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과 마음은 따로 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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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과 마음은 따로 놀지 않는다
  • 한울안신문
  • 승인 2012.07.3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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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서울길용선방' 수련기2 / 이규상 , (재무설계사)

이름만 들으면 참 촌스러운 명칭이 아닐 수 없는 ‘길용선방’


재무설계사라는 직업으로 삶을 산지 8년이 되는 신학을 전공한 나는 인문학적 사고가 더 익숙하다.


페이스북을 통해 만난 새롭지만 다양한 인연들과 삶을 나누기를 짧게는 일년 길게는 이년 가까이 된 시점.


매일 지속되는 저녁모임과 쉴틈없이 반복되는 일상이 몸을 힘들게 할 무렵에 ‘함께 명상모임을 하자’는 제안이 왔다. 몸도 마음도 지쳐있을 때였기에 쉽게 수락했다.


처음엔 명상이라는 주제가 땡겼지만 선방에 참여하고는 몸풀기가 좋았고, 사람들이 좋았다.


매주 한차례씩인 모임시간에 한달에 두 번이라도 참석하자가 목표였으나 석달이 지난 지금은 될 수 있다면 매주 참석한다로 목표수정.


어려서부터 교회 테두리를 벗어나지 못하고 살아왔던 나는 원불교 서울회관이라는 장소부터 매력적이었다. (사실, 집에서 지하철로 몇 정거장, 차로는 15분이면 도착하는 곳이지만 언제나 멀어보였기 때문이다.)


사실, 명상이 중심이지만 그 전에 온 몸의 긴장을 풀며 이완하는 과정이 너무 개운한 시간이 되었다.


내 바쁜 스케줄 때문에 더 깊이 회원들과 나누지 못했지만, 얼굴만 들여다보아도 편안한 눈빛들의 끌림은 무엇보다 이 시간을 기다리게 한다.


내 안에 참 나를 발견하기 위해 애쓰는 과정이 구도자의 삶이라고 하지만 모든 존재들이 필히 거쳐야하는 성숙의 그것이라면, 나는 ‘길용선방’의 일주일 두 시간쯤의 시공간이 그나마 내 ‘속아지’를 돌아볼 기회가 됨을 감사한다.


자본주의의 물적기반 속에서 거품처럼 비대해진 몸뚱아리를 자제하지 못하고 움직거리며 살아가는 현실 속에서 또다른 방식으로 내 몸의 모습을 들여다 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 것에 기뻐한다.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받아들이고, 다시 처음으로 되돌아가는 과정을 눈빛이 맑은 이들과 함께하는 기쁨은 무엇보다 행복한 경험이다.


‘몸과 마음은 따로 놀지 않는다’


언제나 알고 있다고 생각한 명제는 그저 머릿속에서 머무는 ‘생각’으로 서 있는 것이 아니다. 내가 온전히 받아들이고 내 삶속에서 그것을 온 몸과 마음으로 받아들여 내가 온전한 한 존재로 서 있기 위해 ‘행동’하는 것.


그것이 나를 ‘길용선방’의 한 일원이며, 온 우주의 기운을 있는 그대로 받아 들이며 내 보내는 피조물로서의 역할이리라.


몸이 힘들어져 마음이 괴로운 이들이 있으신가? 마음이 혼란스러워 몸도 망가진 이들이 있으신가? 그대의 상태가 어떠하다 하더라도 자신의 온전함이 그립다면, 믿져야 본전 아닌가! 길용선방으로 발걸음을 옮기시라! 길용선방의 문턱은 평탄하며, 대문은 활짝 열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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