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도 희망도 미래도 되어준 신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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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도 희망도 미래도 되어준 신앙
  • 한울안신문
  • 승인 2012.08.20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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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52년 한결같은 순교 ... 은평교당 이춘주 교도



“좌선 못 하는 거, 그게 제일 속상하지요. 매일 하던 걸 안 하려니 왠지 죄스럽기도 하고.”


작년, 허리에 이상이 생겨 50여 년 간 해오던 좌선을 멈춰야 했던 이춘주 교도. ‘속상하다’는 단어로는 표현이 안 된다는 그 마음, 자녀들의 염려에도 일요일이면 허리지지대를 단단히 두르고 교당으로 향하는 이유이기도하다.


“힘들지만, 교당문만 들어서면 힘이 나요. 교당은 저에게 그런 곳입니다.”



# 교당 함께 성장


지금은 허리가 불편해 봉사를 못하지만, 젊었을 때는 ‘일복 많기로’, 아니 ‘일 무서워하지 않기’로 둘째 가라면 서러워 할 그였다. ‘이 좋은 법 알릴 교당이 많아져야겠다’는 서원 하나 마음에 새기니 자연스레 봉공활동 멈출 새 없었다.


“계산도 않고 생기는 대로 모아 기부했어요. 설법에 마음 뺏겨 그 자리에서 입교한 저처럼 다른 이들에게도 그런 기회가 많았으면 했거든요.”


동네에 교당이 없을 때는 집 한 구석 내어 출장법회 시작했고, 교당이 세 들어 살 때는 교도들과 행주며 옷 만들어 건축헌금 마련했다. 법설 듣게다고 찾아 온 이들 그냥 보낼 수 없어 매주 장을 봐 상에 새김치라도 올리던 이 교도였다.


“재밌었던 시절이에요. 교도들하고 집 짓는데 조금이라도 보탬이 된다고 하면 신바람 나서 날아 다녔지요. 고양시까지 쑥도 캐러 다니고, 연탄집게 사는 것도 한 푼이라도 아껴보려고 이 가게 저 가게 다니고요.”


커튼 천을 잘라 풀 먹이고 다려 삼일만에 교도들 앉을 방석 30개를 만든 일은 지금 생각해도 어떻게 했을까 싶다. 무모했지만 재미있었고 힘들었지만 감동이었던 순간순간들, 그것이 은평교당의 시작이었으며, 세월이었다.


“이제 그 역할을 후진들이 하고 있고, 그들을 응원해 주는 게 저의 역할이라 생각해요. 착이요? 법 배우려고 다닌 거지 대우 받으려고 다닌 거 아니잖아요. 교당과 함께 제가 성장 했는걸요.”



# 다음생에는 전무출신 서원


“13년 무결석의 비결요? 전 설법만 들으면 힘이 나거든요. 그러니 어찌 빠질 수 있겠어요.”


그러고 보니 52년 전 입교 동기부터가 한 눈에 반한 설법. ‘이 법을 믿으면 바르고 착하게 살 수 있겠다’는 믿음에 그날로 두 언니와 입교하고, 시부모님에게도 교전을 사다 드리며 공을 들여 입교 시켰다.


“교당 다니면서 사람 됐지요. 제가 삐뚫어진 걸 못 봤어요. 그게 옳은 것인지 알았고요. 그런데 아니더라고요. 나와 다를 뿐 이니, 그 모습 그대로 받아들이고 이해하려 노력했지요.”


그렇게 일생동안 바르고, 착하게, 자비롭게 살게 한 이 법은 ‘다음 생에는 꼭 전무출신 하겠다’는 서원의 뿌리가 되었고, 기도와 사경, 좌선은 사사로운 경계도 다 잊을 수 있도록 해 주었다. 이 교도에게 종교는 꿈도 되고, 희망도 되고 미래인 존재.


“지금도 마찬가지에요. 전무출신해 좋은 세상을 만들겠다는 서원은 더 단단해져가요. 공부 많이 해, 제가 받았던 것처럼 용기를 주는 설법을 할 수 있는 그런 전무출신이 되고 싶습니다.”



김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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