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도 팔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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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도 팔자야'
  • 한울안신문
  • 승인 2010.05.0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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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6년간 기도 정진해 온 ... 강남교당 오명조 교도



지방에 내려갔을 때는 밤차를 타고 올라와 기도 시간을 맞추고 폭우와 폭설로 교통이 두절되어도, 새벽 5시면 어김없이 교당 대각전을 찾아 간절한 마음을 모아 자신을 나눠 기도로 정진하는 교도가 있다. 매일 새벽 대각전을 찾아 기도드린 지 26년 된 강남교당 오명조 교도가 그 주인공이다.




# 자식 위해 시작한 기도


변덕스러운 날씨나 아픈 몸, 그리고 불편한 교통도 대각전을 찾아 기도하려는 그녀의 일심 앞에 장애물이 되지 못한다.


“이 큰 대각전에서 혼자 기도할 수 있는 것은 대단한 복이예요. 집에서도 기도하지만 어디 이 대각전만 하겠어요? 매일 아침 버스를 세 번 갈아타고 교당을 찾지만 귀찮아 망설여 본적이 없어요. 법신불 전에 기도하고 돌아서면 친정 다녀간 것처럼 마냥 편안하고 좋아요.”


오 교도가 교당 대각전을 찾아 새벽 기도를 시작 한 것은 26년 전. 강남교당 신축공사를 위한 300일 기도를 마친 후 허전함을 달래기 위해 시작된 기도가 지금껏 진행 중이다.


“자식들이 고통당하는 것을 바라보는 어미 마음은 무어라 표현할 수 없지요. 자식의 고통을 조금이라도 덜어주기 위해, 그리고 나의 안타까움을 조금이라도 잊기 위해 기도에 정진했습니다. 내가 전생과 현생에 지은 업장이 녹아지도록 참회하고 기도하며 하루를 시작합니다.”


천재소리를 들을 정도로 영특하고 잘 생겨 기대를 한 몸에 받았던 큰아들이 40년을 병으로 고생하다 2년 전 세상을 떠나 그녀의 가슴에 묻은 아픔을 기도로 달래고 있다.




# 세상에서 가장 복 받은 사람


현재 86세인 오 교도는 아직도 노점에서 젊은이 상대로 옷을 판매하고 있다.


젊은이들을 상대하다보니 자신도 젊어지고 시간도 잘 가고 스스로 용돈도 벌어 쓸 수 있어 자식들이 아무리 말려도 오후 2시면 직장인 노점으로 향한다.


‘나는 사회 생활하는 사람이야’라고 자신 있게 이야기하는 오 교도.


오 교도는 옷을 판매하고 재고가 남아도 걱정이 없다. 지금껏 캄보디아에 열다섯 트럭 분량의 옷을 보냈고, 앞으로도 보내야 할 곳이 많기 때문이다.


“내가 무엇으로 남을 돕겠어요. 옷장사라도 하니 이렇게 보시를 할 수 있어 너무 좋아요. 복도 기회를 놓치면 지을 수 없는데 이렇게라도 복 지을 기회를 주셔서 얼마나 감사한지…”


불생불멸과 인과보응의 이 큰 법을 알고 있으니 세상에서 가장 복 받은 사람이라며 행복해하는 오 교도.


천하의 귀중한 대종사님 법이 세상에 널리 널리 드러나길, 원불교와 인연이 없는 자식들이 어떻게든 원불교인이 되는 큰 복을 받기를, 그리고 얼마 남지 않은 시간 주위의 인연을 부처님 모시듯 대하며 나를 버리는 마음공부를 제대로 하길 바라는 그녀의 간절한 기도는 어둠과 추위에서도 계속되고 있다.


박혜현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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