습니다. 일부러 시험에 들기 위해 깊은 밤 산속에 들어가 선에 든 적도 있지요.”


함께 회화하고, 녹음한 설법 테이프를 몇 번이나 들으며 교전을 심독했다. 부부모임이라도 가지면, 아내들은 회화하는 두 남자 때문에 멀찌감치 떨어져 앉을 정도였다.


“알아가는 재미가 그보다 더 좋을 수 없었습니다. 바로 알아지진 않지만, 갑자기 ‘그렇구나’하는 순간이 있어요.”


그런 재미에, 생활에서 일어나는 경계도 공부꺼리가 되었다. 세수와 양치를 하면서도 다른생각에 끌리지 않고 그 일에만 집중하는 선을 했을 정도.


“그렇게 법 동지와 5년을 공부했습니다. 그러고 나니 인생에서 은혜를 발견하고, 감사생활로 이어지데요. 힘든 일이 있다 해도 빚을 갚아가는 계기라 생각하니 감사했습니다.”


무엇보다 함께 공부할 수 있는 친구가 있었기에 외롭지 않았던 공부길, 원불교의 참 맛을 함께 알아간 도반이라 더욱 소중하다.




# 고맙습니다, 나의 아내


곳곳에 은혜를 발견하고 보니, 제일 큰 은혜는 누구보다 아내였다는 그. 공부에 심취했을 때도, 원불교 일과 환경운동에 열심 일 때도 묵묵히 내조해 준 사람이었다. 교당에 다니고 있지 않았을 때에도 교리 공부에 파고드는 남편을 이해해 줬다.


“아내가 내 스승이었던거지요. 멀리서 찾을 필요도 없이요.”


지금은 함께 법회를 보는 모범생 일원부부라는 이들 부부. 황 교도가 법호를 받자 ‘당신이 법호까지 받았는데 내가 바쁘다는 핑계를 대는 건 아니다’며 출석했다고 한다.


“무엇이 좋으냐고요? 서로 마음을 대조해 보며 ‘저 사람이 생각을 멈추고 마음을 돌아보는 중이구나’며 교법이 바탕인 된 가정을 꾸릴수 있게 된거지요.”




김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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