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둘러싼 인연들은 다 이 법에서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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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둘러싼 인연들은 다 이 법에서 출발'
  • 한울안신문
  • 승인 2010.10.0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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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다시 인연 맺고 싶은 법동지 ... 중곡교당 구창경 교도



“방에 들어갔더니 둥근 얼굴에 맑은 기운이 나는 어른이 계세요. 큰 절을 올렸더니 머리를 쓰다듬어 주셨지요.”


원불교에 대한 기억을 물어보자, 70년을 교당의 주인으로 살아온 구창경 교도답게 부러움 가득한 추억이 줄줄 이어진다. 그 중에서도, 큰 절 올렸던 그 맑은 얼굴의 어르신이 대종사님이었다는 대목에선 부러운 탄성이 주위를 가득 채웠다.




# 같은 나이테, 같은 뿌리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나니, 어린 나이에도 특별한 순간이었음을 느꼈나 봐요.”


10살에 입교한 그답게 초량교당 앞마당을 놀이터 삼아 뛰어놀던 기억, 어머니를 따라 봤던 알록달록했던 행사들, 대종사님을 만나 뵙던 기억까지 아름다운 추억이 흘러넘친다. 그런데 특이한 건, 그녀에게서 나오는 작은 기억 하나까지 원불교와 나이테를 같이 한다는 것. 이를테면 ‘그 때가 중곡교당 봉불식 할 때니까 몇 년 쯤. 아들이 서대연 활동을 하던 시기니까 몇 년 쯤’ 이렇게 원불교와 연결되는 것이다.


“외갓집하면 좌선하시던 외할머니가, 유년시절하면 부산에 원불교를 뿌리내리게 한 어머니 가 생각날 정도로, 내 기억은 원불교와 테를 같이 한다고 할 수 있지요.”


거기다 그것뿐인가, 결혼생활은 신심 강한 시어머니와의 인연과도 연결되어 있으니 신기할 뿐이다.


“모르고 시집을 갔는데 시어머니도 친정어머니 못지 않는 신심 강한 어른이었지요. 남편도 저와 비슷한 환경에서 자라 저의 든든한 후원자가 되었고요.”


그러다보니 현재 큰시누는 항마위에 오른 어른이요, 친정오빠와 올케는 교도회장으로 양가 모두 두둑한 법력을 자랑하며, 자연스럽게 원불교와 기억의 뿌리를 같이 하게 된 것이다.


“그럼 큰 복이자 행복이지요. 거기다 큰 며느리도 원불교 집안에서 얻었으니, 저를 둘러싼 인연들이 다 이 법에서 출발한 셈인 걸요.”


더구나 그 인연들이 교당에 충실 해, 큰 아들 내외는 정릉교당에서, 딸 내외는 구 교도와 같은 중곡교당에서 5대째 일원가족을 꾸리고 있으니, 자랑할 줄 모르는 구 교도에게도 이 순간만큼은 뿌듯함이 먼저이다.




# 마음의 편안 느낄 수 있어


당연한 듯 얻은(?) 종교이지만, 구 교도는 한번도 믿음에 나태하거나 공부의 끈을 놓은 적 없다. 아침 저녁 심고와 교전쓰기는 80이 넘은 지금도 당연한 일상이며, 일생을 통해 교무님 말씀 하나 허투루 들은 적 없었다.


그러다보니 교무님에게는 ‘내 생에 또 인연 맺고 싶은 법동지’로, 교당에서는 연세를 초월한 ‘교당의 어머니, 스승’으로 통하는 그녀이다.


“교전을 읽다보면 내용이 머리 속속 들어오는 기분이에요. 그리고 얼마나 빈틈없는 말씀인지요. 읽다보면 성장하는 느낌인걸요.”


지금도 계단을 밞고 올라가듯 천천히 공부해 나가고 있다는 구 교도의 바람은 의외로 소박하다. 지금 껏 해 왔듯 앞으로도 마음을 다스리며 열심히 공부해 나가는 것.


“아직도 멀었는 걸요. 하지만 확실한 건 교당에 열심히 출석하며 공부하면 이곳에서 마음의 편안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지요. 그걸 꼭 후배들에게 이야기 하고 싶었습니다.”


김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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