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체잡은 공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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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체잡은 공부길
  • 한울안신문
  • 승인 2011.09.27 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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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어머니 신심 등불삼아 ... 상계교당 박도규 교도



# 단숨에 저기까지~


‘쭈뼛쭈뼛’한 것이 당연하지 않았을까. 인연 없이, 교정원장님 인터뷰 기사만 보고 교당을 찾았으니 앞의 동그라미는 물론 좌식 교당이 어색할 수밖에, 앉지도 서지도 못한 체 한참을 그렇게 있었다.


“어느 날 아버지가 잡지를 건네주시면서, 원불교가 괜찮은 종교같다 한번 가봐라, 하시는 거예요. 아버지요? 전혀 원불교랑은 인연이 없으셨지요.”


기사를 보고 ‘내가 찾던 종교다’ 무릎을 쳤지만 ‘교당까지는 왠지…?’ 나이든 분들만 있을 거란 편견에 친정어머니와 서로 먼저 가봐라 등 떠밀기를 몇 번, 어머니가 ‘좋으면 부르겠다’며 용감히 앞장섰다.


“바로 ‘성가가 너무 좋다 얘. 가자!’ 연락 왔지요. 어머니와 1주일 차로 입교했습니다.”


입교 후, ‘왜 지금에서야 원불교를 알았을까’ 서운해 하던 어머니는 어렸을 때 조부로부터 “소태산이 전주 거지 다 먹여 살리네. 성불이여~” 들었던 추억을 기억해내고 지중한 인연이라며 기뻐했다. 그녀도 왠지 모를 자부심과 뿌듯함을 느낀건 말할 것도 없었다.


“신났었어요. 법회, 단회로는 부족해서 원불교 인터넷 동호회에 가입하고, 마음공부 강의도 쫓아다니며 일주일이 모자랄 정도였지요.”


‘경계는 일주일에 한번 일어나는 게 아니니 항상 가까이 두고 공부해야 한다’며 독수리타법으로 카페의 모든 글에 댓글 달았고, 합창단과 성가지도, 중앙으로, 신입교도로서 마음 것, 늦은 만큼 빨리 보충하고 싶어 내달렸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마음 한쪽으로 불안했던 것이 사실. ‘공부의 뿌리도 내리기 전에 자만한 건 아닌지, 감당할 수 있을지’ 본인에 대한 의문이 들기 시작한 것이다.



# 지치는 않는 신심


“ 피정하는 심정으로 쉬었습니다. 그곳이 더 이상 기쁘고 행복하지 않았으니까요.”


교당 일로 툴툴거리는 엄마를 아이도 보기가 싫었는지 ‘엄마는 원불교가 최고야? 안하면 되잖아’ 한소리를 했다. ‘아차’ 싶었다.


“내가 좋아서 바쁘게 돌아다니면서 힘들어 했고, 내 옆을 챙기지 못했으니까요. 실지불공을 글로 한거지요.”


우선, 놓자! 그러고 나니 중요한 것이 보이기 시작했다. ‘반달아줌마’로 만났던 원불교 동호회 인연들, 교도들, ‘쉬는 것도 공부다. 어디든 마음만 놓지 마라’며 인연끈 놓지 않아 주었다. ‘왜?’라는 호기심, 꾸짖음 없었다.


“역시 계기도 법이었어요. 나름 원불교 밥을 먹었다고 생각했는데, 1년 만에 흐트러지더군요. 한번 화 낼 걸 2,3번 화 내고, 법대로 안 취해지는 거예요.”


다시 처음부터 차근차근. ‘이법을 일찍 못 만나 마음껏 봉공 못한 게 아쉽다’는 어머니를 등불로 삼으니, 법문문자를 챙기는 것도, 스마트폰 첫머리에 교전을 띄워놓고 그때그때 마음을 챙기는 것도 어렵지 않았다. 그 경계 속에서 배운 것도 있었다.


“경계 속에서 깨지지 않으면 참 공부가 아니다!, 더 단단해져서 돌아온 거지요.”


단전이 안 되면 10번에서 다시 5번으로, 눈높이에 맞쳐 천천히. 교법에 기초한 대답은 변하지 않았을 텐데 아이들의 표정에도 변화가 생긴 걸 보면, 바른길로 잘 가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 요즘이다. 김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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