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공의 ‘비상대기조’로 불리는 그녀. 더구나 친구, 후배, 동생 등 든든한 비상인원까지 갖추다 보니 오늘도 먼저 찾는 이 ‘우리 주인이’다. 그리고 전화 너머로 들리는 말, ‘ok, 기탄없이 말해요. 걱정없어요!’ 목소리만으로도 기운 전해지는 이주인 교도다.
# ok, 기탄없이!
“후배가 뜬금없이 밥 사준 다면서 불러내는 거에요.”
이유인 즉, 이 교도가 보낸 ‘법문문자’가 일촉즉발의 부부싸움을 막았다는 것. 후배는 만나자마자 ‘언니는 어떻게 상황에 딱 맞은 문자를 보낸 건지 대단하다’며 ‘이주인 천리안’ 설을 내 놓았다.
“우리 법문에 천리안이 있는 거겠지요. 어느 때, 어느 상황에서 들어도 적합하니 말이에요.”
이 법, 어디에서든지 얼마나 멋있는 풍경이 되고 일상에 스며드는지, 집에 나오고 들어 갈 때는 청정주와 영주를, 버스를 갈아 탈 때는 1분 선을, 길을 가다가 떠오르는 성가는 그날의 주제곡이 된단다.
“지치고 힘들 땐 ‘뜨거운 법력을 내려주소서’가, 힘이 필요할 때는 ‘서원을 이루어주소서’가 저절로 나와요. 생활종교라는 것이 이런거겠지요.“
그러다보니 봉공도 자신 있게 같이 하자 말할 수 있다는 이 교도. 지인들도 좋은 건 나누고 함께해야 하는 이 교도의 성격을 알기에 ‘봉사 가자. ok. 어디로 모여.’ 세 문자면 집합, 종교 나누지 않고 복 쌓는 일에 함께한다.
“좋은 일 해주게 해서 고맙다. 종종 애용해 달라,고 지인들에게 문자가 와요. 그 문자가 이 법에 대한, 교화에 대한 답이 아닐까요?”
# 내 인생의 주인!
“저도 처음부터 제 인생의 ‘주인’은 아니었어요.”
보는 것 자체로 힘이 나는 이 교도도 ‘그냥 교당에 간다, 그냥 성가 부른다’였던 인생의 객 시절이 있었다.
“경제적으로 힘들었던 입교 초기였을 거예요. 자고 있는 아이들만 봐도 눈물이 났지요.”
거기다 남편의 교통사고. 병원으로 향하며 걱정과 불안으로 ‘웬수’를 얼마나 외쳤던지, ‘왜 안와~’라는 남편의 전화에 안도하면서도 소리를 빽 지르고 말았다.
“전화목소리를 듣고 내가 복 없는 사람은 아니구나, 그래 난 복 있는 사람이다! 외쳤어요.”
그리고나니… 그건 어느 순간, 찾아왔다. ‘즐겁게 지금 이 순간을 열심히’ 그야말로 ‘주인’이라는 법명이 빛나는 순간, ‘내가, 그리고 지금’이 소중해졌다. 합창단에서는 막내로 서포터 역할을, 교당에서는 ‘아무나 시키는 것 아닌데’하며 내가 필요한 곳이면 어디나 달려갔다. 그러다보니 지금은 “주인이 안 나오면 객만 나오라고?”는 농담이 나올 정도로 어디서든 필요한 사람이 되었다.
“한 것 없이 칭찬 받는 것 같아 빚으로 생각하고 ‘내가 부끄럽지 않도록’ 열심히 하려 노력합니다.”
이 세상에서 제일 비싼 금이 ‘지금’, 괜찮다 웃으면 진짜 괜찮아 진다는 그녀, 어려운 만큼 값진 인생을 얻었다는 그녀는 지금 너무나도 행복하단다. 오늘도 ‘ok, 기탄없이!’를 외치며 말이다. 김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