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풀어도 늘 부족한 것이 은혜"
상태바
"베풀어도 늘 부족한 것이 은혜"
  • 한울안신문
  • 승인 2012.05.26 01: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 이제부터가 시작 ... 여의도교당 조광명 교도



마지막 인사를 건네는 순간까지 ‘작게 써주세요’를 거듭하던 조광명 교도. 인터뷰 내내 ‘이런 것도 상이 될까 조심스럽다’며 말 한마디도 신중하게 골라가며 하던 그였다.



# 후원 할아버지?


“교도회장요? 아뇨~”


올해 종법사상에 교정원장상, 거기다 여의도교당 고문이란 직책까지, 그래서 ‘전 교도회장’을 상상했던 게 사실. 하지만 돌아온 답이란 ‘고문’은 나이 덕, 종법사상도 ‘사회에 받은 은혜를 돌린 것 뿐’, 아직 공부 부족한 교도라는 답이었다.


“젊었을 때 다녔던 광양교당에서 특수 어린이집을 짓는 데, 거기에 도움을 준 것이 계기가 됐어요. 한 것에 비하면 너무 알려졌지요.”


조 교도의 법호인 ‘광산’으로 이름 붙인 특수 어린이집. 그것도 그가 하도 사양하던 중에 ‘시의 허가까지 떨어졌다’며 후다닥 등록을 서둘러 통과된 이름이었다. 그러다보니 조 교도에게 더없이 애틋한 ‘내 자식’이 되어버린 곳, ‘휠체어 한 번 더 밀기 위해’ 향하다보니 인연 없던 ‘광양’이 참 가까운 곳이 된지 벌써 6년째이다.


“원불교 교법으로 운영하니 빈틈없어요. 저는 후원금 부탁전화 밖에 할 게 없지요.”


평생 사적인 부탁을 멀리 해온 그가 내놓고 자랑하는 ‘우리 특수어린이집’이기에, 인연 따라 들어오는 후원금도 탄탄. 법호가 이름이 된 만큼 책임감은 커졌지만, 그만큼 ‘자신의 이름’이 혹시나 어린이집에 누가 될까 직책은 물론, 후원책자에도 이름 올리는 것을 사양했다. ‘그냥 후원하는 할아버지’ 쯤, ‘그거면 됐다’고 생각했다.


“저에게 오히려 큰 기회였어요. 큰 은혜에 동참할 수 있으니 오히려 제가 감사한거지요.”


조 교도가 한, 교단의 크고 작은 일에 이름 밝히기를 망설이는 이유도 이것, “받은 은혜에 비하면 턱 없이 부족하지요.”



# 참 나를 찾는 길


“그동안 바쁜 척 부산하게 살아왔는데, 진정 나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 고민하게 되었어요.”


천일기도를 드리며 머릿속을 떠나지 않던 하나, ‘인생의 마침표를 어떻게 찍을 것인가?’ 머릿속을 꽉 채운 그 생각 때문인지, 생을 마감할 때 후회하는 세 가지 ‘베풀지 못한 것에 대한 후회, 참지 못한 것에 대한 후회, 좀 더 행복하게 살지 못한 것에 대한 후회’란 신문기사도 예사로 지나쳐지지 않았다.


“그런데 가만보니 그 세 가지가 곧 30계명 탐진치를 뜻하더라고요. 아 그럼 탐진치를 사라지게 하려면 무얼해야 할까? 그렇게 대입해보니 ‘참나’를 찾자! 바로 답이 나왔지요.”


그러다보니 요새 화두는 ‘참 나’를 찾는 공부. 법연 따라 이법에서 50년, 일원의 진리인 영생과 인과의 이치를 알았는데 여기서 멈추기에는 아깝다는 생각이 들다보니 ‘공부 재미’는 어느 때보다 꿀맛이다.


“물론 저도 젊었을 때는 ‘왜 종교가 필요할까? 나만 올바르고 나쁜 짓 하지 않으면 됐지’ 생각했어요. 그런데 요즘은 이것만이 아닌 것 같아요.”


‘진정 나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 질문할 수 있게 한 힘. 이제부터가 시작이라 생각한다는 그다.



김아영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