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아빠는 부부싸움 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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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아빠는 부부싸움 안해?'
  • 한울안신문
  • 승인 2011.03.03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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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일원가족을 위한 기도 ... 잠실교당 이정선 교도



법회 2시간 전에 교당에 도착했는데도 이정선 교도 마음은 부산하다. 교도들을 위해 보리차를 끓이고, 공양준비 단을 위해 가스불을 켠다. 남편은 그 옆에서 회보와 신문을 접으며 안내 준비에 한창이다. 2시간이 훌쩍 지나고 슬슬 반가운 얼굴들이 하나 둘 등장하자 이 교도의 얼굴이 점점 밝아진다.



# 일요일을 여는 부부


“법회 2시간 전에 오는 거요? 하고 싶어서 하는 건데 힘든 게 어디 있겠어요.”


이 교도 부부가 ‘일요일을 여는 부부’가 된 지 어느덧 10여년. 입교 하자마자 교당안내를 하겠다 나선 남편의 신심 덕분이라 말하는 그녀지만, 남편 뒤엔 가족교화를 위해 정성을 다 했던 이 교도가 있었음은 누구나 다 아는 일이다.


“결혼하고 얼마 안 있어 집근처 천주교에서 교리공부를 시작했는데, ‘아 어머님은 교당에 다니시지!’하고 그 때서야 생각이 난거에요.”


고부간에 같은 종교를 가지면 좋겠다, 예전부터 생각했던 이 교도. 수녀님에게 뜻을 전하자 ‘원불교, 참 좋은 종교다’ ‘젊은 사람이 그런 생각까지 하다니 기특하다’는 칭찬을 받으며 효자교당에 입교할 수 있었다. 물론 어머니가 기뻐하신 건 말할 것도 없는 일, 몇 번이고 ‘잘했다, 잘했다’를 반복하셨다.


“그러다 어머니 49재를 치르고 나니, 그때까지 행사 때만 참석하던 남편이 교당에 열심히 출석하겠다 하더라고요.”


사실 49재를 교당에서 모신 것도 남편과 아들들이 자연스럽게 교당에 발길 하도록 하기 위한 것, 평소에도 일원가족 서원을 위해 가족 기도비를 빠트린 적 없었던 그녀였다.


“지금은요? 토요일 교당 청소며 봉공활동 등 교당에서 하는 것은 안 빠지며 잠실교당 실과 바늘이 된 지 오래이지요.”



# 사은님이었다고 밖에


얼마 전부터 어르신단 단장을 맡은 이 교도, 법사님 사이에 있다 보니 배울 것 투성, 의욕충만이다.


“스승님 섬기는 모습, 생활하시는 모습을 보면 공부는 끝나는 게 아니구나, 어르신들을 보며 배워요.”


그러다보니 ‘항상 공부심’이 이 교도의 모토. 가까이 은행에 갈 때도, 친구모임에 나가도 공부하는 사람,이란 마음가짐을 챙기다보니 미운사람도 싫은 사람도 없어진지 오래다.


“얼마 전에는 아들이 ‘엄마 아빠는 부부싸움 안 해?’해요. 신기했나 봐요.”


그런 이 교도에게, 기적같고 다행스런 일이 일어난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을까? 자칫 잘못했으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던 고속도로에서 였다.


“쾅 쾅 쾅 세 번 부딪치는데, 이렇게 죽는구나 싶었어요. 근데 그 순간 장벽이 저희 차를 보호해 주는 느낌이었어요. ‘난 안 죽어’했지요.”


주위에서 기적이다 할 정도 멀쩡했던 이 교도 부부. ‘그 장벽이 무엇이었을까’ 생각해봐도 사은님이 도와주셨다고 밖에는 표현할 길이 없었던 그녀는, 차에서 내리자마자 ‘사은님이 도와주셨으니 봉공활동 열심히 해야한다’고 남편에게 말했다.


“끝나는 날까지 이 법 테두리 안에서 사은에 맞는 공부를 해야겠지요. 행동하는 공부인, 남을 위해 기도할 줄 아는 원불교인이 될 겁니다.”


김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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