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연으로 다시 찾은 내 인생의 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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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연으로 다시 찾은 내 인생의 구원
  • 한울안신문
  • 승인 2010.12.3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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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신앙의 힘은 곧 공부 ... 남성제 원남교당 청년회장



“동아리방 문 앞까지 가도, 교당 입구까지 가도 번번히 걸음을 돌렸어요. 공백이 있으니 용기가 안나더라구요. ‘가고 싶은데… 가고 싶은데…’ 했던 갈증이 컸죠, 그땐.”


누구나 한번쯤은 겪는 종교적 공백, 특히 대학이며 취업 등 청년기의 큰 변화에 따르는 불가항력의 위기다. 특히 군 휴학으로 서원회(서울대학교 원불교 학생회)와 멀어졌던 그, 그가 다시 회상에 들어 원남교당 청년회장이 되는데는, 무엇보다도 ‘인연의 힘’이 컸다.



# 공부가 되어 있었더라면


“복학하고 얼마 뒤에 학생회관 앞에서 김혜진 선배를 딱 만난 거에요. 예전에 저를 많이 챙겨주었었는데 휴학한 이후로는 연락을 못했거든요. 생각해 보면 그 우연한 재회가 다 필연이었던 것 같아요. 선배 따라 교당이며 선방에 다시 가게 됐어요. 전에 선방 다니면서 우산님(최희공 원무)께 공부하고 싶었는데, 그 꿈이 이루어진 거죠.”


지난해 부회장에 이어 원기 96년 원남교당 청년회를 이끌어갈 남성제(호적명 주석) 회장, 그와 원불교의 특별한 인연은 고3시절, 지인을 따라 교당에 갔던 단 한번의 계기로부터 이어졌다.


“대학에 진학했는데 모든 환경이 낯설어 너무 외로웠어요. 어느날 문득 고개를 들어보니 학생회관 2층과 3층 사이 동그라미가 있더라구요. 반가운 마음에 무작정 찾아갔는데 그때 다들 저를 살뜰히 챙겨줬었어요. 숫기도 없는 제가 그래서 금세 동아리방 죽돌이가 된거죠.”


하지만 2008년 다시 찾은 교당이며 선방은 더 이상 사람이나 인연에 끌려서만은 아니었다. ‘공부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


“교당 몇 년 다닌 사람들도 대종경 1독을 못 끝낸 경우가 많더라구요. 원불교가 추구하는 목표에만 충실하다보면 교화도 따라오는데, 그러려면 개개인이 공부심으로 가득 차야 하죠.”



# 원불교만의 특별한 체험


현재 박사과정으로 대전의 연구원을 오가는 남성제 회장, 방학 중에는 주말에만 서울에 올라오는 터라 일상과 신앙이 더욱 촘촘해진다. 올해 중임을 맡은 그, ‘원불교는 마음공부’라는 신념대로 목표 또한 명쾌하다.


“지금까지의 청년회는 임원의 역량에 좌우되는 경향이 많았어요. 누가 임원이 되더라도 한결같이 발전할 수 있는 ‘체계’를 세우는 것이 목표입니다. 임원들의 역할과 권한, 법회나 정기총회들에 대한 매뉴얼을 잡으면서 공부역량키우기와 사은보은활동을 이어갈 계획입니다.”


‘원불교만의 힘’이 강력한 교화수단이라는 그. ‘원불교 나가서 마음공부 했더니 일도 마음도 다 좋아지더라’라는 깨침이 바로 그것이다. 품은 조금 더 들어도 확실한 제자며 주인을 키우는 정공법, 최근 몇 년간 부쩍 성장해 온 원남교당 청년회의 비결 역시 마찬가지다.


‘원불교에서 말하고 있는 진리와 목적이 곧 내 삶의 방향과 목적이에요. 교전을 제대로 읽기 시작한 순간부터 성불제중 제생의세를 꼭 이루고 싶다고 생각했거든요. 원불교는, 그러니까 제 인생을 구원한거죠.“


뭐가 그리 좋냐는 질문에 막힘도 없이 답하는 남성제 회장. 누군가를 티끌없이 순수하게 사랑했던 세월을 떠올리게 했던 이 단단하고 믿음직스러운 청년의 원불교 사랑. 창 밖에는 어느새, 함박눈이 소복이 쌓여있었다.


민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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