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들어 혼자 노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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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들어 혼자 노는 법
  • 한울안신문
  • 승인 2010.07.01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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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두번째 유화 개인전 준비하는 ... 신림교당 안호정 교도



“지금은 노인문화를 생성해야 할 때에요. 원불교가, 우리 신림교당이 앞장서야지요.”


‘종교는 나이든 세대를 포섭하고 그들을 위한 프로그램들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안호정 교도(신림교당), 두 눈가득 인자한 미소가 달려있는 온화한 첫 인상과 달리, 힘주어 강하게 이야기를 하는 동안은 평생 직업인 수학 교사처럼 날카롭다. 그 자신이 은퇴 후 다양한 활동을 하면서 쌓은 경험을 마치 미리 정리해 암기라도 한 것처럼 막힘없이 쏟아낸다.




# 칼 한 자루와 새 한 마리


“점차 성당마다 교회마다 노인대학 수준의 수업들이 생기고 있어요. 요즘 노인들은 건강하고 경제력도 되기 때문에 친구도 사귀고 뭔가를 배우고 싶어하거든요. 교당에서 서예, 수예, 사군자 등등 취미교실을 열어주는 거지요. 교도들 중에 재능있고 마음있는 분들이 얼마나 많습니까.”


평생 교편을 잡았던 그 답게, 가르치고 배우는 동안 쌓이는 인연복과 정이 교화에 큰 힘이 된다고 힘주어 말한다. 고교 교장으로 퇴임한지 꼭 10년, 그의 이런 주장은 실제 그의 경험에서 비롯된 것이다.


“한동안은 아내(김광윤 교도)를 따라다녔어요. 그러다 곧 앞으로가 걱정되더라구요. 시간이 많아지면 내가 뭐하고 싶었나?를 생각하다가 늘 관심만 있었던 미술을 드디어 시작한 것이지요.”


목각하는 선배만 따라다닌 초창기 그는 흔한 커터칼로 나무를 깎아 새를 만들었다. 처음엔 머리 몸통 날개 구분도 어려웠지만, 점차 새는 살이 붙고 종류도 다양해졌다. 톱과 망치를 들고 산을 헤집기 시작한 것도 이 즈음, 그러다 붓글씨나 그림을 판에 새기는 서각에 눈을 뜬 그, 무형문화재 스승에게 3년 배우며 일본 산케이신문대회에 출품하기도 했다.


“이후 유화를 시작해서 8년째 되어가는데 개인전을 치르고 나서도 수업을 계속 받아요. 지금은 정물과 풍경을 그리지만, 향후 무엇을 그릴지, 어떻게 그릴지 모르잖아요. 그래서 노후에는 지속적인 교육과 교류가 필요한거죠.”




# 충만하고 행복한 노후를 위해


‘나이 먹은 사람은 반드시 혼자 노는 법을 배워야한다’고 주장하는 그. 그 ‘혼자 노는 법’을 배우는 자리에 바로 원불교와 교당이 있어야 한단다. 지금 교도들의 재능과 경험만 모아도 큰 자산으로 지역 사회에도 봉사하며 교화할 수 있을 거라 확신하는 그.


“결혼과 함께 입교만 해놓고 내내 잘 안다녔어요. 그러다 제대로 나온 시기도 역시 퇴임 후네요. 그동안은 그저 슬쩍 보곤 했는데 그때도 지금도 이상한게, 아내가 신축불사를 하거나 교당 일을 많이 해도 어쩐지 화가 나거나 서운하지 않는 거에요.”


그렇게 오래 지켜보고 가늠했던 원불교에 마음 붙여 공부로 타오르는 지금. 교사의 타이틀을 ‘화가’라는 글씨로 덮어가고 있는 안 교도는 그 자신이 노력해 누리고 있는 마음 충만하고 행복한 노후생활에 대해 말을 아끼지 않는다.


“노래방 기계 틀어놓고 혼자 노래를 부르곤 해요. 갑자기 많아진 시간에 때아닌 방황을 많이들 하시는데. 저도 팔 걷고 도울거에요. 그 서원이 이생 남은 노후 목표니까요.”




민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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