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사의 이치로 슬픔 이겨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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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사의 이치로 슬픔 이겨요"
  • 한울안신문
  • 승인 2011.06.03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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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안녕! 사랑하는 내 딸 ... 구로교당 이법신 교도



“엄마, 제가 떠나도 슬퍼하지 말고 잊어주세요. 봉사 많이 하시고 교당 더욱 열심히 다니세요.”


4월 중순, 촉촉한 봄비 만큼이나 귀한 딸을 가슴에 묻은 구로교당 이법신 교도는 딸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교당 합창단의 지휘를 맡고, ‘빨간 밥차’ 봉사도 다녀오고, 삼삼회 법회도 참석하며 그 어느 때보다 적극적으로 생활하고 있다.



# 아픔은 공부의 기회


나고 죽는 것이 변화는 될지언정 생사는 아니라는 이치를 알고 있는 이 교도이기에 딸의 종재가 끝나기도 전인데 이렇게 의연할 수 있으리라.


현재 이 교도에게 가장 중요한 일은 엄마 곁을 떠난 딸 신은영 교도의 천도해탈을 기원하는 일이다.


“시간 날 때마다 교전을 읽고 염불하며 애착탐착을 내려놓고 신심 깊은 교도 가정 찾아가 꼭 건강한 몸으로 이 법 만나라고 당부하고 당부하며 기도드립니다.”


4년 전, 28세 꽃다운 나이에 암 선고를 받고 믿으려하지 않던 딸은 처음엔 주위 사람들을 많이도 원망했다. 하지만 순식간에 온 몸에 전이된 암세포와 싸우면서도 웃음을 잃지 않던 딸은 법문을 가까이하고 독경 듣기를 즐겨하며 차츰 자신의 현실을 받아들이더니 원망을 감사로 돌리기 시작했다. 참을 수 없는 고통이 찾아올 땐 성가 131장을 부르며 사은님께 도움을 청했고, 몸이 우선할 땐 성가 142장을 부르며 지난 날들을 참회했다.


“딸이 떠나기 전 원망심이 전혀 없으니 고통 없이 갔다 돌아올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사은님께 기도하는 것을 봤습니다. 원망심을 내려놓고 이쁜 마음으로 회향할 수 있어서 정말 기뻤습니다.”



# 모든 것 다 나눠주고


생명의 소중함을 알기에 딸 은 앉아있지도 못하는 고통 속에서도 침대에 누워 ‘세이브 칠드런’ 모자뜨기 행사에 참여해 모자 15개를 아프리카 어린이들에게 보내고선 그렇게 기뻐할 수가 없었다.


네팔 우물파기 행사, 사랑의 리퀘스트, 교당 꽃공양에도 앞장섰다. 예쁜 드레스 입혀 화장해 달라더니 마지막에는 드레스 값을 아껴 그마저 아프리카 어린이돕기에 써달라고 당부하 기까지 했다.


시신까지 원광대학교에 기증하고, 원음방송 법문공양으로 아직도 은혜를 나누고 있는 딸. 그 딸은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세상에 나눠주고 그렇게 엄마 곁을 떠났다.


4년 간 딸의 병간호로 교당법회에 참석할 수 없을 때는 원음방송으로 법회를 보았고 그 후엔 꼭 딸에게 법문말씀을 전해주었다고.


서울여성회 창립 땐 총무를 맡아 3년간 열악한 살림을 꾸리며 서울회관에서 살다시피 했고, 10년 넘게 원음합창단과 금강합창단에서 활동하며 원불교의 주인으로 살았던 이 교도.


그녀는 가슴이 찢어지는 아픔까지 공부할 수 있는 기회였다고 담담히 이야기 한다. 아직은 딸을 생각하면 눈물과 웃음이 반복되지만, 종재가 끝나면 더욱 열심히 사경하고 힘닿는 대로 봉사하며 그녀 곁에서 딸을 완전하게 떠나보낼 생각이다.


박혜현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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