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가 나를 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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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가 나를 살린다"
  • 한울안신문
  • 승인 2010.09.02 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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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행주 만들기 15년 ... 정릉교당 진순학 교도



네모난 하얀 천 귀퉁이에 화려한 포인트를 준 정릉교당의 행주는 바자회 때마다 단골 고객들이 손꼽아 기다리는 물품이다.


동대문시장에서 천을 떠다가 손수 자르고 바느질해서 곱게 뒤집어 다림질해 놓은 행주는 색깔만큼이나 정성이 가득 담겨 있다.




# 행주 만들기 15년


정릉교당 진순학 교도는 일 년에 1500장이 넘는 행주의 바느질을 담당하여 교당 봉공회에 큰 힘을 보탠다.


“행주 만들기는 바느질로 끝나는 일이 아닙니다. 바느질 후에 뒤집기와 다림질, 그리고 포장지에 넣는 일도 매우 중요하지요. 바느질만 제가 할 뿐 다른 교도님들께서 더 많은 일을 하십니다. 연말에 행주 봉사한다고 상을 주시는데 그 때마다 민망해서 몸 둘 바를 모르겠어요.”


바느질을 할 줄 알아 행주를 만들어 보겠다고 시작한 일이 벌써 15년이 훌쩍 흘렀다.


진 교도와 행주는 이제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가 되어 버렸다.


“밤에 혼자 있을 때 행주를 만들다 보면 한 장 한 장 곁에 쌓이는 재미가 커서 지금껏 지루한 줄도 모르고 만들고 있습니다. 어쩔 때는 이 일이 없었음 내가 뭐할까 생각 할 정도지요.”


집에 천을 쌓아 놓고 자르고 바느질 하다보면 먼지도 나고 번거로울 텐데 진 교도는 아이들로부터 지금껏 ‘귀찮게 왜 하느냐, 이젠 그만해라’ 라는 이야기를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다.


어려서부터 원불교와 가까이 지냈고 엄마는 당연히 봉사하시는 분이라 생각하기 때문일 것이다.




# 지중한 원불교와의 인연


시어머님(故 강종덕화 교도) 덕에 원불교를 알게 된 진 교도는 20년 전 정릉교당을 지을 동안 자신의 집에서 법회를 볼 수 있도록 흔쾌히 살림집을 내 놓기도 했다.


“겨우 4개월이었는데… 그땐 제가 원불교를 잘 알지도 못했는데 선뜻 법회를 보시라고 말씀드렸습니다. 쌀통을 앞에 놓고 교무님께서 설법하셨던 그때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아마도 원불교와 인연이 지중했던 모양입니다.”


그 당시 집에서 법회를 보아도 동네에서 누구도 불평을 하지 않았던 것을 보면 그렇게 불사는 이뤄지기 마련이라며 그녀는 당시를 회상한다.


진 교도는 대학 2학년 때 미팅에서 남편을 만났다. 아이 둘을 낳고 재미있게 살던 때, 남편은 암으로 그만 그녀 곁을 떠나고 말았다.


“결혼 후 15년 살고 일찍 떠나려고 그렇게 최선을 다해서 살았나 봅니다. 남편 열반 후 어떻게 살아야할 지 막막했을 때 원불교의 힘과 시어머님의 울타리 덕분에 이렇게 잘 살 수 있었습니다.”


어릴 때부터 원불교 분위기 속에서 자란 아이들은 주위 사람들에게 환영받는 진실된 사람으로 자라주어 그녀는 무엇보다 감사하고 기쁘다.


의지하고 기도하면 모든 것이 잘 될거란 믿음으로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는 진 교도는 행주봉사 외에도 복지관 봉사, 바자회 봉사에 앞장선다.


자신을 예뻐해 주는 교당 어른들, 마음을 터놓을 수 있는 법동지들, 또 자신이 해야 할 행주 만드는 일은 모두 교당에 다니기 때문에 만나는 지중한 인연이고 일들이다.


그래서 그녀는 자신 있게 이야기 한다. ‘원불교가 나를 살린다’고.


박혜현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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