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에서 청년으로, 청년에서 주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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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에서 청년으로, 청년에서 주인으로
  • 한울안신문
  • 승인 2011.05.02 02: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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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물고기 물가를 못 떠나듯 ... 수원교당 이도경 교도



원기 57년, 원광대가 종합대학이 된 이듬해이자 역전보화당이 연 해다. 입교자들이 한참 늘어나던 시절, 교당을 오가던 어린이들은 지금 어디 있을까. 여기, 어머니의 새벽기도회를 따라 졸면서 걷던 초등학교 2학년 소년이 있다.


토요일 새벽이면 소년은 엄마 손을 잡고 밝아오는 논길을 걸으며 엄마가 불러주는 성가를 들었다. 그러다 ‘어둔 길 괴론 길~’이 나오면 그게 무슨 뜻인 줄도 모르고 마냥 좋았다.


“그게 성가 48장 득도의 노래였죠. 여러 곡 불러주셨는데 꼭 그것만 떠올라요.”


‘그렇게 오가다보니 어느새 입교해있던’ 소년은 학생회에서 자라고 청년회에서 성장한다. 수원교당 토박이자 새교도 훈련이며 행사 진행 등 실무를 도맡는 이도경(호적명 원혁, 수원교당) 교도. 6년 동안의 군생활 동안 원불교가 없어 못갔을 뿐, 전역해 사회인이 되고선 자연히 일반법회에 다니기 시작했다. 좀처럼 결석하는 법도, 신앙에 관한 큰 경계도, 딱히 떠올릴만한 중근기도 없는, 물고기 물가를 못 떠나듯 늘 가까이 흘러온 39년 신앙세월이다.



# 시작했으니 끝장을 본다


그의 이런 점은 교당이나 교구 봉공회장을 20년 이상 해오신 어머니 윤대도화 교도가 물려준 신심 덕이기도 하며, ‘하다 말 거면 시작도 하지 말자’는 그의 신념 덕이기도 하다.


“시작했으니 끝장을 본다는 거죠, 하하. 리더가 지치면 안된다, 이왕 맡았으니 결과를 낸다, 그 생각이죠.”


사실, 작년 김덕수 교무의 권유로 등산동아리를 맡고 나서 어려움이 있었다. 허나 이제는 10명 안팎으로, 특히 ‘잠자는 남편’이 출석하는 성과를 거둬가고 있다.


“그리고 올해 7단 단장을 맡게 된거죠. 우리 청년회 출신이 대상인데, 청년들이 결혼하고 아이 낳으면서 일반으로 자연히 흘러가기 쉽지 않거든요. 이제는 정인성 중앙과 교화 컨셉도 잡았으니, 끝장을 볼겁니다. 하하”


단원들보다 그들의 자녀에게 공을 들이자는 것. 자연히 단원들이 감동하고, 또한 그 아이들을 통해 교단의 미래에 투자한다는 생각이다. 이를 위해 작년 예비단장 훈련은 물론, 현재 단장중급과정을 이수하고 있는 그다.



# 공심과 신심 우러나는 교당


“새벽 한시간씩 좌선하는 토요선방에 1년동안 안 빠졌어요. 그러다보니 처음엔 시끄럽던 차소리가 이제는 ‘아, 차소리구나’로 되는 거에요. 이게 다 ‘공심과 신심 우러나는 우리교당’ 만들기에 힘 보탤 수 있는 기회 아니겠습니까?”


항상 고맙고 든든한 아내 박은숙 여성회장과 법회 마다 모셔오고 가는 어머니, 그리고 ‘어서 결혼해 둘 이상 낳아 교단 발전에 도움이 되라’는 잔소리를 묵묵히 버티고 있는(?) 아들 승민이가 함께 하는 법회가 그에게는 가장 행복한 날이다. 이미 주인된 어머니와 주인이 되고 있는 부부, 그리고 주인 자리를 찾아갈 아들까지, 앞서거니 뒤서거니 곧은 길 차례로 걷는 일원가족, 그 모습이 일원상처럼 둥글고 밝은 빛이요, 4월처럼 한 봄의 따스함이다.



민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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