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심에 차곡차곡 쌓인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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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심에 차곡차곡 쌓인 추억'
  • 한울안신문
  • 승인 2012.06.0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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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같은 곳을 본다는 소중함 ... 압구정교당 박제인 , 이은식 부부 교도



“그 때 큰 애가 있었을 때였지?”, “그 훈련 참 재밌었는데, 신도안이었던가?”


이가 잘 맞는 동그라미도 이들처럼 잘 굴러가진 않을 듯. 이은식 교도가 기억의 초석을 깔면 남편인 박제인 교도가 기단을 다지고 다시 기둥을 세우고 … 그러고 나면 그 시절 추억은 빚도 바래지 않은 그대로의 모습으로 현재가 되었다.



# 어머니 소원이라는데


“정월 초하루날 어머니에게 ‘소원이 뭐세요?’ 했더니 아들, 며느리랑 같이 교당 다니는 거라고 하시더라고요.”


‘효자 아들부부’답게 바로 입교해 함께한 부부, 하지만 속마음은 살~짝 달랐던 게 사실, ‘친정종교를 따라 천주교에 마음이 있던’ 아내와 ‘이왕할거면 진실된 마음으로 해야한다’던 남편. 초라한 초기교당에 실망한 아내였지만, 그런 교당의 모습이 더 단아해 보이던 남편이었다.


“하지만 똑같이 느낀 게 있었어요. 법문을 들으며 실생활에 맞는 말씀이란 거요.”


이 교도는 엄하기만 하던 시어머니의 변화에서 원불교의 힘을 보았고, 박 교도는 ‘이왕할거면’으로 시작한 교전공부에서 이 공부의 힘을 보았다. 또 그런 남편은 교도회장을 맡아 교당 증축을 반대하는 주민들을 일일이 찾아 설득했고, 아내는 그 모습에서 믿음을 얻게 되었다. 비로소 부부가 같은 곳을 보기 시작한 것이다.


“대산종사님이 야외법회를 봤던 신도안 의료인훈련도 기억나고, 30년 전에 해운대교당에 오신 경산종법사님 설법에 반해 친척 주례를 부탁했던 적도 있네요. 우리 부부가 선견지명이 있다고 농담했었지요. 그리고 또 뭐가 있더라? 여보 뭐가 있었지요?”


함께 시작해 4회 째로 접어드는 인터넷 사경, 이제 생활에서 빠져서는 안 되는 법회, 머리를 맞대고 함께 적어 내려 간 기도문, 새벽5시에 드리는 부부기도. 일원부부로 쌓인 40년 세월만큼 추억도 층층이, 그 기억은 부부를 더 단단하게 만들었고, 지금도 진행 중이다.



# 1분1초가 모두 은혜


그런 이 교도에게 걱정이 한 가지 있다면 작년 큰 수술을 받은 남편의 건강. 문득문득 드는 두려운 마음을 지울 수 없다. 하지만 남편 박 교도는 이 또한 다음단계로 나갈 수 있는 과정이라고 아내를 다독인다.


“오히려 분발심을 낼 수 있는 큰 계기가 되었지요.”


항상 건강을 걱정해주시는 교무님과 교도님들, 자식들, 눈에 보이는 것 느끼는 1분1초가 은혜 아닌 것이 없었다. 저녁에는 ‘오늘 잘 살았다’는 인사가, 아침에는 ‘이제 시작이다’는 감사가 절로 떠올랐다. 진료를 받으러 오는 환자들에게도 ‘자신의 보물’인 교전을 선물했다. 원음방송 즐겨 듣는다던 환자에게 한권, 유학 가는 딸에게 좋은 선물이 없을까 고민하던 환자에게 한권, 책장 한켠은 훤해졌지만 그만큼 이 은혜를 함께 느끼고 싶었다.


“한번도 이 법 안에서 실망한 적 없었습니다. 오히려 제가 게을렀지요. 그래서 이제는 이법의 유치원을 졸업하고 초등학교에 가려고요. 물론 이 사람하고 같이요.”


올해 법사위에 오른 박제인 교도와 법호를 받은 이은식 교도,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밀며 끌며 일원부부로의 한발을 내딛을 참이다. 김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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