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각감상 / 송은빈 , (안암교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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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각감상 / 송은빈 , (안암교당)
  • 한울안신문
  • 승인 2010.08.19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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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비우고 채우자



2박 3일간 오덕훈련원으로 현하와 함께 여름 정기훈련을 다녀왔습니다. 여러 교도님들과 교무님의 배려 속에서 가족방을 마련해주셔서 선운이네, 선우네, 저희 현하네 잘 보내고 올 수 있었습니다. 감사드립니다.


현하의 낯가림이 2박3일간 계속되긴 했지만, 또래의 선운이, 선우와 함께 어울려 노는 것을 보니 뿌듯하기도 했구요. 어찌나 귀여운지~ 아가들이 조금 더 성장했을 다음 훈련이 기대됩니다. 현하가 낯가림이 심해서 제가 많은 부분을 참여하지 못한 것이 아쉽습니다. 하지만 현하가 기특하게도 둘째 날 오전에 2시간을 곤히 자는 바람에 강타원 정인신 원장님 말씀과 영상, 그리고 단별회화시간을 참여할 수 있었습니다.


그동안 저의 쓸모없는 것들을 ‘많이 버려야지, 비워야지, 그래 비우자…’ 마음먹으면서도 참 쉽지 않았습니다. 특히 요즘 현하를 키우면서 더더욱 저의 고집과 제가 세운 기준을 버리지 못하고 12개월짜리 아기와 신경전을 벌이고, 스트레스 받고 서로 힘들고... 그러면서 지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미안하고… 머릿속이 한 짐을 실은 듯 무겁기만 했었습니다.


그런데 강타원님의 말씀을 듣고, 또 ‘비움의 기적’ 영상을 보고, 또 회화시간을 통해 여러 어른님들의 말씀도 들으면서 ‘아, 내가 참으로 쓸데없는 것을 쥐고 놓지 못하고 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 욕심을 버리면 나도 훨씬 편해지고, 현하도 더 즐겁게 키울 수 있는데….


‘비우자(쓸모없는 것), 그리고 채우자(필요한 것)’ 이번 훈련의 가장 큰 소득입니다.


초보엄마로서 적응이 안돼서 힘들고, 또 아기 낳고도 근 1년을 직접 육아를 담당하지 않았던 터라 계속해서 자유로웠고, 내가 하고 싶던 것을 하면서 지내던 것 같습니다. 그러다 갑자기 하루 24시간, 온전히 나를 위한 시간이 없어졌다고 생각하니 우울해지고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훈련을 나면서 나의 고집과 욕심을 버리면 24시간이 고통이 아닐 것이고, 또 그 안에서 충분히 나를 다듬는, 나를 통찰하는 시간을 만들어 낼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현하가 빨리 자라서, 다다음? 다다다다다음? 훈련 쯤에는 온전히 훈련에 매진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오롯하게 훈련에 집중하지 못한 것은 아쉽지만, 훈련의 기운을 받고 온 것은 참 힘이 됩니다. 그래서인지 오늘은 참 즐겁고 힘이 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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